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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20-10-14

정재승 교수 “미래는 온·오프라인 일치된 세상 될 것" 국민 소통 포럼 개최… 신경해석과 사물인터넷 중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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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실내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진 요즘이지만, 그래도 분야별 석학들의 풍부한 지식과 놀라운 식견을 가까이서 접해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는 바람이다.

가령 장래희망이 뇌과학자인 학생이라면, 국내 대표적 뇌과학자인 정재승 교수의 강연을 현장에서 들으며 뇌과학자의 꿈을 키워나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망을 이루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너무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야별 전문가들의 강연을 마치 현장에서 듣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제공해 주는 ‘과학자와 국민 간 소통 온라인 포럼’이 개최되어 주목을 끌었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주최로 지난 13일 온라인 상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국민과 과학자를 연결시켜주는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과학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국민과 과학자를 연결시켜 소통의 기회를 만들자는 취지의 포럼이 개최됐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진화한 신경해석 기술로 기술의 미래 예측

‘테크놀로지는 미래를 어디로 이끄는가?’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정재승 KAIST 교수는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애용하는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의 입력창에서 미래의 모습을 예측해 볼 수 있다고 전하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입력창에 마련되어 있는 문구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What's on Your Mind?)’다. 현재의 사용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면 직접 입력창에 키보드로 입력해야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는 생각만으로 입력창에 자신의 의견을 입력할 수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예측이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국 버클리대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잭 갤런트(Gallant)’ 박사와 연구진이 거둔 연구결과를 사례로 들었다.

갤런트 박사의 연구결과는 ‘신경해석(neural decoding)’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신경해석이란 사람의 뇌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신경세포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경세포들은 독특한 패턴으로 활성화 되면서 다양한 정보들을 처리하는데, 신경해석 기술은 이때 발생하는 패턴을 파악하고 분류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신경해석의 개념에 대해 정 교수는 소설인 ‘노인과 바다’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가령 ‘노인과 바다’를 읽을 때 ‘고래’라는 단어에 대해 특정하게 반응하는 신경세포의 활성화 패턴을 분류할 수 있다면, 해당 패턴을 이용하여 대상자가 고래를 연상하는지, 또는 아닌지를 알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이것이 기본적인 신경해석의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갤런트 박사가 작성한 뇌 단어사전의 모습 ⓒ nature video

이 같은 개념을 이용하여 갤런트 교수는 3명의 피험자들에게 10~20초 정도의 비디오 영상을 10분씩 12번을 보여주면서 시각영역(visual ereas)의 뇌 활성화 패턴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분석했다.

그리고 피험자들에게 다시 1분 가량의 비디오를 보여주며 시각영역의 활성화 패턴을 이용해서 원본영상과 복원된 영상을 비교했다. 그 결과 뇌의 활성화된 패턴만으로 복원된 영상을 원본영상과 비교하는 높은 수준의 유사함을 보여주었다.

갤런트 교수와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정도 결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몇 년이 흐른 후 총 7명의 피험자에게 약 10~15분 분량의 이야기를 2시간동안 들려주었는데, 이때 활성화 되는 뇌 영상의 패턴을 분석하여 ‘뇌 단어사전(brain dictionary)’를 만들어 학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뇌 단어사전에 대해 정 교수는 “간단하게 말해 약 일만여 개의 단어들이 어떠한 뇌영역에 저장되어 있는지를 그린 지도”라고 언급하며 “개인의 뇌지도를 각각 그릴 수도 있고, 테스트에 참여한 체험자들의 뇌영역을 모두 통합하여 그릴 수도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이처럼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점차 우리의 뇌를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자신들의 뇌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날이 조만간 현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은 아톰세계와 비트세계가 일치된 세상

신경해석에 이어 정 교수는 또 다른 기술의 미래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일치시키는 기술인 사물인터넷을 꼽았다. 그가 말하는 오프라인은 물질로 가득 찬 ‘아톰 세계(atom world)’이고, 온라인은 ‘비트 세계(bit world)’다.

정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아톰 세계는 고전 경제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무언가 생산하려면 물질을 담을 공간이 필요하고, 처리하는 데 에너지가 들며, 노동력이나 대량생산 기계설비가 필요하다. 아톰세계에서 생산의 3요소는 토지와 자본, 그리고 노동인 것이다.

반면에 비트 세계는 완전히 다른 경제 패러다임이 적용되는 곳이다. 비트 단위로 저장된 데이터는 공간을 점유하지도 않는 반면에, 처리속도는 무한대로 빨라진다. 무엇보다도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처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제로(0)에 가깝다는 점은 비트 세계만이 가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미래는 아톰세계와 비트세계가 일치하는 세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flickr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그것을 ‘한계비용 제로(marginal cost zero)’라고 표현한다”라고 소개하며 “그로 인해 얻는 이득은 2배~3배가 아니라 10배, 또는 100배의 효용이라는 점에서 아톰 세계와 비트 세계의 일치는 실로 혁명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발표를 마치며 정 교수는 “아톰 세계와 비트 세계가 일치된 세상은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 줄 것”이라고 전망하며 “점점 더 현실 공간은 이제 제 역할을 잃고 갈 길을 못 찾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20-10-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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