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제임스 웹, 은하 중심의 거대블랙홀을 자세히 관측하다 최소 은하 3개로 둘러싸여있는 퀘이사 발견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지구를 떠난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고해상도 이미지와 분광 스펙트럼으로 구성된 제임스 웹의 첫 관측 결과는 지난 7월에 공개되었다. 이 중 다섯 번째 이미지는 슈테팡의 오중주(Stephan’s Quintet)라고 불리는 5개의 은하가 모여있는 은하군이었다. (관련 기사 보기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첫 관측결과를 공개하다”)

 

퀘이사 - 과거를 보는 창

우주에서 가장 밝은 단일 천체 중 하나이며, 매우 활동적인 초대질량 블랙홀(혹은 초거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구동되는 극도로 밝은 활성은하핵)인 퀘이사(Quasar: quasi-stellar radio source)는 먼 거리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지구에서 가까운 거리일 수록, 즉 최근의 우주로 올수록 더 자세한 관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퀘이사는 오히려 최근 우주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먼 우주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빅뱅이 시작된 후 우주가 팽창하며 우주 환경이 변화하면서 과거 우주와 현재 우주와의 밀도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우주 초기의 퀘이사들은 더 이상 활동이 활발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퀘이사가 먼 우주에서만 발견되는 이유이며, 이를 통해서 퀘이사들은 비교적 초창기 우주에서 탄생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퀘이사는 과거를 보는 창으로 불리기도 한다.

특히, 슈테팡의 5중주 은하군과 같이 빽빽한 은하군은 퀘이사가 존재하던 초기 우주에서 더 흔하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 되어진다. 슈테팡의 5중주의 구성 은하 중 하나인 NGC 7319 은하 역시 400억 개의 태양에 해당하는 빛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는, 태양 질량의 2,400만 배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메라와 분광기의 조합 기기인 통합 필드 장치 - 초대질량 블랙홀 주변의 가스를 관측하다

슈테판의 오중주의 이미지에서는 카메라와 분광기의 조합 기기인 통합 필드 장치(IFU: integral field units)를 이용한 관측이 화제가 되었다.

MIRI기기를 구성하고 있는 분광기인 MRS(Medium-Resolution Spectrometer, 중해상도 분광계)와 NIRSpec을 이용하여 NGC 7319 은하의 활성 은하핵을 자세히 관측하였는데, 위 분광계들은 통합 필드 장치 기능을 지니고 있어서 한가지 정보를 많은 이미지로 자르고 분해(“slice and dice”)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2차원 즉 천체 표면의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으며, 공간 구조를 파악하고 해당 구조의 가스 구성도 및 속도(특정 방출선의 파장 이동에 의해서 측정)를 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데이터 큐브(Data Cube)”라고 부르는 위 결과를 통해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은하핵의 스펙트럼 특징 이미지를 상세히 관측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은하의 진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 2편”)

MRS는 이전까지 연구되지 않았던 파장으로 초대질량 블랙홀의 활성 은하핵 부근에서 강력한 바람과 블랙홀에 의해 이온화된 가스를 포착하여 이들의 구성도를 파악했다. 왼쪽 사진의 하단 부분 파란색 부분은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이온화된 가스의 움직임을 나타내며 주황색 부분은 관찰자로부터 멀어지는 이온화된 가스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주요 방출선 중 일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다양한 가스를 확인할 수 있다. 수소 원자는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서 분출(outflow)의 구조를 추적할 수 있으며 청록색의 철 이온 관측을 통해서 뜨거운 가스가 있는 곳을 추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빨간색으로 표시된 차갑고 밀도가 높은 수소 분자 관측을 통해서 분출 가스와 블랙홀의 연료 저장소 부근을 추적할 수 있다. © JWST/NASA, ESA, CSA, STScI

 

제임스 웹, 또 다른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을 자세히 관측하다

먼거리에서만 발견되는 퀘이사나 퀘이사 주변을 연구하면 초기 우주의 은하단이 어떤 식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현재 우리 우주와 비슷한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기에, 적외선 파장에서 전례 없는 민감도를 가진 제임스 웹은 먼 은하계나 퀘이사를 자세히 조사하는 데 완벽한 도구이다.

