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전부터 정찰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 획득 수단이었다. 물론 정찰기나 정찰 위성을 띄워서 정찰하는 방법도 있지만, 육군의 소부대전투에서는 보병이나 기병, 기계화 부대가 정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기계화 부대에서 정찰에 사용하는 탈것을 고르는 기준은 꽤 까다롭다. 전차나 장갑차는 일단 장갑 방호력은 있지만 너무 크고 시끄러워서 적에게 쉽게 들킨다. 또한 갈 수 없는 지형도 많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모터사이클이 이상적인 기계화 정찰 수단으로 쓰여 왔다.
모터사이클은 빠르고, 극복 가능한 지형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이것 역시 엔진 소음이 크고, 배기도 나와서 적에게 들킬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 육군에서는 정찰 목적으로 전동 자전거를 현재 시험 중이다. 전동 자전거는 소음이 훨씬 적은 전기 모터를 사용하고, 이론상 야전에서도 충전이 가능한 등 장점이 많다.
이들의 전동 자전거는 최고속도 시속 88km, 항속거리 99km에 달한다. 정찰 작전 시에는 30여 분 내에 50km 거리를 주파할 수 있다. 그리고 정찰이 복귀하면 야전에서 충전이 가능하며, 임무 도중 전력이 완전히 소진될 경우 병사가 페달을 밟아서 움직일 수도 있다. 전령용으로도 운용할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육군은 이 전동 자전거로 정찰 및 연락 임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참고로 과거 2014년 미국 DARPA도 군용 저소음 전동 자전거 개발을 시도했다. 이때 DARPA는 소음 수준을 55데시벨 이하로 정했다. 가정 내에서의 대화 소음보다는 좀 크고, 30m 떨어진 에어컨디셔너의 소음보다는 작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방부는 현재 시험 중인 전동 자전거의 모델도, 소음 기준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기존의 가솔린 모터사이클보다는 훨씬 조용할 것이다. 그리고 전투가 진행되는 야외의 주변 소음보다도 더 조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스트레일리아 군이 이 제품을 정식 채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태평양에서 군사적 분쟁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 군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는, 과거의 전훈을 통해 군용 자전거의 유용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일본군은 경량 인력식 자전거를 운용해 험한 지형에서 병력을 신속히 이동, 싱가포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21세기인 지금도 자전거는 가볍고 빠르며 유연한 운용이 가능한 이동체로 군사적 가치가 높다. 또한, 미래 전쟁에서 더욱 높은 지속가능성과 은밀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
- 이동훈 과학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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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10-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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