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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0-02-11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는 이유 뜨거운 태양열 방사하면서 적절한 체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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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날개에 다양한 기능이 있다.

펄럭이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외에 자신의 짝을 유혹하기도 하고,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장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나비 날개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이 날개의 온도가 매우 차가우면서 태양으로부터 가해지는 뜨거운 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비의 날개를 구성하고 있는 나노 수준의 구조물들이 빛뿐만 아니라 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몸 전체의 체온 조절을 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 Nanfang Yu and Cheng-Chia Tsai

나비 날개는 살아있는 세포조직

11일 ‘사이언스 뉴스’에 따르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곳은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응용물리학자들이 참여한 연구팀이다.

연구에 참여한 난팡 유(Nanfang Yu) 교수는 “나비 날개가 살아있는 조직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고온에서 생존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공개한 새로운 영상에 따르면 나비 날개 안에는 무척추동물의 혈액림프가 흐르는 혈관을 비롯해 향기를 발산하는 패드(scent patch)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고온 상황에서 어떻게 열을 방사하는지 그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태양으로부터 뜨거운 열이 나비 흉부에 전해지면 나비는 날개를 펄럭이면서 열을 발산하게 된다고 밝혔다. 나비 날개가 매우 얇기 때문에 열을 손쉽게 발산할 수 있으며, 날개를 빨리 펄럭일수록 온도가 빨리 내려가게 된다는 것.

나노 수준의 영상 재현이 가능한 주사전자현미경으로 나비 날개를 확대해보면 그 안에 층층이 쌓인 나노 구조물을 볼 수 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 나노 영상을 통해 나비 날개 속에 놀라우면서 매우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기능은 환경에 따라 다채로운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런 나노구조물을 광결정(photonic crystal)이라 하고 이런 기하학적 형태를 광구조(photonic structure)라고 하는데 이 구조물이 햇빛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특수한 빛만 반사하고 다른 색의 빛은 모두 흡수하면서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색을 표현하고 있었다.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이 나노구조물이 색상뿐만 아니라 온도 변화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날개의 움직임과 속도가 나비 흉부를 포함한 몸 전체 온도조절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Physical and behavioral adaptations to prevent overheating of the living wings of butterflies’이다.

빨리 움직일수록 열 방사율 높아져

나비, 나방을 포함한 인시류(Lepidoptera)의 날개는 손톱이나 깃털처럼 죽어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세포들로 구성돼 있다. 이에 생존을 위해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태양으로부터 강렬한 빛이 가해질 경우 뜨거운 열을 견디지 못해 강렬한 반응을 하게 된다.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날개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들이 고온으로의 변화 과정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양한 두께의 이 나노구조물(세포)이 열 방사 역할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곤충 혈관이 이어져 있으며 다양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는 이 구조물들이 온도 변화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날개 조직들이 고온을 감지하게 되면 강하게 날개를 퍼덕이면서 열을 방사한다는 것. 연구 결과 이 과정이 세포의 정교한 기능을 통해 매우 세밀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나비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도 밝혀냈다.

나비의 혈관과 향기를 발산하는 패드(scent patch) 위를 두터운 조직인 큐티클(cuticle)이 외골격의 형태로 감싸고 있는데 이 조직이 날개의 열방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나비 날개의 조직세포들이 열에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열이 가해지지 않는 빛을 비추었을 경우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장시간 빛을 비추어 열이 가해졌을 때 조직들이 강하게 반응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나비의 날개가 반투명의 구조이기 때문에 열을 감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여 종의 나비 날개를 대상으로 초분광 촬영을 시도했으며, 상황에 따라 열을 어떻게 감지하고 있으며, 뜨거운 열을 어떻게 방사하고 있는지 분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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