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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9-09-05

개의 뇌가 사람에 의해 변화했다? 뇌 스캔 통해 6개의 뇌 회로 지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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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개와 함께 살아온 수천 년 동안, 인간은 개를 무서운 늑대에서 반려동물로 변화시켰다. 또한 사냥을 도와주는 용감한 사냥개로 바꿔 놓기도 했다.

우리나라만 해도 2017년까지 반려견 숫자는 660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인간이 개와 그렇게 가까운 친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개의 뇌를 스캔했더니 인간이 개에게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컸다. 인간은 개의 뇌 구조를 변화시켰던 것이다.

하버드 대학 신경과학자 에린 헥트(Erin Hecht) 교수 연구팀은 서로 다른 33종의 개에서 62마리의 순종견을 골라 MRI로 뇌를 스캔해서 만든 자료를 분석했다.

개는 종류별로 머리 모양과 크기가 다양했다. 헥트 연구팀은 작거나 큰 개의 뇌 스캔에서 서로 다른 회로를 확인했다. 사회적 유대감에서 동작에 이르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6개의 뇌 회로 지도가 만들어졌다.

뱐려견의 뇌는 인간의 영향을 받는다.  ⓒ pixabay
뱐려견의 뇌는 인간의 영향을 받는다. ⓒ pixabay

헥트는 개의 뇌 회로가 차이가 나는 것이 개의 종류별로 나타나는 행동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비글은 인간의 암 종양 냄새를 맡고 의사들에게 알려주고, 보더 콜리는 수백 마리의 양을 아주 빠르게 울타리로 몰고 갈 수 있다.

개의 특징에 따라 6개 뇌 회로 발견

그녀의 연구팀은 6개의 개 뇌 회로가 미국애견협회(American Kennel Club)가 정의한 것과 같은 개의 특징에 맞는지 조사했다. 그랬더니 6개의 뇌 회로는 적어도 하나의 행동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2일 ‘신경과학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경찰견으로도 활약하는 복서와 도베르만은 시각 및 냄새와 연결된 뇌 회로가 다른 종들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스포츠 경기를 위해 길러진 개들은 두려움, 스트레스, 그리고 불안 반응을 나타내는 뇌 회로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골든 리트리버 같은 개는 새를 시각적으로 추적하고 쫓아내는 일을 잘하도록 길러진다. 골든 리트리버는 눈 움직임, 공간 탐색, 종합조정과 관련된 뇌 부위에서 다른 종류의 개와 중요한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기능은 좋은 추적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비교 심리학자인 다니엘 호슐러(Daniel Horschler)는 "정말 흥미로운 연구"라고 평가했다. 개 두뇌의 진화를 연구했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호슐러는 "개를 이런 식으로 연구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개 뇌 구조의 차이를 보여주는 스캔(왼쪽)과 33가지 개의 뇌 중 가장 많이 변한 영역을 합성한 사진.(오른쪽)  ⓒHecht et al
개 뇌 구조의 차이를 보여주는 스캔(왼쪽)과 33종류의 개의 뇌 중 가장 많이 변한 영역을 합성한 사진.(오른쪽) ⓒHecht et al

헥트는 특히 시각을 이용해서 사냥하는 개와 냄새로 사냥하는 개 사이의 차이점에 관심이 있었다. 냄새 사냥에 특화된 개들은 냄새를 감지하는 뇌의 초기 영역이 아니라, 냄새 정보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더 복잡한 뇌 영역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는 헥트가 개 조련사에게 들은 말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개 조련사들은 냄새 사냥개에게 냄새 맡는 훈련을 시킬 필요가 없고, 개가 맡은 냄새를 보고하는 법을 훈련시킨다.

그녀의 연구에 대한 한 가지 단점은 연구 대상으로 삼은 모든 개들이 일하는 개가 아니라 애완견이었다는 것이다.

이번 발견은 인간이 개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선택적으로 기름으로써, 가장 친한 동물의 뇌를 형성해 왔음을 보여준다. 개의 신경해부학적 변이를 연구하는 것은 뇌의 구조와 행동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연구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뇌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는 복잡한 방법을 예시하는 것이다. 우리가 언젠가 신경과학을 이용하여 개들에게 구조작업이나 치료 같은 전문적인 일을 계속 다듬고 훈련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9-09-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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