초기 우주를 연구하는 우주론 과학자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또 한 번의 놀라운 발견을 수행해냈다. 은하계의 가스, 먼지 등의 움직임을 조사하기 위해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이용했으며, 이를 통해서 퀘이사를 둘러싼 다양한 분출과 가스, 그리고 바람 등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이들이 관측한 SDSS J165202.64+172852.3 퀘이사는 115억 년 존재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본래 붉은색의 외형뿐만 아니라 먼 거리에 의해 적색편이 되면서 유난히 더 비정상적으로 붉은색을 띠고 있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미항공우주국의 설명에 따르면 위 퀘이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은하핵 중 가장 강력한 퀘이사 중 하나이다. 퀘이사의 극단적인 방출과 활동은 “은하풍”을 일으켜서 근처 은하의 가스를 밀어내며 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최근 또 다른 은하 중심의 퀘이사 SDSS J165202.64+172852.3을 자세히 촬영하였다. © NASA, ESA, CSA, STScI, Dominika Wylezalek (ZAH), Andrey Vayner (JHU), Nadia Zakamska (JHU), Q-3D Team, Leah Hustak (STScI)

왼쪽 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된 사진이다. 망원경의 주경과 지지대의 모양에 따라서 달라지는 회절 스파이크 무늬가 허블 우주망원경의 그것과 동일하다.(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팔각 회절무늬) 즉, 허블 우주망원경의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으로 촬영된 퀘이사 SDSS J165202.64+172852.3의 모습과 주변 은하와 천체들이 보여지고 있다.

반면, 오른쪽과 아래에 있는 사진들이 여러 파장을 이용하여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퀘이사 SDSS J165202.64+172852.3의 모습이다. 퀘이사 중앙 부근에서 새로 관찰된 가스의 분포 그리고 이들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특히, 오른쪽 이미지는 NIRSpec 기기의 통합 필드 장치 기능을 이용하여 4개의 다른 파장 이미지로 구성된 관측 결과이다.

하단의 4개 이미지는 은하단을 가로지르는 이중 전리 산소(doubly ionized oxygen)와 그들의 상대 속도를 보여준다. 색이 붉을수록 가스가 퀘이사에 비해 우리의 시선에서 멀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푸른색일수록 퀘이사에 비해 우리 쪽으로 더 빨리 이동한다. 녹색은 시선속도가 퀘이사와 비슷한 가스들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최소 은하 3개로 둘러싸여 있는 퀘이사

NIRSpec 기기를 이용하면 넓은 영역에 걸친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기에 주변 물질 움직임의 매핑이 가능하다. 천문학자들이 SDSS J165202.64+172852.3 퀘이사를 둘러싼 가스의 흐름과 은하풍의 움직임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위 적색 퀘이사가 최소 은하 3개로 둘러싸여 있으며 주변에 원시 은하단(proto-cluster)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3개의 은하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서로 공전하고 있는데, 이는 엄청난 질량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본 연구를 이끈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천문학자 도미니카 빌레잘레크 박사 (Dr. Dominika Wylezalek)에 따르면 세 은하의 움직임과 퀘이사 주변 상황으로 미뤄보아 위 영역은 초기 우주 은하 형성 지대 중 가장 밀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녀는 암흑 물질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렇게 조밀하게 마치 매듭을 묶어 놓은 것과 같은 현상을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지금까지 이렇게 이른 시기에 형성된 원시 은하단의 관측이나 정보가 없었기에, 이번 결과를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하면 우주 초기의 상황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은하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관측을 진행한 메릴랜드주 존스 홉킨스 대학의 안드레이 베이너 박사(Dr. Andrey Vayner)는 관측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이웃 은하 사이 상호 작용이 확실하게 일어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이는 NIRSpec 기기의 민감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빌레잘레크 박사는 다른 원시 은하단이나 매우 높은 적색 편이를 보이는 은하단 등을 후속 관찰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은하단을 연구하여 얼마나 조밀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 또한 중심에 존재하는 활동적인 초대질량 블랙홀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2-11-08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