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호 해독기’라고 번역할 수 있는 과학서적 ‘The Code Breaker’가 화제 속에 출간됐다.
2020년 유전자가위를 개발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캘리포니아대학의 생화학자 제니퍼 다우드너(Jennifer A. Doudna, 57) 교수에 대한 이야기다.
저명한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잭슨(Walter Isaacson)은 다우드너 교수의 말을 인용,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RNA 백신이 유전자가위 기술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박테리아 변역체계를 사람에게 이식
또한, “미래에는 유전자가위(CRISPER) 기술로 인간의 근육이나 머리카락, 더 나아가 기억세포를 바꾸는 등 더 복잡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이 기술이 인간에게 좋을 수도 있지만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인류가 어떤 유형의 유전자편집을 원하고 있는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조언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과 관련, 가장 큰 관심사는 향후 이 기술이 인류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 국영 라디오 방송인 ‘NPR’은 이 책자 출간과 관련, 제니퍼 다우드너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그 내용을 9일(현지 시간) 방송했다.
다우드너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유전자가위(CRISPER)를 원자폭탄, 우주여행, 반도체에 이어 세상을 크게 바꾸어놓을 또 다른 혁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금세기 초에 우리는 전체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한데 이어 지금 그 유전체를 들여다보고 원래 있던 것을 교체해 재편집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 “21세기는 생명공학 혁명, 생명과학 혁명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과학자들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유전자가위 기술로 얼마나 놀라운 일을 수행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박테리아를 공격하면 박테리아는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을 사진을 찍듯이 자신의 유전체에 입력합니다. … 바이러스가 다시 공격할 때 박테리아는 RNA와 한 쌍의 ‘가위’(가위 역할을 하는 효소)를 사용해 침입한 바이러스를 잘라냅니다.”
다우드너 교수는 “이 박테리아의 면역 기능을 사람이 유전자가위 기술로 편집해 사람의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적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박테리아가 수십억 년 동안 지니고 있었던 이 면역 도구를 재편집해 사람의 몸에 있는 유전체에 접목시킨 후 유전자 서열을 바꿔나갈 수 있으며, 어떤 유전자든지 바꾸고 싶으면 유사한 방식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1분 만에 바이러스, 암 진단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해 더 놀라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CRISPR 홈 테스트 키트’가 그것인데 사람의 몸 안에 있는 유전자 코드를 읽는 방식으로 병원체는 물론 각종 질병을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우드너 교수는 곧 공개될 이 기술을 통해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1분 안에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박테리아를 탐지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암 등 난치병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더 나아가 이 테스트 키트를 통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고, 그 데이터를 통해 많은 사람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치료와 연결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진단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전자가위 등 유전공학과 관련된 많은 연구들이 국가적으로 방어 메커니즘 차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유전자편집 기술을 공격용으로 개발해 사람을 해치는데 사용하려는 시도를 상상할 수 있기 때문.
그녀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청년 그룹을 대상으로 CRISPR 유전자편집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 더 좋고 더 강한 군인을 만드는 데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일부 과학자들이 CRISPR을 사용해 사람의 정자 DNA를 편집하는 등 과학자들이 정한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 자신의 기억력을 높이고 근육을 늘리는 등의 목적을 위해 이 기술을 잘못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우드너 교수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하는 중에 일어난 악몽을 기억하고 있다. “당신의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싶다.”고 말하는 누군가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는데 그 사람이 아돌프 히틀러였다는 것.
꿈에서 깬 후에 유전자가위 기술이 히틀러와 같은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우생학 목적으로 그것을 사용할 수 있고,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인간을 만들고 싶어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다우드너 교수는 “이런 비극적인 사태를 막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을 모여 .이 유전자 편집 기술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을 사전에 알아내고, 잘못된 유전자편집으로 인해 다음 세대에 유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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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3-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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