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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12-04

입과 눈이 마르는 '쇼그렌 증후군'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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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 스웨덴의 안과의사인 H. S. C. 쇼그렌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에게서 눈과 입이 마르는 현상이 동반된 것을 발견한다. 이를 최초로 명명하였는데 바로 '쇼그렌 증후군'(Sjögren’s syndrome)이다. 생명에 큰 지장은 없지만 일상 생활에 큰 불편함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우리 몸의 면역계가 원인 모를 이유로 자기 몸을 스스로 파괴하는 자가면역질환인데,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는 다르게 주로 눈물샘, 침샘 등의 분비샘을 파괴한다. 침샘과 눈물샘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고, 그 염증이 진행됨에 따라 침샘과 눈물샘이 말라가는 증세가 나타난다.

침샘과 눈물샘뿐 아니라 피부, 기관지, 질의 점막, 폐, 신장에도 침범하여 여러 증세를 유발한다. 보통 최초의 증세는 피로와 미열, 관절통, 몸살 등 비전형적인 전신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웅가 많다. 주로 눈과 입에서 많이 일어나지만 자가면역에 의한 전신 질환이기에 여러 장기에서 다양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1933년 스웨덴의 안과의사 쇼그렌에 의해 발견된 '쇼그렌 증후군'은 손과 눈 등 점막이 마르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나 발생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완치 방법 역시 알려진 바 없다.
1933년 스웨덴의 안과의사 쇼그렌에 의해 발견된 '쇼그렌 증후군'은 손과 눈 등 점막이 마르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나 발생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완치 방법 역시 알려진 바 없다. ⓒ ScienceTimes

쇼그렌 증후군은 주로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여성이 남성보다 9배 정도 높은 발생률을 보이며,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소와 호르몬, 세균, 바이러스 감염, 자가 항체 등 여러가지가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하게 운인이나 발생 과정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쇼그렌 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앞서 이야기 한 '건조 증상'이다. 이 병에 걸리면 눈, 코와 입 안의 건조가 심해진다. 그래서 쇼그렌 증후군 환자들은 입이 잘 마르기 때문에 입 안이 늘 텁텁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물이 없이 먹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간혹 귀 밑의 침샘이 붓고 아픈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침샘에 염증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 안이 오랫동안 마르다보니 치석이 잘 생기고, 그로 인해 충치와 치주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눈도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느낌이 자주 들며, 만성적인 충혈과 눈부심이 있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질 분비물이 감소되어 질염이 생기기도 한다. 찬 곳에 노출되면 손이 하얗게 변하고 저리는 레이노 증후군, 관절염, 간질성 폐렴, 말초신경장애로 인한 손과 발의 통증을 보이기도 한다. 만약 진단을 받았다면, 정기적으로 류마티스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기도

쇼그렌 증후군 환자 중 5퍼센트(%) 정도에서는 '악성 림프종'이라는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사실 입이 마르는 원인은 고령, 폐경, 당뇨, 복용 중인 약의 부작용 등 다양하기 때문에 단순히 입이 마른다는 증상만으로 쇼그렌 증후군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

따라서 쇼그렌 증후군을 검사하는 류마티스 내과를 찾아 복합적인 검사를 통해 병의 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침 분비 기능과 눈물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검사, 자가 항체 확인을 위한 혈액 검사, 침샘의 조직 검사 등의 결과를 종합하여 진단하게 된다.

사실 쇼그렌 증후군은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폐나 신장에 침범은 없는지 림프종의 발생 징후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쇼그렌 증후군 증상이 유사하게 나타난다면 몸이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상시에도 물을 자주 마시고, 레몬주스나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껌, 사탕 등으로 구강건조 증상을 개선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증상을 느끼게 되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녹차, 쇼그렌증후군 억제와 지연에 도움

쇼그렌증후군 억제와 지연에 녹차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2008년 발표되기도 햇다. 스테판 수(Stephen D. Hsu) 조지아 의과대학(Medical College of Georgia, USA)박사팀은 학술지 '생명과학'(Life Sciences)를 통해 관련 내용의 연구를 발표하였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쇼그렌증후군과 제1형 당뇨병에 걸리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생쥐에 EGCG를 투여하였고, 그 결과 두 질병 모두 발생이 억제 또는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그렌 증후군과 제1형 당뇨병의 공통점은 자신의 면역체계가 정상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 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들 질병에 걸리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생쥐에 녹차에 많이 들어있는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EGCG를 물에 녹여 먹였다. 16주가 지난 후 관찰한 결과, 그냥 물만 먹인 생쥐보다 6.1배 증가하였으며 22주에는 4.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GCG가 몇 가지 중요한 유전자들을 조절하여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으로 연구팀은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는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사람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유전적 결함을 가진 쥐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녹차는 천연물질이며 인체에 대한 알려진 해가 없기 때문에 앞으로 녹차를 이용하여 사람의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생쥐에서 나타난 이런 효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4-1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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