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체(부도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고 '절연체를 전기가 통하는 금속체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물질 속 자연현상'의 원리를 규명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팀이 이 원리를 적용한 고성능 임계온도 스위치를 개발했다.

ETRI는 김 박사가 이끄는 테라전자소자팀이 '모트(Mott) 금속-절연체 전이(MIT:Metal-Insulator Transition) 현상'을 이용, 기존 세라믹 센서보다 소형이면서 신뢰성이 높은 '임계온도 스위치'를 개발하고 '과열에 의한 휴대폰 배터리 부풀림 및 폭발방지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센서보다 100배 이상 뛰어난 감도 특성을 갖고 있는 이 온도 스위치는 바나듐 옥사이드 재료를 사용하면 68도 이하에서 동작하지만 다른 재료로 만든 MIT 소자의 온도범위는 영하 193도에서 영상 150도까지 확장이 가능해 발효식품 제조회사(40도)나 포도주 제조(15도), 난방시스템(20도), 화재경보기(55-72도) 등 임의로 온도측정 및 제어가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

김 박사팀은 MIT 임계온도 스위치를 응용, 휴대폰 전지에서 고온 시 발생하는 부풀림 및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실험에서 휴대폰 이차전지의 온도상승이나 과충전 상태인 4.2V 이상에서 안전한 상태인 3.8V로 순간적으로 방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장 실험에서는 시중에 사용중인 핸드폰 전지의 온도를 높인 결과 166도에서 42%의 부풀림을 보이고 177도에서 폭발했으나 MIT 소자는 160도에서 22%의 부풀림에 그쳤으며 210도에서도 전지가 폭발하지 않았다.

이 것은 임계온도인 68도에서 MIT 소자가 금속체로 순식간에 바뀌면서 급격하게 전하를 방전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이 소자를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이차전지에 응용하면 경제적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며 ETRI는 김 박사팀의 MIT 연구결과를 소자 제작 등의 분야에서 모두 24개의 특허를 세계 각국에 출원한 상태다.

이번에 개발한 프로그래머블(연속적 가변) MIT-임계온도 센서는 김 박사의 이론인 'Hole-driven MIT Theory'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임계온도가 하나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가변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응용범위가 매우 넓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박사의 이론은 '1개 원자에 1개의 전자를 갖는 금속 전자구조를 띠고 있는 `모트 절연체'는 두 개의 전자 사이에서 서로 밀어내려는 이른바 `쿨롱에너지(Coulomb)'가 너무 커 전기가 흐를 수 없지만 미세한 전압이나 전류를 가해 작은 농도의 구멍(정공)을 내면 쿨롱에너지의 균형이 파괴되면서 금속이 돼 전류가 흐른다'는 것이다.

모트 금속-절연체 전이는 지난 1949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N.T 모트(Mott) 교수가 제시한 가설이며 김 박사는 이 가설을 원리와 실험으로 완성해 2004년 5월 국제적인 응용물리학지인 `New Journal of Physics'와 2005년 6월 `Applied Physics Letter'에 관련 논문을 각각 게재한 바 있다.

ETRI는 이번 시제품 개발에 대해 지난해 제시한 MIT 이론을 규명한 원리를 응용한 첫 제품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으며 원천기술 단계에 있는 고난이도 기술은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MIT 기술 기반 연구 개발품은 기업체와 공동전략을 수립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현탁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MIT 이론에 따르는 가장 단순한 응용소자를 시제품 형태로 개발했다"며 "MIT 응용소자는 지금까지 논쟁돼온 구조상전이와 연속 MIT와의 관계를 명료하게 밝혀주고 MIT 이론을 설명하는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TRI 임주환 원장은 "작년 MIT 실험 규명에 이어 올해 1차적으로 시제품을 통해 김 박사의 이론을 증명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이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휴대폰이나 노트북 전지 폭발 등에 적용, 상용화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