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전극을 그래핀으로 대체하면 기존의 플래시 메모리 소자보다 성능과 신뢰도 면에서 획기적으로 개선된 차세대 메모리 소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해냈다.
조병진 교수(한국과학기술원)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그래핀의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이용한 상용화를 10년~20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그래핀이 먼 미래가 아닌 현재 양산 중인 반도체 소자에서도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그것을 증명해 낸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병진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소자에서 금속 게이트 전극을 높은 전도성과 전하 이동도를 갖고 있는 그래핀 전극으로 대체하면 미래의 반도체에 요구되고 있는 성능과 신뢰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기술은 기존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크게 바뀌는 부분이 없어서 머지않아 양산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외 기업에서는 20나노미터(나노미터 : 10억분의 1미터로, 1나노미터는 대략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이하에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하포획방식 플래시 메모리 소자를 연구 개발 중이다.
'전하포획 플래시 메모리'란 전하를 기존의 도체가 아닌 부도체 물질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비휘발성 메모리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데이터 보존특성이 시장에서의 요구조건(멀티비트 동작 시 섭씨 150도에서 10년 이상 데이터 보존)에 아직 미치지 못해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처럼 그래핀 전극을 사용하면, 데이터 보존 특성이 크게 개선될 뿐만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 소자의 상용화에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을 극복할 수 있어서 이번 연구성과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병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응용해서 그래핀을 플래시 메모리 소자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군사용 등 반도체 소자의 신뢰성이 보다 중요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박려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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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1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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