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황정은 객원기자
2015-06-23

올바른 걷기 알려주는 스마트 신발 [인터뷰] 김종호 표준과학연구원 박사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올바른 걸음걸이를 알려주는 ‘스마트 신발’이 등장해 흥미를 끌고 있다. 김종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박사팀이 평소 자신의 걷기 습관을 점검해 줄 새로운 스마트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현재 국내외 7개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앞으로 상용화를 위한 기술 이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김종호 KRISS 박사 ⓒ KRISS
김종호 KRISS 박사 ⓒ KRISS

압력에 반응하는 촉각센서와 LED 기술 융합

“최근 웨어러블 기기 개발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연구에 흥미를 갖는 분들이 많으세요. 저희팀의 이번 연구는 스마트 신발을 통해 걸음 수와 자세를 교정하고, 이 과정을 이용해 신체활동을 모니터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동작 원리는 개발한 스마트 시스템이 신발깔창에 장착됨으로써 정보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압력 및 힘을 측정하는 필름형 촉각센서를 신발깔창에 삽입해 발의 압력분포를 측정하죠. RGB LED를 통해 족압 분포를 시각화 한 후 이를 걸음걸이 교정에 활용하도록 했어요. 이러한 모든 과정은 스마트폰에 연동돼요. 때문에 사용자가 제대로 된 걸음을 걷도록 모니터링 할 수 있죠.”

김종호 박사팀이 개발한 LED 스마트 신발은 압력을 측정하는 촉각센서와 빨강, 초록, 파랑 색 조합이 가능한 RGB LED를 융합해 발의 압력에 따라 빛의 세기 및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보행 모니터링을 통한 정확한 걸음 수를 측정할 수 있고 LED 시각 피드백을 통한 걸음걸이 교정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걸음걸이는 발의 뒤꿈치(후족부), 중간(중족부), 엄지발가락(전족부) 순으로 몸무게 중심이 움직여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걸음걸이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렇게 걷지 않아요. 전족부에 먼저 무게중심이 가기도 하고, 발 옆쪽에 무게 중심을 두기도 합니다. 모두 잘못된 습관이라고 할 수 있죠. 걸음걸이는 건강과도 직결되잖아요. 때문에 자신의 걸음걸이를 시각화 해 보여준다면 이를 개선하는 데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개발한 스마트 신발은 몸무게 중심이 후족부에 있을 때는 빨강색, 중족부에서는 파랑색, 전족부에서는 초록색으로 바뀌도록 했습니다.”

시스템이 더욱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김종호 박사는 기존 신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앞서 언급했듯 통합 시스템은 신발의 깔창에 장착되고 RGB LED는 신발 자체에 장착되도록 한 것이다. 통합 시스템과 LED는 신호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만약 LED가 필요 없이 스마트 신발 깔창만 필요하다면 기존 신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스마트 신발에 사용된 촉각센서는 0.2 mm 이내의 두께를 갖는 필름형태입니다. 신발깔창에 삽입할 수 있어요. 충격과 마모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죠. LED의 경우, 사용자가 모드를 변경함으로써 다양한 색과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신발은 스마트폰 어플과 연계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해당 어플을 작동시키면 신발 내 위치별 촉각센서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죠. 이를 통해 보다 쉽게 자신의 보행 자세를 교정할 수 있고 보행 모니터링으로 정상걸음의 횟수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했다. 24시간 동안 지속되는 배터리는 케이블 등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며 LED 사용으로 인한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촉각 센서만을 작동시킬 수도 있다.

김종호 박사팀이 개발한 스마트신발. 압력이 닿는 곳마다 다른 색으로 표시된다. ⓒ KRISS
김종호 박사팀이 개발한 스마트신발. 압력이 닿는 곳마다 다른 색으로 표시된다. ⓒ KRISS

센서 활용범위 넓히기 위해 시작한 연구

김종호 박사는 현재 KRISS 질량힘센터에 소속돼 있다. 질량힘센터는 이름 그대로 압력과 힘 센서에 대한 개발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다. 김종호 박사는 “13년 이상 지능로봇의 촉각센서 연구와 인공피부 개발 연구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일상으로 센서 연구가 더 깊이 들어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에 활용범위를 넓히고자 스마트 신발을 개발하게 됐다”고 연구 계기를 이야기 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촉각센서와 스마트 기기를 접합시키는 연구에 더 매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은 터치를 통해 구동되잖아요. 이 때 터치 위치와 터치의 힘을 동시에 인식하는 게 차세대 터치센서 및 촉각 액추에이터(구동기)입니다. 이를 이용한 햅틱 구동기를 개발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스마트 신발, 스마트 밴드 등 의공학적 관련기술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

그가 이처럼 실생활과 관련된 연구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연구결과가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모습을 보며 많은 희열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종호 박사는 “지금까지는 주로 로봇용 인공피부, 차세대 터치센서 등을 만들었기에 일반 대중들에게 연구를 소개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이름만 들어도 생소하지 않나.(웃음) 그런데 이번 연구를 진행하니 많은 분들이 흥미를 갖고 재미있어 하시더라. 개발한 신발을 신고 현장 테스트 겸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원에서 산책과 운동을 했는데 그 때도 많은 분들이 신기해 하셨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술과 생활의 밀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기도 했다”며 연구를 통해 얻은 생각을 이야기 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스마트 신발과 관련한 스마트 깔창 연구를 몇 몇 업체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 콘텐츠 문제로 인해 상용화 모델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아마 저희가 개발한 스마트 신발이 발 건강, 안전, 패션 등 세 가지 기능을 갖춘 첫 상용화 모델이 될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발 건강과 관련한 콘텐츠 연구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는 김종호 박사는 의료관계자와 협력해 발 지압에 따른 마사지 모니터링, 신발 장착으로 인한 정형, 그리고 재활의 관점에서 발 건강 모니터링을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전했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5-06-23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