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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첫번째 감마선 관측 위성 Non-programme missions (2) - COS-B 감마선 관측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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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선 그리고 감마선 폭발 관측

감마선은 파장이 매우 짧은 (주파수는 매우 높은) 고에너지의 전자기파로 프랑스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파울 빌라드(paul Villard)가 1900년 처음 발견했다. 감마선은 방사성 붕괴로 인해 생성된 불안정한 원자핵이 안정화되면서 그들의 남은 에너지를 전자기파의 형태로 방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감마선과 엑스선과의 차이점은 그들의 발생 원인에 있다. 감마선은 앞서 설명한대로 핵반응으로부터 발생되지만  엑스선은 전자의 여기 작용으로부터 발생된다.

태양계 내에서는 태양이 감마선을 방출하고 있으며 태양계 외부 우주에서는 주로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중성자별이 서로 충돌할 때, 또는 블랙홀이 소멸할 때 감마선이 발생하고 있다. 폭발 순간 방출되는 빛 대부분이 감마선 영역(일부는 짧은 파장의 엑스선)이기에 이를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이라고 부른다. 위 폭발은 주로 강력한 자기장 내에서 순간적인 에너지 분출로 인한 상대론적 제트 발생으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짧게는 0.01초에서 길게는 수분까지 지속되곤 한다. 이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분출물이 주변의 성간물질과 부딪히며 엑스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등의 긴 파장의 빛을 방출하는데 이 '후광(Afterglow)' 현상은 수개월에 걸쳐서 지속되기도 한다. 이처럼 우주에서 가장 극단적인 에너지 환경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은 주변 천체 공간은 물론이며 은하가 진화하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감마선을 연구한다는것은 먼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물리 법칙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 중 가장 에너지가 큰 사건 중 하나이며, 폭발 지점 몇 광년 이내의 생명체는 모두 파괴될 만큼 강력하지만, 지구 대기에서 흡수되는 감마선의 특성 때문에 지상에서는 관측이 어렵다. 이때문에 대기권 바깥으로 위성을 띄워서 관측해야 한다. 현재는 컴프턴 감마선 관측소 (Compton Gamma Ray Observatory), 스위프트 위성 (Swift), 인테그랄 (Integral), 그리고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 (Fermi Gamma-ray Space Telescope) 등의 공헌으로 감마선 폭발을 쉽게 감지할 수 있지만, 지상이 아닌 우주에서 방출하는 감마선의 첫 감지 및 위성 관측은 1967년 미국의 벨라(Vela) 위성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사실, 벨라 위성이 처음으로 감마선 폭발을 감지하기 전, 비슷한 시기에 유럽 과학계에서도 비슷한 제안이 있었다.

유럽 우주국이 2002년 쏘아올린 감마선 관측 망원경 Integral (현재도 작동중) 의 감마선 폭발 관측 상상도 ⓒ Integral/ESA

유럽의 첫 번째 감마선 관측 장비

유럽의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감마선 관측 망원경은 호라이즌 2000 프로그램의 중간 규모 임무 중 두 번째 임무로 선정된 인테그랄 감마선 전파망원경을 들 수 있다. 위 망원경은 2017년 8월 LIGO에서 중력파를 관측했을시, 대략 2초 후 페르미 감마선 관측 망원경과 함께 감마선 폭발을 관측하였다. 위 현상은 같은 현상을 중력파와 전자기파로 관측한 최초의 천체 현상이다. 유럽에서 인테그랄 망원경이 호라이즌 2000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관측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위 임무의 선구자인 COS-B의 유례없는 성공 덕분이었다. COS-B 위성은 유럽 우주국의 첫번째 우주 관측 위성이자 유럽에서 쏘아 올린 첫 번째 우주 감마선 관측 장비이다.

COS-B위성의 실제 모습 ⓒ COS-B/ESA

COS-B는 1960년대 중반 유럽 과학계에 의해서 처음으로 제안되었다. 벨라 위성의 첫 감마선 감지 이후, 1969년에 유럽 우주국 (European Space Agency)의 전신 중 하나인 ESRO(European Space Research Organisation) 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이후 유럽의 다수 국가가 모여서 1975년 8월 9일 정식으로 유럽 우주국을 창설했으며 새로 창설된 유럽 우주국의 깃발 아래 발사된 최초의 위성이 바로 COS-B였다. 위성의 발사는 NASA에서 담당했으며 당초 계획이었던 2년을 훌쩍 넘어서 6년 반 넘게 감마선을 관측하였다.

