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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0-03-09

‘여성의 날’을 빛낸 20인의 과학자 메리 애닝, 마리아 메리안, 실비아 얼, 제인 구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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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여성의 날’은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업적을 범세계적으로 기리는 날이다.

1908년부터 미국의 여성 운동가, 여성 노동자들에 의해 기념해오다 1975년 유엔에 의해 공식 기념일로 지정됐다.

과학계 역시 ‘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아이작 뉴턴처럼 놀라운 발견을 했거나 세상과 우주를 이해하는데 큰 업적을 쌓은 여성들을 기념하고 있다.

천재 과학자이지만 남성 중심적인 시대 상황에 의해 인정받지 못한 메리 애닝. 그러나 고생물학의 토대를 놓는 등 과학사에 있어 역사에 기록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Wikipedia

최초로 화석 소개한 고생물학자 '메인 애닝'

8일 ‘라이브 사이언스’는 메리 애닝, 마리아 지벨라 메리안, 마리아 괴퍼트 메이어 등 20명의 여성 과학자를 선정했다.

메리 애닝(Mary Anning, 1799~1847)은 전 시대에 걸쳐 가장 저평가 받은 여성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지질학자이면서 또한 고생물학자였다. 지구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는 지질학 분야에서는 권위자였고, 당시 고생물학의 기초를 놓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녀는 런던 지질학회 가입을 거부당한다. 자신의 업적에 대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 그녀가 생전에 쓴 글 역시 1939년 한 자연사 과학잡지에 실린 편지 발췌문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녀의 업적은 사후에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했다.

화석의 존재를 세상에 최초로 알린 것이 그녀였다. 최초의 어룡(ichthyosaur) 화석을 소개하자 세상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영국의 과학자들 역시 관심을 가지면서 고생물학이 태동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세상이 놀라고 있는 것은 어린 시절 놀라운 과학지식을 축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집과 가까운 해변에서 자연을 관찰하면서 당시 과학계가 몰랐던 지질을 연구하며 진기한 화석을 수집하고 있었다.

과학계는 그녀를 과학교육 없이 스스로 과학자의 길을 걸어간 천재로 보고 있다. 또한 남성 중심의 사회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한 여성 과학자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여성 과학자는 곤충학자이면서 식물학자, 그리고 예술가였던 마리아 지벨라 메리안(Maria Sibylla Merian, 1647~1717)이다.

그녀가 살았던 당시 과학계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발생설이 지배하던 사회였다. 나비와 애벌레를 별개의 존재로 여길 정도였다.

신경생물학에서 대기‧우주공학까지 여성 활약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치밀한 관찰로 곤충의 변태 과정을 발견하고, 그 모습을 뛰어난 뎃상 실력으로 상세히 기록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곤충에 있어 최고의 과학자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메리 애닝과 달리 그녀는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곤충의 변태과정조차 알지 못했던 시절 치밀한 관찰로 최고의 과학자 자리에 오른 마리아 지벨라 메리안. 독일에서는 그녀의 초상을 화폐에 실을 만큼 모범적인 여성상이 되고 있는 인물이다. ⓒscihi.org

1675년 최초의 삽화집인 ‘새로운 꽃에 관한 책(Neues Blumenbuch)’을, 1679년에는 곤충의 탈피를 소재로 한 삽화집 ‘애벌레의 이상한 변태와 개화(Der Raupen wunderbare Verwandlung und sonderbare Blumennahrung)’을 출간했다.

1701년에는 남아메리카 수리남에 서식하는 동물, 식물을 소재로 한 조각 작품을 출판했다. 1705년에는 수리남에 서식하는 곤충을 소재로 한 삽화집 ‘수리남 곤충들의 변태(Metamorphosis Insectorum Surinamensium)’를 출간했다.

마리아 괴퍼트 메이어(Maria Goeppert Mayer, 1906~1972)는 원자핵의 껍질 모형을 제안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독일계 미국인 이론 물리학자이다. 마리 퀴리에 이어 두 번째로 노벨상을 받은 여성이다.

다른 여성 선배 과학자들과는 달리 그녀는 어린 시절 많은 과학자를 접할 수 있었다. 1930년에는 괴팅겐 대학교에서의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그 해에 제임스 프랑크의 조수이던 조셉 에드워드 메이어와 결혼해 그의 고국인 미국으로 이사했다.

그녀는 1946년 아르곤 국립연구소가 오픈했을 때 시간제 근무원으로 이론 물리 분야 수석 연구원직을 맡았다. 이 기간 동안이 그녀가 원자핵 껍질의 수학적 모형을 고안한다. 그리고 1963년 J. 한스 D. 옌젠, 유진 폴 위그너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 계기가 됐다.

그녀의 모형은 당시 과학자들을 괴롭혔던 질문, 즉 ‘엄청나게 많은 양성자와 중성자들이 원자핵에 안에 존재하는데 원자는 어떻게 그렇게 안정적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 주고 있다.

1940년대에서 1950년대 초까지 그녀는 에드워드 텔러와 함께 불투명도에 관한 방정식을 만들었는데 이후 수소 폭탄의 제조에 이용된다.

이 밖에 여성의 날 기념, 과학을 빛낸 여성과학자 20인에 포함된 인물은 과학자, 해양 생물학자, 탐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실비아 얼(Sylvia Earle, 1935~), 1987년 최초의 유색인종 우주조종사가 된 메이 제머슨(Mae Jemison, 1956~), 이탈리아의 여성 신경생물학자인 레비 몬탈치니(Rita Levi-Montalcini, 1909-2012), 스탠포드대 교수를 역임한 이란 출신 수학자 마리암 미르자카니(Maryam Mirzakhani, 1977~2017), 추상대수학의 황금시대를 연 에미 뇌터(Emmy Noether, 1882-1935), 대기과학자로 NOAA 등에 근무하면서 연구업적을 쌓은 수잔 솔로몬(Susan Solomon, 1956~), 그리고 동물학자, 침팬지 연구가, 환경 운동가로서 탄자니아에서 40년이 넘는 기간을 침팬지와 함께 생활하면서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가 된 영국의 제인 구달(Jane Goodall, 1934) 등이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3-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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