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 연구팀은 물기 등 외부 간섭 요인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압력 센서 기술은 계란 등 깨지기 쉬운 물체까지 집을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물방울이나 전자기 간섭, 굴곡으로 인한 굽힘 등 외부 간섭에 의해 오작동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우선 정전용량(전위 차를 단위 압력까지 높이는 데 필요한 전기량) 측정 방식의 압력센서에서 발생하는 간섭의 원인이 '프린지 필드'(Fringe Field·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전기장)에 의한 왜곡 때문임을 확인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전극 사이에서만 오가야 할 전기장이 외부 간섭에 취약한 프린지 필드의 특성으로 인해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계산을 통해 전극 간격을 수백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으로 줄이면 프린지 필드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전극 간격이 900㎚인 나노 갭 압력 센서를 설계했다.
개발한 센서는 압력을 가하는 물질과 관계없이 압력만을 신뢰적으로 감지했으며, 굽힘이나 전자기 간섭에도 감지 성능에 영향이 없었다.
우리 몸속 피부에 있는, 외부 간섭에는 반응하지 않고 오직 압력에만 반응하는 '메르켈 원반' 수용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밀한 압력 감지가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윤준보 교수는 "물기가 묻은 스마트폰 화면과 같은 환경에서도 외부 간섭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인간의 촉각 수준에 근접한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며 "로봇 촉각 센서,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증강·가상현실(AR·VR)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27일 자에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3-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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