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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06-27

구운 고기, 암 유발 가능성은? 공포심은 금물, 적절히 가열해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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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조피렌(Benzopyrene)이란 물질이 있다.

불완전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데 인체에 축적될 경우 각종 암을 유발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고 있다.

담배연기, 자동차 배기가스, 쓰레기 소각장 등에서 나오는 연기 등에 벤조피렌이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벤조피렌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직접 불로 가열한 육류를 소비할 경우 발암물질을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공포심을 우려하는 소리도 커지고 있다. ⓒblog.cedars-sinai.edu
직접 불로 가열한 육류를 소비할 경우 발암물질을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계 일각에서 지나친 공포심을 우려하는 소리도 커지고 있다. ⓒblog.cedars-sinai.edu

숯처럼 그을릴 때 발암물질 생성 

문제는 숯불에 구운 쇠고기같이 가열해 검게 탄 식품들이다.

26일 ‘타임(Time)’ 지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많은 과학자들이 검게 그을린 고기의 위험성을 지적해왔다. 췌장암, 직장암, 전립선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

미국 밴더빌트대 연구팀은 지난 2010년 이전에 발표된 연구논문들을 분석한 후 불로 가열해 완전히 익힌 고기를 섭취할 경우 헤테로사이클릭아민류(HCAs)가 증가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HCAs란 육류와 가금류, 생선 등을 굽거나 튀길 때 생기는 화학물질을 말한다. 불로 가열하면 고기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 아미노산과 크레아틴이 결합해 HCAs를 만들어낸다. 이 물질은 DNA와 결합해 돌연변이 세포를 생성한다.

2011년에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간하는 학술지 ‘독성학화학연구(Chemical Research in Toxicology)’ 지에는 HCAs가 가금류‧생선과 비교해 불에 구운 소, 양, 돼지 등의 붉은 고기 속에 훨씬 더 많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HCAs외에 암을 유발하는 또 다른 성분이 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라고 하는데 1급 발암성 물질을 말한다.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벤조피렌(Benzopyrene)도 여기에 속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서는 PAHs와 관련, “소, 돼지, 양고기와 같은 육류를 불로 가열할 경우 그 표면에 있는 지방(fat)과 즙(juices)을 태워 연기를 생성하게 되는데 그 연기 안에 PAHs가 들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HCAs와 PAHs 모두 인체 안에서 효소에 의해 대사 작용을 한다. 이 과정에서 부산물들이 생기는데 DNA와 결합해 악영향을 미친다.

미네소타 대학의 암 전문가인 로버트 투어스키(Robert Turesky) 교수는 “대사 작용을 통해 생성되는 부산물들이 암세포를 과도하게 성장하게 해 각종 암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적절히 가열하면 위험성 해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비추어 구운 고기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첫 번째 변수는 요리 과정이다. 투어스키 교수는 “요리 과정에서 어떤 타입의 고기를 선택할 것인지, 그리고 요리 방식과 가열 온도‧시간 등에 따라 많은 유형의 훈제고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그는 “일반적으로 HCAs는 바비큐(barbequing)나 고기를 직접 불에 구워 조리하는 직화 방식(Flame-Broiling)으로 완전하게 익히는(well-done) 과정에서 숯처럼 검게 탄 고기 속에 다량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유전자 구성(genetic makeup) 역시 구운 고기에 대한 반응을 달리하게 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

이에 투어스키 교수는 “개인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유전자 구성에 의해 육류 표면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로부터 영향을 받는 정도 역시 차이를 보이면서 암 유발 가능성 역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관계자는 “동물 실험을 통해 이 물질들이 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으며, 사람에게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LA에 있는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 센터(Cedars-Sinai Medical Center)의 스티븐 프리드랜드 (Stephen Freedland) 박사 연구팀은 수년간에 걸쳐 일주일의 두세 번 숯처럼 태운 고기를 먹었을 경우 암 발병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프리드랜드 박사는 “사람들이 이런 연구 결과에 의해 훈제고기에 대한 피해 망상을 갖기를 원치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하는 것은 구운 고기와 함께 너무 많은 디저트(후식)과 탄산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라며, “지나치게 그을린 고기를 많이 섭취하지만 않는다면, 큰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투어스키 교수 역시 “구운 고기를 먹는 것이 흡연이나 음주의 위험성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두려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육류 소비를 줄여나가고 있으며, 그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나친 반응에 우려감을 표명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6-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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