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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8-06-28

우주공간에 기름탄소 대량 존재 은하에만 100억×1조×1조 톤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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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안에 있는 별과 별 사이에는 차갑고 어두운 공간이 존재한다. 이를 성간(interstellar space)라고 한다. 이 안에는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성간물질이 있다. 이 성간물질이 구름처럼 뭉쳐 있는 것을 보통 성운이라고 부른다.

별들은 이 성운에서 태어난다. 그리고 이 성운 속에는 고체인 먼지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기체가 존재한다. 가장 많은 물질은 수소다. 질량으로 따지면 전체 성운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의 대부분은 헬륨이다. 그리고 아주 적은 나머지를 다양한 원소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원소들의 실체를 밝혀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이 다양한 원소 가운데 많은 부분이 기름 모양의 탄소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

우주생성, 생명탄생의 단초가 되는 별 사이 우주공간에 있는 성간 물질의 비밀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사진은 1500억 개의 별들이 모여 있는 은하.  ⓒWikipedia
우주생성, 생명탄생 연구의 단초가 되는 별 사이 우주공간에 있는 성간 물질의 비밀이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사진은 1500억 개의 별들이 모여 있는 은하. ⓒWikipedia

“미래 우주선 기름으로 뒤덮힐 수도…”

28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호주와 터키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은하수 안의 성간에 100억×1조×1조 톤의 끈적거리는 물질인, 우주 기름(space grease)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화학자 팀 슈미트(Tim Schmidt) 교수는 “미래 우주선이 은하수를 여행할 경우 앞 유리가 기름으로 코팅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에 따르면 이 우주 기름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식용유와 같은 기름이 아니다.

“더럽고(dirty), 독성이 있는 것 같은(likely toxic), 오로지 별들 사이의 성간에만 존재할 수 있는 특이한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이 물질이 기름(grease), 그을음(soot), 규토(silicates)로 구성돼 있다.”며, “태양계에서는 이 물질이 태양풍으로 인해 깨끗이 청소돼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우주 기름과 함께 성간 먼지(interstellar dust)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로 발견한 또 다른 물질은 고체에서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변화하는 승화물질 나프탈렌이다. 이 물질이 기체 형태로 존재하면서 기름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는 수소와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은하수 내 성간 공간에 얼마나 많은 기름탄소가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측정을 시도했다. 탄소별(carbon stars)과 관련된 실험이다. 탄소별이란 별의 스펙트럼에 탄소나 시안 등의 탄소화합물의 흡수대가 강하게 나타나 있는 별을 말한다.

진화가 진행된 별에서는 중심부에서의 헬륨 핵융합 반응 결과 탄소가 생성된다. 과학자들은 이 탄소가 별의 중심 부근과 표면 부근에서 발생하는 대류에 의해 별 표면에까지 전달되고, 이로 인해 탄소별이 생성된다고 판단해왔다.  때문에 탄소별은 모두 거성이거나 초거성이다.

“우주생성, 생명탄생의 비밀 밝혀낼 수 있어”

연구팀은 우주 공간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 과정을 재현했다. 슈미트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은하 안에 얼마나 많은 기름 탄소(greasy carbons)가 성간에 존재하는지 추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은하 안에 떠돌고 있는 100만개의 수소원자와 비례해 약 100개의 기름탄소가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100억×1조×1조 톤에 달하는 끈적거리는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 물질은 팩으로 된 버터 제품을 1조×1조×1조 개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기름탄소에 이어 좀약으로 사용하고 있는 나프탈렌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슈미트 박사는 “이런 식으로 성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물질들의 양을 측정한 후 다양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간 물질 분석을 통해 행성이 어떻게 생성됐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 생명이 탄생했는지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주 역사와 관련된 빅 스토리(Big Story)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분적인 것에 불과하고 향후 연구 결과에 따라 세상을 놀라게 하는 빅 스토리(Big Story)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펜대의 천문학자인 헬렌 프레이저(Helen Fraser) 교수는 “그동안 성간 에 얼마나 많은 물질이 형성돼 변화하거나 파괴되는지 천문학자들 간에는 풀기 힘든 매우 어려운 난제였다.”고 말했다.

프레이저 교수는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로 이전에 추정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기름과 유사한 성간 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향후 우주 생성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 기름과 같은 분자들이 어떻게 굳어져 행성을 형성했고 행성 표면에 생명의 근원이 되는 요소들을 퍼뜨려 생명을 탄생하게 했는지 우주와 생명 탄생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자들은 은하의 형성과 별의 생성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식으로 우주 탄생의 비밀이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천문학 저널 ‘Monthly Notice of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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