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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재율 객원기자
2021-04-19

공포의 포식자, 티렉스는 몇 마리나 있었을까? 250만 년 동안 25억 마리가 12만 세대에 걸쳐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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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중에서도 덩치가 크기로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 티렉스)는 백악기 동안 지구에 얼마나 많이 살았을까? 이것은 찰스 마샬(Charles Marshall) 교수가 연구팀을 구성해서 답을 찾기까지 몇 년 동안 고생물학자 동료들을 괴롭혔던 질문이다.

4월 16일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마샬 교수 연구팀은 약 25억 마리의 다 큰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공룡이 약 250만 년 동안 지구에서 살다가 죽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아무도 오래전에 멸종된 동물들의 개체 수를 계산할 수 없었다. 지난 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고생물학자 중 한 명인 조지 게이로드 심슨(George Gaylord Simpson) 마저 개체수 추정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UC버클리 대학에 전시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복제품. ⓒ Keegan Houser, UC Berkeley

그러나 UC 버클리 대학 통합생물학과의 마샬 교수는 “공룡 화석을 손에 쥐었을 때, 이 괴물이 수백만 년 전에 살아있었고, 지금 내가 공룡 뼈의 일부를 들고 있다는 불가능한 사실에 매우 신비한 느낌에 빠졌다”고 말했다. 마샬 교수는 '내가 잡고 있는 이 뼈가 천 마리 중 한 마리의 뼈일까? 혹은 백만 마리 중 하나일까, 십억 마리 중 하나일까?' 궁금증에 빠졌다.

화석 기록으로 정량적 추정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연구팀은 최선의 추정치를 얻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추정치를 계산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물의 신체지수와 개체밀도 연관성 분석

가장 큰 불확실성은 얼마나 따뜻한 피를 가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있었는지를 포함하여 공룡 생태계의 정확한 성격에 대한 질문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연구는 UC 산타 바바라의 존 다무스(John Damuth)가 발표한 다무스 법칙(Damuth’s law)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무스 법칙은 살아있는 동물의 개체밀도를 동물의 신체지수와 연관 지은 것이다.

생태학적 차이는 동일한 생리를 가진 동물의 개체 밀도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고 다무스는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재규어와 하이에나는 크기가 거의 비슷하지만, 하이에나는 재규어보다 50배나 높은 밀도로 발견된다.

"우리의 계산은 살아있는 동물들의 체질량과 개체 밀도 사이의 관계에 달렸지만, 그 관계의 불확실성은 대략 수백 배 정도이다"고 마샬은 말했다.

마샬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사자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도마뱀인 코모도 드래곤의 중간 정도의 에너지 요구량을 가진 포식자로 취급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생태계 내 위치 문제로 연구팀은 화석 기록에 잘 나타나지 않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를 무시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성숙기에 접어들어야, 턱뼈가 먹이의 뼈를 으스러뜨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티라노사우루스는 어린 시절에는 다 큰 시절과는 다른 먹이를 먹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가능성은 뉴멕시코 대학의 진화 생물학자인 펠리시아 스미스가 주도한 최근 연구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스미스는 백악기 말에 거대한 중간 크기의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은 것은 어린 티라노사우루스가 생태학적 틈새를 채웠기 때문이라고 가정했다.

가장 큰 티렉스 공룡화석인 스코티. ⓒ 위키피디아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과학 문헌과 동료 과학자의 전문 지식을 분석했다. 티렉스는 15.5세에 성적으로 성숙기에 이르렀을 것이고 최대 수명은 아마도 20대 후반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 큰 티렉스의 생태학적 평균 체질량은 약 5,200kg이었다. 티렉스가 얼마나 빨리 성장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사용, 티렉스는 성적인 성숙기에 즈음하여 빠르게 성장했고 약 7,000kg까지 자랄 수 있었다.

멸종된 동물의 개체수 추정 방법에 이용될 듯

연구팀은 몬테 카를로(Monte Carlo)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데이터의 불확실성이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어떻게 변환되는지 결정했다.

이러한 추정에 근거해서 티렉스의 한 세대는 약 19년 동안 지속되었고, 평균 개체 밀도는 100 ㎢ 당 약 1마리라고 계산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생존한 전체 지리적 범위가 약 230만 ㎢이고, 약 250만 년 동안 생존했으며, 2만 마리의 상시 개체수가 총 12만 7천 세대를 거치면서 생존한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약 25억 마리의 티렉스가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개체는 100마리 미만이며, 대부분은 전체 화석이 아니라 한두 개의 뼈만 발견됐다. 비교적 잘 보존된, 청소년 이후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32마리 정도이다. 그동안 살았던 다 큰 티라노사우루스 8천만 마리 중 한 마리꼴로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멸종된 개체 수를 추정하기 위한 계산의 프레임워크가 그대로 유지되어 다른 화석 생물의 개체 수를 추정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한 지식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더 많은 화석, 더 많은 분석 방법, 그리고 알려진 여러 개의 화석에 대한 더 나은 정보 통합 방법 덕분에 크게 확장되었다.

마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모르는 것을 계량화하기 시작하는 방법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심재율 객원기자
저작권자 2021-04-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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