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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12-12

9900만 년 전 호박 안에서 ‘이’ 발견 공룡 털‧깃털 안에서 털 갉아먹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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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억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까지 공룡은 지구를 지배했던 거대한 동물이었다.

그러나 공룡을 무서워하지 않고 공격해온 동물이 있었다. 이(louse)처럼 생긴 작은 기생동물로 공룡의 털 안에 살면서 공룡을 괴롭히고 있었다.

11일 ‘사이언스’, ‘가디언’, ‘데일리 메일’ 등 주요 언론들은 중국 베이징의 서우두사범대학(首都師範大學) 과학자들이 약 9900만 년 전에 호박(amber) 안에서 공룡 깃털을 발견했으며, 그 안에서 이처럼 생긴 작은 곤충(사진)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9900만 년 전에 생성된 호박 안에서 공룡의 털 속에 서식하면서 털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louse)처럼 생긴 곤충이 처음 발견됐다. 지금의 이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강력한 입을 지니고 있었는데 기생곤충의 진화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hen Wang
9900만 년 전에 생성된 호박 안에서 공룡의 털 속에 서식하면서 털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louse)처럼 생긴 곤충이 처음 발견됐다. 지금의 이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강력한 입을 지니고 있었는데 기생 곤충의 진화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hen Wang

호박 안에 10마리의 기생 곤충 보존    

이 곤충은 공룡의 털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룡의 털을 분석한 결과 작은 생물에 의해 먹힌 자국이 발견됐는데 과학자들은 이처럼 생긴 작은 곤충이 털을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호박 안에서 공룡의 털이나 깃털을 다수 발견하고 있었다. 지난 2011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연구진이 공룡 화석에서 뽑아낸 DNA를 분석해 6500만 년 전에 살았던 기생 곤충의 유전자를 발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공룡의 털 안에서 실제 살아있을 때 모습이 담긴 기생 곤충을 발견한 것은 서우두사범대학이 처음이다.

새로 발견한 이 10마리의 기생 곤충은 곤충의 진화 단계에서 미성숙 단계에 있는 ‘메내피티루스 엔젤리(Mesophthirus engeli)’에 속한 것으로 이전에 알려지니 않은 최초의 종(種)으로 기록되고 있다.

길이 0.14mm–0.23mm의 작은 크기로 날개가 없는 몸체와 함께 4개의 치아로 구성된 강한 입, 견고한 더듬이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곤충이 다 자랐을 때 길이 0.5mm의 몸체까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논문 주저자인 서우두대학 초빙교수 청군 시(Chungkun Shih) 박사는 그는 또 “이 기생 곤충이 9900만 년 전에 살고 있었으며,  지금까지 발견한 가장 오래된, 그리고 실제 모습으로 발견된 최초의 기생 곤충”이라고 말했다.

새로 발견한 기생 곤충의 나이는 기존의 과학자들이 주장해온 기생 곤충의 기원을 훨씬 오래 전으로 앞당기는 것이다.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0일 자에 게재됐다. 제목은 ‘New insects feeding on dinosaur feathers in mid-Cretaceous amber’이다.

이처럼 생긴 곤충, 지금의 이보다 훨씬 작아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중생대 화석의 수가 너무 적어 공룡의 털이나 깃털 안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었는지 찾아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깃털 안에 작은 기생 곤충들이 살고 있었다고 보고 세계 주요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공룡의 털과 깃털 들어 있는 약 1000개의 호박을 첨단 영상 장치로 면밀히 관찰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중생대 백악기 중반 미얀마에서 형성된 호박(amber) 안에서 10마리의 곤충을 발견했는데 4마리는 털 안에 보존되고 있었고, 5마리는 털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한 마리는 털 위에 다리를 걸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10마리의 작은 곤충들이 날개가 없는 몸체, 먹이를 강하게 물어뜯을 수 있는 입, 짧지만 강한 더듬이, 하나의 발톱과 연결된 다리, 가시처럼 거세면서 긴 털 등  기생 곤충의 형질을 몸체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사실은 이들 곤충 근처에 있는 털들이 다수 손상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이처럼 생긴 곤충들이 공룡의 털을 먹고 살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중생대 이후 기생 곤충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곤충의 크기 역시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화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생대 백악기 중반 벼룩(fleas)은 지금 살고 있는 벼룩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군 시 교수는 “벼룩 화석의 연구 결과에 비추어 이처럼 생긴 곤충 역시 지금 살고 있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지금 살고 있는 이보다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금 살고 있는 이(louse)의 길이는 2.7~4/4mm에 달하지만 연구진이 발견한 이는  0.14mm–0.23mm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이처럼 작기 때문에 벼룩처럼 화석으로 보존되지 못하고 대부분 소멸돼 지금까지 그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고생물학을 연구해온 과학자들로부터 놀라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네바다 대학의 생물학자 줄리 알렌(Julie Allen) 교수는 “공룡들이 작은 기생 곤충으로부터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을 실제로 말해주고 있는 첫 번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며, “향후 기생 곤충의 기원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12-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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