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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10-24

최초 나무 ‘클라독시롭시드’ 정체 생체구조 원시적이지만 강한 생존력 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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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와 가지가 목질로 된 다년생 식물을 나무(tree)라고 한다. 지난 2012년 과학자들이 중국 신장성 한 사막지역에서 나무화석들을 발견했다. 이 나무 종들은 지금까지 발견한 나무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높이 12m의 막대기를 세워놓은 것 같은 이 나무화석들은 지금의 야자수 나무와 유사한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많은 수의 가느다란 가지들을 뻣고 있었는데 과학자들은 이 나무들이 3억7200만~3억93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클라독시롭시드(cladoxylopsid)’라고 명명한 이 나무화석은 주변 화산 폭발의 영향인 듯 이산화규소(silica)가 몸통을 덮고 있어 부패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안에 나무세포 구조를 입체적으로 잘 보존하고 있었다.

고학자들을 통해 세계 최초의 나무인 ‘클라독시롭시드(cladoxylopsid)’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지금의 나무와는 매우 다른 생체구조로 강력한 생존력을 지녔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CHINESE ACADEMY OF SCIENCES HEADQUARTERS
고학자들을 통해 세계 최초의 나무인 ‘클라독시롭시드(cladoxylopsid)’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지금의 나무와는 매우 다른 생체구조로 강력한 생존력을 지녔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HINESE ACADEMY OF SCIENCES HEADQUARTERS

물관부 구조부터 현재 나무와 매우 달라    

24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사막 오지에서 어떻게 이렇게 큰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랄 수 있었는지 궁금증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최근 후속연구를 통해 이 나무조상들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 있는 나무들은 비교적 간단한 생체구조를 지니고 있다. 나무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 물관부(xylem)다. 뿌리 등에서 흡수한 물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말한다. 물관, 헛물관, 물관부섬유, 물관부유 조직과 방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물관부가 수백 개의 가닥을 이루면서 지속적으로 물과 영양분을 실어 나른다. 물관부는 나이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관은 생긴 시기에 따라 그 구조와 크기가 달라지는데 이에 따라 진하고 연한 나이테가 생기게 된다.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빨리 자란 부분은 연한 색으로 직경이 크고 늦여름에서 가을에 자란 부분은 진한 색을 띠게 된다. 그러나 ‘클라독시롭시드’ 나무화석의 경우 물관부서부터 외부 형상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나무와 매우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물관부(xylem)가 줄기 바깥쪽에서 5cm 영역까지 퍼져 있는 점이다. 나머지 중앙 부분은 완벽하게 텅 비어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관부의 가닥들은 마치 파이프를 연결한 듯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무처럼 나이테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관 가닥들 스스로 자체적인 나이테를 형성하고 있었다. 각각의 물관부가 각각의 작은 개체로 스스로 매우 작은 나무(mini-tree)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물관부 가닥들이 자라면서 물관부 사이에 관계가 다시 분리되고 그 지름은 넓어진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영국 카디프 대학의 크리스 베리(Chris Berry) 박사는 “그동안 이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나무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번식 과정 매우 원시적, 경쟁식물 제압    

베리 박사는 “이 나무와 유사한 모습을 현재 야자나무과의 종려나무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관부 등 내부의 생체 메커니즘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지금의 나무들과 전혀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클라독시롭시드’의 높이가 12m에 이른 점, 현대적 감각의 푸른 잎 대신 잔가지 등 다른 구조의 부속물을 갖고 있었던 점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 나무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런 식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었는지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번식하는 과정 역시 매우 다른 모습을 보였다. 나무가 무성해지면 부러지거나 쓰러져 그 주변으로 가지를 펼쳐 나간다. 그곳에서 또 다른 성장이 이루어지고 군집을 이루면서 어려운 자연환경 속에서도 지배적인 식물이 될 수 있었다.

베리 박사는 “이 나무조상들이 어째서 이렇게 독특한 방식으로 생존했는지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화 과정에서 ‘클라독시롭시드’가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나무조상들이 가장 원시적인 생체구조를 갖고 있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나무조상들의 생장과정이 매우 원시적이지만 이 나무에 대항할 수 있는 다른 식물들을 찾아보기 힘들만큰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크리스 베리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무조상에 대한 세밀한 해부가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나무조상들이 채택한 생체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또한 나무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획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리 박사는 미국 뉴욕주 길보아에서 발견한 ‘클라독시롭시드’ 나무화석을 연구한 바 있다. 이 나무는 3억85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지만 그 안에 모래가 가득 차 있어 지금의 나무와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중국 신장성에서 발견한 화석들은 현재의 나무들과 비교가 가능할 만큼 크기가 컸으며, 또한 유리와 비슷한 이산화규소로 덮여 있어 오래 전에 살았던 나무조상들의 그 내부 흔적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나무는 오랜 역사에 걸여 인류에게 풍요한 삶을 안겨준 존재다. 또한 광범위한 상징을 지닌 존재이기도 한다. 모든 시대, 모든 지역에 걸쳐 수많은 나무에 관한 역사와 전설, 설화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 나무와 관련된 조상 이야기가 과학자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3억6000만~4억2000만 년 전 지구 상에 번성한 식물로 알려진 ‘클라독시롭시드’ 연구를 통해 가장 친근한 식물 나무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10-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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