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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6-11-22

1인 기업 '펀 비즈니스' 주목하라 최재붕 "작은 차이에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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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진화해왔다. 지금 현생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이다. 아니,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이다.

스마트폰을 도구로 사용하는 ‘포노 사피엔스'로 새로운 소비와 유통의 판이 짜이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를 겨냥해서 새로운 사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대기업은 물론 1인 기업도 예외는 없다.

성균관대학교 최재붕 기계공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은 이제까지의 소비와 유통의 구조를 뒤집는 기술의 결과"라고 정의를 내렸다.

최 교수는 21일(월)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개최된 ‘1인 창조기업' 성공 포럼에서 예비 창업자들과 만나 ‘1인 미디어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류의 최종 본능을 ‘펀(fun)'이라고 정의내리고 이에 맞는 '펀 비지니스'를 구상하라고 덧붙였다.

달라진 1인 미디어 플랫폼을 잡아라

지난 2007년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 그 결과 인간은 스마트폰을 새로운 도구로 인식하고 스마트폰 없이는 살기 어려운 '포노 사피엔스'로 살아가고 있다고 규정했다.

최재붕 교수도 바로 이 '포노 사피엔스'에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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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교수는 1인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펀 비지니스에 신경쓸 것을 조언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최재붕 교수는 1인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펀 비지니스에 신경쓸 것을 조언했다. ⓒ 김은영/ScienceTimes

먼저 스마트폰은 미디어 혁명을 일으켰다. 과거 소비자들은 욕망을 매스미디어에 의지해 분출해왔다. TV광고는 소비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신문이나 TV를 더이상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발달은 '동영상'의 소비를 가져왔다. 최 교수는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빅데이타를 통해 사람들의 동영상 욕구를 읽어냈고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거대 국가나 다름없다. 페이스북 안에서는 자신의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충실한 네티즌 14억명이 상주하고 있다. 기업은 바로 이 소비자들에게 광고를 하고 싶어한다. 수익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컨텐츠가 변화하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미국 인기 스타는 가수 ‘저스틴 비버'였다. 지금은 혼자서 게임 방송을 하는 ‘퓨디 파이(Pewdipie)'가 부동의 1등이다.

최재붕 교수는 "더이상 가수는 미국에서 우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퓨디 파이를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유튜브 스타로 꼽았다. 그의 방송은 평균 1편 당 4천만명이 본다. 그가 혼자서 벌어들인 광고비는 한 해 135억원에 달한다. 최 교수는 "미국의 모든 기업이 퓨디 파이의 방송에 광고를 내고 싶어 할 정도"라고 밝혔다.

'포브스'가 인정한 유튜브 스타 '퓨디 파이'가 게임 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포브스'가 인정한 유튜브 스타 '퓨디 파이'가 게임 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Youtube.com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1인 방송의 탑 스타들은 연 2억~4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대도서관, 양띵, 악어, 김이브 등의 BJ(Bachelor of Journalism)들이다.

최 교수는 "비지니스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중국 타오바오몰에서 가장 인기있는 쇼핑몰도 1인 방송국이다. 이 방송의 특징은 소비자가 참여한다는 점이다. 방송을 보다가 바로 구매하기로 넘어갈 수 있다. 하루 3억명이 본다"고 분석했다.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라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라는 광고 카피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최 교수는 작은 차이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최 교수는 작은 차이, '디테일'한 차이를 인간만이 알아낸다고 강조했다.

같은 변기인데 하나는 그냥 변기이고 하나는 예술품이다.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변기는 예술품이다. 현대미술 작가 마르셀 뒤샹은 남성용 소변기에 'R.Mutt 1917'이라고 서명해서 전시했다. '엥프라멘스(inframince)', 바로 이 미묘한 차이가 격차를 만든다. 성공의 차이로 갈린다.
같은 변기인데 하나는 그냥 변기이고 하나는 예술품이다.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변기는 예술품이다. 현대미술 작가 마르셀 뒤샹은 남성용 소변기에 'R.Mutt 1917'이라고 서명해서 전시했다. '엥프라멘스(inframince)', 미묘한 차이가 격차를 만든다. 성공의 차이로 갈린다. ⓒ Flickr.com

그는 우버와 콜택시를 사례로 설명했다. 우버가 시가총액 75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기술적인 우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수십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는 전화를 부르면 친절하게 집 앞에 대기하는 '콜(call)' 택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었다.

최 교수는 "과거 사람들이 우버와 같은 회사를 만든다고 했을 때 콜택시와 뭐가 다르냐고 반발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주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별거 아닌 듯 한 이 작고 미묘한 차이는 커다란 격차를 만들어냈다.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최 교수는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함에 따라 돈의 흐름이 '펀'(Fun)중심으로 흐르고 있다"며 "이러한 트랜드를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인간의 DNA에는 재미를 추구하는 본능이 새겨져 있다.

그는 "재미를 추구하면서 도파민이 생성되고 이러한 호르몬이 면역체계를 만들며 인간을 생존하고 강건하게 만들어 결국 인류의 진화를 촉진시켰다"고 주장했다.

인류가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상품 기획하면 잘 팔린다. 최 교수는 중국 텐센트를 지목했다. 시장조사기관 뉴주는 지난해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회사 1위가 중국 텐센트(滕訊)라고 발표했다. 텐센트 연매출 중 11조가 바로 게임에서 나온다.

판이 바뀌었다. 전략도 자본도 변화할 때가 되었다. 과거 전세계를 호령하던 글로벌 제조 기업들은 쇄락의 길을 걸었다. 소니, 파나소닉, 노키아, 모토로라가 무너져 내렸다. 과거 국내 음악시장의 100배라 불리던 J 팝 시장의 자본도 K 팝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다. 이는 시장이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돈의 흐름이 소비자를 향해 흐른다는 증거였다.

기술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이 먼저이다. 스토리를 만들어라. 미묘한 차이에 집착하라. 최 교수는 "얇은 막과 같이 작은 차이를 구분해내는 인간들만의 특성을 비지니스에도 적용하라"며 끝까지 애정어린 조언을 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6-1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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