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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1-03-19

하와이는 왜 가장 멋진 ‘무지개 천국’인가? 맑은 공기와 햇빛, 무역풍과 높은 산들이 일궈내는 빛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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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는 노아의 홍수 직후 하느님이 다시는 홍수로 인류를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의 징표로 무지개를 띄우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마 그래서인지 무지개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도 하다.

무지개는 자연계에서 가장 멋진 광학 현상 가운데 하나로서, 특히 미국 하와이에서 놀라운 광경들이 자주 목격된다.

하와이대 대기과학자인 스티븐 버싱어(Steven Businger) 교수는 미국기상학회(AMS) 기관지 ‘미국기상학회 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 2월호에 하와이가 무지개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장소라는 사실을 인상적인 사례를 들며 소개했다.

버싱어 교수는 논문에서 무지개가 하와이의 전통문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무지개에 담긴 과학과 하와이를 ‘무지개의 천국’으로 만드는 특별한 상황 조합들을 검토했다.

하와이대 해양 및 지구과학 기술대 교수인 그는 “무지개가 갖는 문화적 중요성은 하와이에서 다양한 현상들을 묘사하는 많은 단어와 어구에 잘 반영돼 있다”고 설명하고, “지구에 달라붙는 무지개(uakoko), 서 있는 무지개 기둥(kāhili)), 거의 보이지 않는 무지개(punakea), 달빛의 굴절로 생기는 무지개(ānuenue kau pō) 등 다양한 단어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와이 신화에서 무지개는 전 세계의 많은 문화에서처럼 변화의 상징이자 지구와 하늘 사이의 통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하와이 오아후 섬 동쪽 해변에 걸쳐있는 무지개.

하와이가 ‘무지개 천국’인 이유

무지개를 구성하는 필수성분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비와 햇빛이다. 평평한 바닥에서 무지개를 보려면 태양이 수평선에 볼 때 약 40도 이내에 있어야 한다. 아침에 태양이 그보다 점점 더 높은 각도로 떠오르게 되면 무지개는 점차 사라져서 수평선 위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

오후에 해가 지게 될 때는 그 패턴이 반전돼 동쪽에서 무지개가 점점 더 상승하게 되고, 무지개의 높이는 일몰 직전에 가장 높게 올라간다.

하와이는 지리적으로 아열대 태평양에 있어 전반적인 날씨 패턴이 무역풍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소나기가 자주 내리고 소나기 사이에 맑은 하늘이 비친다.

버싱어 교수는 하와이 열도에서 무지개가 자주 발생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추가 요소를 제시했다.

호놀룰루 항구의 무지개가 바닷물에 반사돼 보인다. 반사되는 무지개는 빛의 성질에 의해 실제 무지개와는 다른 것으로 알려진다. © Minghue Chen

첫째는 밤이 되면 따뜻한 해수면이 대기를 가열시키고 반면 우주 복사는 구름 꼭대기를 냉각시켜 아침에 강한 소나기가 내리게 되는데, 아침식사를 할 때쯤이면 날이 개고 하늘에 무지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무지개가 자주 생기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하와이 열도에 높은 산들이 있어, 이 산들이 불어오는 무역풍을 위로 밀어 올려 구름과 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만약 산들이 없다면 하와이의 연간 강우량은 430㎜에 지나지 않는 사막이 되리라는 것.

세 번째 요인은 낮의 열기로서, 낮에 뜨거운 태양 빛으로 생긴 열기가 섬 전체 규모의 순환을 유도한다. 이로 인해 약한 바람이 부는 동안 오후에 오아후와 카우아이섬 산마루 능선에 소나기가 내리고 해가 질 때 많은 무지개가 나타나게 된다.

하와이 열도는 사막 등이 있는 대륙과 멀리 떨어져 있어 공기가 매우 깨끗하고 오염물질이나 대륙의 먼지, 꽃가루 등이 없다. 이것이 전체 일곱 가지 빛을 제대로 담은, 영롱한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네 번째 요소라는 것이다.

무지개 발생 예측 앱 개발

버싱어 교수는 열정적으로 이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찾아 촬영해 오면서,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까운 곳에서 무지개가 뜨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 ‘알림 앱’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앱은 도플러 레이더 자료와 고해상도 위성 자료를 사용해 무지개가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곳을 찾아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버싱어 교수는 “몇 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4월 사업가인 폴 신(Paul Cynn)과 함께 하와이 스마트폰 앱 개발자인 이카이소(Ikayso)와 연결돼 레인보우체이스(RainbowChase)라는 앱을 만들게 됐다”며, “이 앱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앱은 무지개를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앱으로, 현재는 호놀룰루가 위치한 오아후 섬을 중심으로 지역 날씨와 비, 구름의 레이다 및 위성 사진을 볼 수 있다. 버싱어 교수는 앞으로 이 앱의 커버리지를 하와이 열도 전체 등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1-03-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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