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선포된 지 2년여 만에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사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여전히 팬데믹은 종식되지 않았지만, 감염을 예방하면서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위드 코로나’의 목표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양극화 양상을 점검하고, 회복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초래된 디지털 양극화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초래한 양극화 사례를 상징하는 부문은 ‘디지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비대면 상황에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생활 편의 이상으로 깊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상생활 및 공공행정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이나 비대면·무인화 기술로 전환되었다. 또한 코로나19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가 스마트폰 앱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잘 다루는 것이 안전과 직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게 디지털 기술이 사회 각 영역에 빠르게 안착하고, 기술 혁신 속도 또한 가속화되면서 디지털 격차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상하게 되었다.

디지털 양극화의 미래
최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기술혁신으로 인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제에 대한 미래연구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디지털 격차의 양상을 분석하고, 이를 패턴화하여 각 패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라 할 수 있다. 이 연구가 제시하는 디지털 양극화의 미래는 일상생활, 이동, 안전, 경제활동, 사회문제해결 등 다섯 가지 영역에서 구상되었다.
먼저, 일상생활 영역에서는 홈코노미 실현으로 인한 디지털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격경제의 부상으로 스마트 홈 관련 제품들이 도입되고, 기존 제품군에도 기술이 빠르게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스마트 홈 구축 수준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시간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취향 커뮤니티 및 인적 교류의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다음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차이로 인한 격차 발생이 예상된다.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와 함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될 것을 예상한 것이다. 이처럼 이동 수단의 디지털화는 관련 기술 및 서비스 이용 역량에 따라 정보 습득에 따른 이동 반경이 차이가 나, 결국 교육이나 근무의 질적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어 감염병에 대비하는 각종 안전망은 지금 수준보다 더 디지털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통해 이미 디지털 기반 안전망을 학습하고, 취약 계층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 격차가 감소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반 서비스의 확산은 직업군을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직업의 다양화가 일자리 격차를 해소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디지털 기술 활용 역량의 차이에 따라 직군 간 경계는 더 명확해지고, 일자리 격차와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술과 비대면 서비스의 고도화로 디지털 생활이 상향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드러난 수준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교육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도화된 디지털 지식 및 역량을 확보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은 또 다른 유형의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까지 드러난 디지털 양극화는 코로나19 등장 이전부터 잠재되었던 갈등이 심화되거나 가속화된 것이 많다. 이토록 복잡하고 많은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디지털 혁신이 유일한 솔루션이 될 수는 없지만, 기술을 활용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은 새로운 삶의 유형을 가져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미래의 혁신을 예측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본 기사에서 소개한 ‘미래연구 포커스’의 전문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김현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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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10-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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