COS-B위성의 발사 모습ⓒ COS-B/ESA/NASA

Cos-B 미션만의 특징

위 임무는 광학 망원경이나 복잡한 과학 장비를 탑재하지 않았지만, 감마선 방출을 측정하는 장비가 탑재 돼 있었다. Cos-B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인 목표는 은하계에서 최소 30~50MeV 이상의 에너지를 내는 감마선을 매핑 해내는 것이었다. COS-B은 기본적으로 감마선의 근원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고정하여 관찰하는 포인팅 모드에서 작동한다. 초기에는 최소 4주에서 5주 정도의 지속 관찰을 진행했으며 은하계 적도 부분은 반복적인 관측을 통해서 조금 더 심도 있는 관측과 연구를 진행했다. 유럽 우주국 COS-B 프로젝트 과학자인 브라이언 테일러 박사(Dr. Brian Taylor)에 따르면, 수많은 하전 입자 우주선 중에서 감마선을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유사했다고 한다. Cos-B의 임무는 지구를 편심 궤도(eccentric orbit)로 37시간 동안 돌면서 수행되었는데 이는 관측의 대부분 시간을 밴 앨런대 (Van Allen Radiation Belt) 부분 밖에서 머물게 하기 위함이었다.

COS-B의 궤도를 나타낸 모식도. 가운데 초록색이 지구, 보라색 부분이 밴 앨런대를 나타냄. ⓒ COS-B/ESA

위성의 개발은 1972년 2월 독일의 MBB Ottobrunn과 벨기에,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의 국가 연구소 및 민간 업체들에 의해서 시작되었으며 감마선 검출 기기는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및 이탈리아의 연구소들로 구성된 COS-B 컨소시엄에서 직접 설계 및 제작을 완료했다.

Cos-B 의 과학적인 결과 그리고 의미

모든 관측 데이터의 저장과 분석의 시작은 발사 10년 후인 1985년에나 완료되는데 이는 COS-B의 관측양이 상당했다는것을 의미한다. Cos-B 임무의 시작 이전에는 SAS-2와 TD-1의 두 가지 이전 임무에서 관찰한 내용을 기반으로 매우 소수의 감마선 방출 천체 정보만을 가지고 있었으나, 임무가 끝나고 난 뒤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감마선 방출 천체의 정보보다 25배나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COS-B 감마선 위성에 의해 기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한 우리 은하의 감마선 지도. 색상은 감마선 방출 강도를 나타내며 가장 밝은 방출의 대부분은 약 24개의 작은 소스에서 나오는것으로 파악된다. ⓒ COS-B/ESA

또한, COS-B의 종료 후 10년 정도 후에 감마선 대역을 관측했던 컴프턴 감마선 관측소와 페르미 감마선 우주 망원경의 관측 결과와 비교해 보았을 때 COS-B 위성의 결과가 얼마나 정확했는지 알 수 있다.

COS-B와 COMPTON망원경의 우리 은하 감마선 매핑 결과 비교. 두 관측 장비의 에너지 범위는 다소 다르며 COS-B의 해상도는 COMPTON망원경에 비해서 낮다. ⓒ COS-B/ESA/EGRET/COMPTON

SAS-2부터 최근 페르미 망원경의 우리 은하 감마선 관측 결과 비교도 ⓒ SAS-2/COS-B/ESA/EGRET/COMPTON/FERMI

주요 과학적 결과로는 25개의 감마선 소스를 나열한 2CG 카탈로그와 은하수의 첫 번째 전체 감마선 지도가 공개되었다. 또한, 위성은 X선 쌍성 백조자리 X-3와 최초의 감마선 활성 은하핵인 3C 273을 주기적으로 자세히 관찰했다.

COS-B가 여러번 관측한 게성운 펄사(Crab Pulsar, PSR B0531+21; 왼쪽)와 벨라 펄사(Vela Pulsar, PSR J0835-4510/PSR B0833-45; 오른쪽) ⓒ COS-B/ESA

COS-B 위성은 최초의 유럽 우주국 위성이기에 앞서 감마선을 성공적으로 관측한 위성으로서 수많은 후배 위성들의 탄생을 이끈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김민재 칼럼니스트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1-07-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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