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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5-12-28

개구쟁이 데니스 닮은 로봇 공학자 올해의 과학인물(4) 데니스홍 UCLA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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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이자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 중 한 명이다.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이자 '개구쟁이 데니스'를 닮아 영어 이름이 '데니스'인 남자. 이 모든 것이 데니스홍 교수를 나타내는 말이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로봇 공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한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인 다윈(DARwin)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고,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로봇 공학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데니스홍 교수에게 로봇은 남다른 의미이다. 그에게 로봇은 사람을 위한 이로운 기계이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서 로봇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다.

시각장애인도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기도 했고, 재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도 했다. 그냥 로봇이 좋아서 로봇을 만들었지만, 그 결과 다르파(DARPA) 어반 챌린지 무인 자동차 대회에서 3등을 했고, 다르파 재난구조 로봇 대회에서 결승까지 올라갔다.

다윈-OP를 참고하여 만든 로봇 3D 모델링 사진 ⓒ Fabien Rohrer / wikipedia
다윈-OP를 참고하여 만든 로봇 3D 모델링 사진 ⓒ Fabien Rohrer / wikipedia

데니스홍 교수가 유명해진 것은 바로 휴머노이드 로봇 '다윈'(DARwin) 때문이다. 'Dynamic Anthropomorphic Robot With Intelligence'의 약자로, 팬클럽까지 가지고 있는 놀라운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2004년 다윈이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그 당시에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다. 로봇 연구는 늘 사람처럼 걷는 로봇에 관심이 많았다. 데니스홍 교수는 그래서 작은 로봇을 만들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다윈이 처음 만들어질 당시에는 '가능성'에 대한 연구였다. 어떤 모터를 사용하고,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를 보았다. 그래서 어떤 센서도 사용하지 않았다. 즉 오픈 루프 제어(open loop control)이었다.

다윈은 성공적으로 만들어졌고, 그는 다윈의 연구 과정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그랬더니 여러 곳에서 구매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해왔다. 하지만 그는 다윈을 팔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에 '공유'했다.

데니스홍 교수는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데니스홍 교수는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 김의제 / ScienceTimes

오픈소스, 로봇 발전의 시작이 되다

데니스홍 교수는 돈에 욕심을 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돈을 받고 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는 고민이 생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 살면서 고민이 있을 때 하는 그 질문이었다. "내가 이걸 왜 시작했지?"

그는 애초에 연구용이자 교육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다윈-OP'(DARwin-OP)라는 이름으로 다윈은 인터넷에 오픈 소스 형태로 공개되었다.

다윈-OP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자 오픈소스 하드웨어이다. 일반적으로 소프트웨어만 오픈소스 형태로 공유하는 것과는 다르게, 다윈은 하드웨어도 오픈소스 형태로 공유되고 있다. 거대한 돈 대신 선택한 '공유'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지고 왔다.

다윈이 공개되고 몇 년 사이에 굉장히 많은 관련 논문과 연구가 발표된 것이다. 다윈에게 프로그래밍을 한 것이 아니라, 다윈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습득했다. 이로써 다윈-OP는 오픈소스의 성공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사람처럼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데니스홍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사진은 휴머노이드 로봇인 ASIMO ⓒ Gnsin / wikipedia
사람처럼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데니스홍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사진은 휴머노이드 로봇인 ASIMO ⓒ Gnsin / wikipedia

"현명하게, 그리고 열심히 일하라"

데니스홍 교수가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다. 로메나 연구소에는 새벽 3,4시까지 항상 불이 켜져있고, 학생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이것은 데니스홍 교수가 하라고 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 모두 로봇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는 항상 "즐기는 것을 잊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진정한 성공의 비결을 여기에서 꼽기도 한다. 즐겁게 일할 때, 가장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니스홍 교수는 많은 강연에서 "즐겁게 일하되, 열심히 일하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그는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의력, 공학적 직감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히 무언가 만드는 것 이상으로 어떤 것을 하고 싶다면 필요한 것이 있고, 이것을 학교 교육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데니스홍 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하는 것이 또 있다. 과학 기술자로서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로봇으로 인해 나쁜 일이 생긴다면, 그건 로봇을 잘못 사용한 사람의 문제라는 것이다.

마치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었지만, 나쁜 방식으로 사용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던 것처럼 말이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술을 만들었을 때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Follow your Dreams, Not the Trends' 데니스 홍 교수의 공식 사이트에 나와 있는 말이다. 로봇을 좋아해서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된 그는 여전히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을 연구하고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5-12-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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