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추정되는 `거미 화석'이 경남 사천지역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지족고등학교 과학교사인 남기수 씨는 20일 "지난해 8월 경남 사천시 측동면 구호리 일대 지층에서 화석 채집활동 중 가로, 세로 2㎝ 안팎의 `거미화석' 1점을 발견, 관련 학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거미화석이 발견된 사천시 구호리 일대는 약 1억1천900만년에 퇴적된 `진주층(중생대 셰일층)'으로 역질 사암, 이암, 석회질 이암 등으로 구성된 진주층에서 그동안 다양한 곤충화석이 발견돼 왔으나 거미화석이 발견되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종 수와 개체 수가 수만에 이르는 곤충(곤충강)과는 달리 거미(거미강)는 종, 개체 수가 크게 적은 데다 단단한 외골격이 없어 화석화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딱딱한 화강암층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나라 지질구조에서는 사천, 고성, 시화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곤충, 거미 화석은 물론 단단한 골격의 공룡 화석조차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안승락 실장은 "곤충의 경우 국내에도 다양한 화석이 있으나 거미 화석이 국내에서 발견됐다는 보고나 전시품은 아직 없었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거미화석의 생성과정 연구는 물론 거미류의 진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 교사가 발견한 거미화석은 현생거미류 가운데 `닷거미과 서성거미'의 조상으로 추정되며 전문학술지인 `한국거미(2008.12월호)'에 발표됐다.
남기수 씨는 "이 거미화석은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이나 일본과 더불어 중생대부터 다양한 거미가 서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첫 자료"라며 "척박한 거미류 연구에 대한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대전=연합뉴스 제공) 윤석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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