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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울=연합뉴스 제공)
2011-05-05

대멸종의 최종 승자는 피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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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에 격변이 일어나 포식자들이 멸종돼도 이들에게 잡아먹히던 피식자들은 살아남아 번창한다는 사실이 고대 생물 화석을 통해 입증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물고기의 시대'로 불릴 만큼 다양한 해양 척추동물 종이 출현했던 데본기(4억1천600만~3억5천900만년 전)의 막을 내린 항엔베르크 사건에서도 피식종 극피동물인 바다나리(해백합)가 살아남아 이후 1천500만년 동안 해양 생태계를 지배한 원인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항엔베르크 사건은 대부분의 해양 생물들을 멸종시켰지만 오늘날의 생물 다양성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항엔베르크 사건 이후 1천500만년 동안의 화석 기록을 보면 오늘날의 바다나리류와 비슷하고 불가사리와 유연관계에 있는 바다나리가 이 시기 생태계를 지배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개체 수와 다양성 면에서 너무도 풍부해 이 시기 석회암 퇴적층은 전체가 바다나리 화석으로 이루어져 있을 정도이며 이 시기는 `해백합 시대'로 불리기도 한다.

바다나리에 관해 연구하던 시카고대학과 웨스트버지니아 주립대 과학자들은 바다나리가 이처럼 번성한 이유가 수온이나 수심 변화에 있는지 아니면 포식 형태의 변화에 있는 지 여러 각도로 추측했으나 이를 검증할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척추동물을 연구하던 시카고대학 연구진과 자료를 비교함으로써 마침내 답을 찾았다.

두 자료를 비교 분석하자 물고기와 바다나리 사이의 관계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물고기가 데본기 생태계를 지배할 때 바다나리는 좋은 서식조건에도 불구하고 종의 다양성과 개체수 면에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항엔베르크 사건으로 물고기들이 사라지자 때를 만난 바다나리들은 무한정 번식하고 종을 불려 멸종사건의 물결효과가 수백만년간 지속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오늘날 일어나는 생태 패턴과 과정이 아주 먼 훗날까지 진화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바다나리의 시대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물고기종들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자 바다나리는 다시 급격히 감소했고 새로 나타난 물고기의 포식 전략인 날카로운 이가 취약해 전보다도 더 무력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제공)
youngnim@yna.co.kr
저작권자 2011-05-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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