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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김현정 리포터
2023-04-06

K-CT, 혁신이 고유명사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문제 ‘제4차 문화기술 연구개발 기본계획’ 속 확장가상세계의 발전을 고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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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빼앗겼던 봄을 다시 되찾은 분위기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봄꽃이 만개하면서 곳곳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문화행사 소식이 반갑다. 모처럼 미술관·박물관 전시, 공연, 행사·이벤트를 경험하다 보니, 문득 대부분의 문화 서비스가 ‘디지털 기술’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디지털 형식을 입은 문화서비스를 익숙하게 받아들여 향유하는 모습이 새삼 놀랍다.

최근 대부분의 문화경험은 디지털 형식을 입은 문화콘텐츠이다. ⓒadobe experience cloud

디지털이 문화향유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기술이 문화산업을 주도하는 시대다. 4차 산업혁명과 팬데믹을 거치면서 문화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맞았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경제 저성장 기조 속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으로 꾸준히 부상해 온 분야다. 정부도 1997년에 ‘문화기술(CT)’ 개념이 등장한 이후 문화기술 기반 강화, 원천기술연구, R&D 등 혁신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그리고 올해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제4차 문화기술 연구개발 기본계획이 시행된다.

제3차 기본계획이 지난해 말에 만료됨에 따라 제4차 문화기술 연구개발 기본게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문화기술(K-CT) 글로벌 도약으로 문화매력국가 실현’을 비전으로 ▲신기술 기반 콘텐츠 산업·기업 육성 ▲모두가 누리는 문화창작·향유 환경 조성 ▲현장 중심 정교한 문화기술 연구개발 체계 구축 등 주요 3대 전략과제가 추진될 예정이다. 아직 본 계획에 대한 확정안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첫 번째 과제에 초점을 두고 ‘K-CT & K-콘텐츠 강국’을 향한 환경 요소를 짚어보자.

디지털이 문화향유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기술이 문화산업을 주도하는 시대다. ⓒgettyimagesbank

 

확장가상세계를 우리 문화의 무대로

최근 일각에서는 메타버스 회의론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발 소식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월가가 메타버스 투자 비용을 대폭 낮추는 추세라고 전해진다. 특히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에 대헤 성장이 정체되고 해당 시장이 과열 경쟁을 보이는 반면,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메타버스 사업에 너무 많은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메타버스의 가치와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하지만 우리 정부는 다소 시들해진 메타버스 산업을 ‘확장가상세계’로 확대하여 문화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선도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4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대규모 관객 10만 명이 참여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초현실·신기술융합 가상공연 기술을 구현하고, 확장가상세계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데이터(문화공간, 캐릭터)를 확보”할 방침이다. 즉, 메타버스 기술과 콘텐츠를 동시 육성하여 ‘알맹이 없는 껍데기 기술’, ‘실체 없는 가상현실’이라는 메타버스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에 정부가 발표한 제4차 문화기술 연구개발 기본계획이 올해부터 시행된다. ⓒgettyimagesbank

 

남는 문제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비대면 상황에서 ‘나의 문화생활 연결고리’가 기꺼이 되었으며, 향유문화 외에도 온라인 협업 솔루션과 함께 ‘제3의 세계’로 각광 받았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효용성 이슈가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비대면 상황이 종료되어도 가상 세계가 실재를 실제로 대체할 수 있는가.

게다가 현재 한국의 콘텐츠 핵심기술 수준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평균 2년 내외의 기술격차가 있다. 가상현실 혼합 기술, 지능형 콘텐츠 제작 기술 등은 최고 선진국 대비 80%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선도기업을 노리는 메타(페이스북) 사례를 보면 메타버스가 확장가상세계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큰 만족도와 효과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의 월간이용자(MAU) 수는 목표치(50만명)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고, 이용자와 사용시간은 오히려 감소추세에 있다고 알려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용자들이 엉성한 아바타 디자인에 실망했으며, VR 헤드셋과 AR 장치에 대해 불편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타깃 오디언스에 따라 체감의 차이는 있겠지만, 메타버스가 가상현실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에도 ‘가상’에 몰입하기엔 어색함이 따른다는 분석이다.

메타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가장 큰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일각에서는 메타버스 회의론이 등장하고 있다. ⓒgettyimagesbank

그렇다면 제4차 기본계획의 첫 번째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문화기술 수준을 끌어올릴 방법은 무엇일까. 문화기술 전문가들은 ‘기술융합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관련 기술들을 주목해보면, AI의 속도감 넘치는 발전은 메타버스를 비롯한 문화기술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ICT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메타버스 환경을 고도화하여 실재감 있는 확장가상세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3D 모델링 기술은 사물의 실제 모습을 포착하여 메타버스를 현실감 있게 만든다. 엣지 컴퓨팅 역시 확장현실 기술과 결합하여 메타버스 이용자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들 기술은 각각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보면 문화기술을 향상시키는 기반이다. 따라서 산업간 기술들이 연계·융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요구된다.

한편, 조만간 애플이 VR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간 애플의 시장 점유 및 영향력을 봤을 때 VR헤드셋 출시와 함께 메타버스가 동시에 주목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메타버스 구현 디바이스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호재다. 다만, 타국의 산업 동향이 우리의 문화기술 환경을 좌우하는 강력한 변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바라건대, 4차 기본계획이 시행되면서 문화산업과 타 산업과의 융복합 R&D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면 문화기술의 본뜻처럼 문화적 요소에 다감각적 기술 기반 방법론을 통해 유형화하는 신산업으로, K-CT의 정체성을 굳힐 수 있을 것이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04-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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