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발견된 가장 큰 다이아몬드는 ‘컬리난’(Cullinan) 다이아몬드이다. 190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미어 광산에서 발견된 이 다이아몬드는 무려 3,106캐럿(621.35g)이나 된다. 광산 창시자 이름을 따 컬리난으로 불리는 이 다이아몬드는 9개의 큰 다이아몬드와 96개의 소형으로 커팅됐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는 영국 왕실 차지
이 중 530캐럿(106g)으로 가장 큰 컬리난 1은 영국 왕실의 대관식 때 사용하는 왕의 홀(sceptre)에 장식됐다. 홀이란, 왕이 들고 다니는 커다란 지팡이를 말한다. 모세가 홍해를 가를 때도 지팡이를 사용했고, 다윗도 양을 키울 때 지팡이를 사용한 것에서 보듯이, 서양에서 지팡이, 또는 홀은 절대적이고 신성한 권력을 상징한다.
두 번째로 큰 컬리난 2 다이아몬드 역시 영국 왕실이 사용하는 왕관에 붙여졌다.
컬리난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 중에서도 매우 품질이 뛰어난 II 형에 속한다. 이중 IIa 형은 전체 다이아몬드의 1~2%에 불과하고 IIb형은 0.1%에 들어가는 상품이다. 이렇게 II 형 다이아몬드가 특히 투명도가 좋은 것은 질소화합물을 적게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에게 관심사는 II형 다이아몬드는 과연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이다. 그리고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그 비밀이 일부 벗겨졌다.
일반적으로 다이아몬드는 땅 속 160km 아래에서 고압에 의해 생성된 뒤, 화산폭발에 의해 지표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컬리난과 같은 II형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다이아몬드 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형성됐다고 미국보석학연구소(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 소속의 다이아몬드 지질학자인 에반 스미스(Evan Smith)는 발표했다.
뉴욕에 있는 미국보석학연구소에서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만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연구팀은 53개의 II형 다이아몬드를 분석했다. 이중 9개 샘풀은 갈아 조각으로 내거나, 잘라서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주요 분석 대상은 다이아몬드에 들어있는 미세한 내포물(inclusions)이다. 일반적으로 다이아몬드에 들어있는 불순물로 된 작은 방울인 내포물은 품질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53개 중 38개(72%)의 II 형 다이아몬드 내포물은 금속이 풍부한 광물로서 철 니켈 등을 포함했다. 이와 함께 이 작은 방울에는 수소와 메탄을 포함했는데, 이는 이 불순물이 철 니켈 탄소 황 등의 혼합 반죽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53개 중 15개에서는 석류석 같은 실리콘 계열의 광물이 들어있었다. 이것은 360km에서 750km 지점에서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왜냐하면 750km 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면 석류석이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혼합물은 지금까지는 어떤 다이아몬드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금속성 액체상태에서 고압 받아 생성돼
더욱 놀라운 사실은 메탄이 발견된 것은 이 다이아몬드가 아주 작고 고립된 곳에서 금속성 액체(metallic liquid)로 존재하다가 다이아몬드 결정체로 변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일반적으로 보통 다이아몬드는 지하 160km 지점 맨틀의 산소가 많은 바위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팀은 결국 품질이 아주 우수한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 알려진 일반적인 다이아몬드 보다 더 깊은 곳에서 맨틀 곳곳에 작은 주머니 형태로 뿌려져있는 금속성 액체가 고압을 받아 생성됐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안에 있는 작은 나라인 ‘레소토왕국’(Kingdom pf Lesotho)에서 2006년 8월 22일 발견된 레소토 프로미스(Lesotho Promise)도 II 형 다이아몬드 이다. 이 왕국의 렛셍(Letseng)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채굴된 603캐럿짜리 레소토 프로미스는 그 해 10월 벨기에 안트워프 경매에서 1,200만 달러에 팔렸다.
커다란 II형 다이아몬드 중 역사적으로 유명한 것은 13세기 인도에서 발견된 코히누르(Koh-i-Noor)가 꼽힌다. 793캐럿의 이 다이아몬드 역시 지금은 영국 왕실의 왕관을 장식하고 있어서 인도 파티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이 소유권을 주장하기도 한다.
원석 형태로 매우 비싸게 팔린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도 II 형으로 품질이 뛰어나다. 지난해 보츠와나에서 발견된 813캐럿 짜리 콘스텔레이션은 올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6,300만달러(약 700억원)에 두바이 부호에게 팔렸다.
내면의 깊은 곳에서 엄청난 압력을 극복하고 일어선 사람이 훌륭한 인격을 쌓듯, 다이아몬드도 지하 깊은 곳에서 더 높은 압력을 받아야 맑고 투명하며 품질이 좋은 대형 다이아몬드가 형성된다.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16-12-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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