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언제쯤 실현될까?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차를 6단계로 구분했다. 비자동화가 0단계, 운전자 지원 기능이 1단계, 부분적 자율주행이 2단계, 조건부 자율주행이 3단계, 고도화된 자율주행이 4단계, 완전 무인자율주행이 5단계다. 운전자 없이 차량 스스로 모든 주행이 가능한 5단계가 바로 완전한 자율주행단계다.
아우디, 비엠더블유, 캐딜락,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OEM업체들이 2021년까지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 고속도로의 3단계 자율주행 상용화, 2021년 9대 핵심 부품 국산화, 2025년 특정구간 시내도로 자율주행, 2030년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로드맵을 가지고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완전한 자율주행차 상용화 언제쯤 되나
하지만 실제로 완전자율주행차가 양산되어 일상생활에서 상용화되기까지는 그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9일 열린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전장기술 및 5G 상용화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김영락 SK텔레콤 비히클 테크랩장이 이처럼 주장했다.
그는 “스마트폰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바로 출시할 수 있다. 제품이나 프로그램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고쳐서 업데이트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경우는 안전성이 100% 담보되지 않으면 상용화할 수가 없다. 자율주행차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바로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이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최준원 한양대 교수도 “자율주행을 위한 요소에는 인지, 측위, 판단, 제어가 있다.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자율주행의 기능들이 신뢰성이 높고 환경변화에 강인한 성능을 가져야 한다”며 “최근에 기계학습의 수준을 도약시킨 딥러닝 기법이 자율주행에 적용되어 자율주행의 수준을 도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지 부분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딥러닝 기법을 쓴다고 해서 100% 안전성 보장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차 주변의 동적 개체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느냐 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차선을 변경하려고 점멸등을 켰을 때 뒤에 차가 끼어드는 것을 허용할지 아닐지 그 의도 파악은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다. 주변의 차량과 보행자들의 패턴을 분석해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자율주행기술이 풀어야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멀티 모달러닝, 자율차 안전성 제고 역할
이처럼 인지 단계에서의 작은 실수가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중, 삼중으로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최 교수는 “비행기의 경우 사고율이 낮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여러 경로의 안전장치를 해두는 것처럼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적절한 것이 바로 멀티모달 러닝(Multi-modal Learning)”이라고 소개했다.
멀티 모달러닝이란 다양한 모달 센서를 활용해 인공지능이 상황을 분석하고, 인지하여 판단을 이끌어가는 딥러닝이다.
최 교수는 “카메라 이미지와 레이더 데이터, 라이다 데이터 등 여러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다른 형태의 정보들을 어떻게 통합해 학습시키느냐 하는 것이 멀티 모달러닝의 관건이고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세미나에서는 모빌리티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성차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기회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자율주행 플랫폼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스프링클라우드 송영기 대표가 ‘자율주행모빌리티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처럼 주장했다.
서비스 중심의 모빌리티 시장 변화를 기회로
그는 “기존의 완성차 중심이었던 모빌리티 시장이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아무리 소프트웨어를 좋게 만들어도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없다. 하지만 부품이 고도화되고, 공유경제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즉 이미 상당한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어떻게 그들을 따라가서 앞설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 이제는 정보 제공을 라이다와 여러 센서를 융합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이란 얘기다.
이에 스프링클라우드사는 완성차, 부품 업체 및 설루션 업체와 함께 새로운 자율주행차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송 대표는 “현재 프랑스 나브야社에서 제작한 자율주행 셔틀버스로 전 세계 16개국에서 70여대 운행 중”이라며 “이를 국내에도 도입해 일반도로보다는 대학, 병원, 리조트, 테마파크 등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애초에 자율주행이라는 개념이 나온 이유가 교통 약자를 위한 것으로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가 장애인이나 노인, 어린이 등 운전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줄 수 있다”며, “이런 서비스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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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03-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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