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루손 섬에서 도살된 코뿔소 뼈와 수십 개의 돌 도구가 발견돼 고고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 발견으로 필리핀에서의 고인류 흔적의 연대가 무려 60만년전 이전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고인류의 뼈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고고학자들은 이 돌도구의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시에 이들이 어떻게 깊은 바다를 건너 필리핀 루손섬으로 도착했는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인류고고학자인 토마스 잉기초(Thomas Ingicco)를 팀장으로 하는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2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돌도구는 모두 57점에 이른다. 이와 함께 전체 골격의 약 75%가 화석으로 변한 코뿔소을 발견했다. 코뿔소 화석의 갈비뼈와 다리뼈등에는 아직도 고기를 잘라낸 흔적이 남아있다. 이들 유적은 강 해협에서 발견했다.
연도를 결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자스핀공명(ESR electron spin resonance)을 이용해서 코뿔소 뼈의 에나멜을 측정했으며, 뼈 위와 아래에 지층에 박힌 석영 결정을 측정했다. 아래쪽 지층의 연도는 약 72만 7,000년으로 나왔으며, 코뿔소 뼈 연도는 70만9,000년으로 추정했다. 위쪽 지층 연도도 70만1,000년으로 나왔다.
지금까지 필리핀에서 발견된 고인류의 흔적은 칼라오 동굴(Callao Cave)에서 발견된 것으로 겨우 6만7000년 전으로 측정됐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이같은 흔적을 남긴 사람들이 누구인가에 모아진다. 학자들은 이들 고인류가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는 수십 년 뒤 아프리카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연구팀은 필리핀 유적을 남긴 고인류는 약200만 년 전에 나타난 호모 에렉투스로 보고 있다. 호모 에렉투스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자바 섬등에서 이미 발견됐다.
저자 중 한 명인 호주 월론공 대학(University of Wollongong)의 고고학자 반 덴 버그(van den Bergh)는 이들 고인류가 아마도 북쪽 대만이나 중국에서 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 심재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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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5-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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