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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김연희 객원기자
2012-11-14

게임,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게임과 예술의 경계 모호해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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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스토리, 섬세하게 묘사된 화면, 웅장한 음악까지 게임은 진화하고 있다. 과거 오락실에서 조악한 화면과 전자음을 통해 하던 게임이 아닌 서사가 있고 때로는 감동을 전해주는 등 그 역할과 형태가 참으로 많이 변했다. 게임을 단순히 산업이 아니라 영화처럼 당당히 하나의 예술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미디어아트 전문지 ‘앨리스 온’ 편집장 유원준 씨를 만나 이에 대해 물어봤다.

“최근 게임은 영화처럼 종합적 장르가 되고 있습니다. 게임 프로듀서들은 카메라 작업까지 계산하면서 행하는 경우도 많고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예술적 속성인 인물의 특성과 시나리오와 합쳐지면서 영상미와 극적 효과를 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랍니다.”

▲ 화려하고 고혹적인 영상을 가진 게임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코홈페이지

사실 게임적 요소는 예술에서 먼저 사용했다. 미디어 기술 등과 결합하면서 인터랙티브 요소들을 더 정확히 구현해냈다. ‘위'와 ’엑박360‘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게임은 몸에 센서를 부착시키거나 적외선을 이용해 인체의 움직임을 디지털 형태로 기록하는 모션캡처와 리모콘이라 할 수 있는 위모트를 이용하는데, 상용화되기 전 이미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실험적으로 사용했다. 

예술에서는 주로 작품의 의미나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면, 게임에서는 인터랙티브 요소가 미션이나 피드백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예술과는 그 행위 목적이 다르지만 어쨌든 게임에 영향을 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예술처럼 감동과 메시지 전달하기도

역으로 게임이 예술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 예로 세컨드라이프 게임을 들 수 있다. 게임에 들어가면 가상환경이 펼쳐지는데, 플레이어는 그 게임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것이다. 다른 게임들처럼 미션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 그 곳은 마치 우리의 인생과 같다. 게이머들이 자기가 선택한 삶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 이는 예술가들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것과 닮았다.

워크스페이스언리미티드는 게임이 어떻게 예술에 영향을 주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그룹이다. 이들은 3D 멀티미디어 게임인 QuakeIII 엔진을 변형시켜 게임의 공간을 사람과 실제 건축물, 기관들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기로 유명하다.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센터인 캐나다 몬트리올의 SAT, 아트센터 나비가 그들의 작품이다. 이 네트워크에 로그인하면 사용자는 실제 그곳에 들어간 듯 작품을 감상하고 다른 곳에서 동시에 접속한 사람들과 만나고 각 장소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예술처럼 메시지나 감동을 제공하는 게임도 등장했다. 보통 게임에서 미션이라면 레벨업을 위한 장치로 작용된다. 유 씨는 “미션이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내가 구름을 만드는 것도 있다. 이는 날아다니는 새를 죽여 점수를 얻는 피드백 시스템이 있는 것과는 다르다”며 “사용자들은 하늘을 날며 구름을 연출해 스크린 샷으로 올려서 서로 감상하며 게임을 즐긴다. 이런 종류의 게임은 예술작품이 제공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런 경우 새로운 메시지나 나름의 감동을 분명히 제공한다”며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레이더, 3D 영화 시대를 연 아바타처럼 영화화된 미스트라는 게임은 마치 책을 읽는 듯한 형태로 게임이 진행되면서 모험과 상상의 영역을 구현하면서 감동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예술가들이 게임 작업에 참여

예술가들이 만든 게임도 있다. 일렉트로 플랑크톤은 미디어 아티스트 토시오 이와이가 만들었다. 이 게임은 유저의 터치와 목소리에 반응하여 사용자마다 다른 움직임과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음악을 만드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게 해준다. 물론 사전에 치밀하게 프로그래밍된 리듬과 소리들에 의해서 구성되는 음악이이다. 하지만 게이머 스스로 매번 다른 느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된다. 이 게임의 매력이다.

에덴이란 게임은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베이욘(Baiyon)'이 참여했다. 에덴은 화려한 식물의 세계를 무대로 한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는 식물들로 구성된 무대 안에서 유저의 움직임으로 상호 반응하며 진행되는 게임이다. 현대적인 사운드와 세련되고 유기적인 느낌의 그래픽이 화려한 시각적 체험을 하게 한다.

이외에도 화려하고 고혹적인 영상을 가진 게임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수묵화 같은 화면의 '오오카미'와 아름다운 풍경을 사용하고 있는 ‘이코’가 대표적이다.

언젠가는 종합예술로 인정될 것


▲ 미디어아트 전문지 ‘앨리스 온’ 편집장 유원준 씨 ⓒiini0318
이제 게임은 단순한 오락적 요소를 탈피하고 있다. 속성 역시 변화되고 있다. 또한 예술로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국립문화예술진흥기금’이라는 기관에서 지원 대상에 게임을 포함시켰다. 게임의 예술적 속성을 인정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국립문화예술진흥기금’은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진흥원’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이다. 법적 판결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미성년자에게 판매하는 것에 금지하고 벌금을 내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 연방대법원에서도 ‘게임은 시나 소설 같은 문학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주의 법은 위헌’이라고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아직도 게임에 부정적 시각이 많은 것이 현실. 과거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해 말초적인 요소들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렇지 않아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이 제시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게임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유 씨는 “요즘에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새로운 요소를 인정하고 시스템으로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게임을 언젠가는 종합예술로 바라보는 시각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연희 객원기자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2-1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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