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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7-26

올림픽은 스포츠과학의 경연장 런던올림픽에서 보는 스포츠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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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수영선수들에게 자랑스러운 해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포함해 1년 동안 무려 105번의 세계신기록 경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17번의 세계신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2008년에 이처럼 세계신기록이 양산된 것은 특별히 제작된 수영복 때문이었다.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105명의 수영선주 중 절반이 훨씬 넘는 79명이 수영선수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마이클 펠프스는 괴력을 발휘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무려 7개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면서 8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올림픽 사상 최다관왕 기록까지 수립하며 ‘수영 황제’란 칭호를 얻었다.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는 ‘기술적 도핑’?

베이징올림픽이 끝나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마이클 펠프스가 입었던 수영복을 주목했다. 그리고 그 수영복을 ‘올해의 발명품 50선’ 중의 하나에 포함시켰다. 영국의 스피도(Speedo) 사가 제작한 첨단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LZR Racer)'였다.

▲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특수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의 세계 신기록 사례가 무려 105건에 달했다. 사진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을 가져간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 선수 등 역대 저명했던 수영선수들. 한 수영복 회사에서 제작한 특수 수영복을 입고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Speedo 홈페이지

스피도 사는 이 수영복을 만들기 위해 2005년부터 3년 간 미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저항이 가장 적고 부력을 좋게 하는 소재를 개발했다. 방수기능도 탁월해 수영복이 전혀 물을 먹지 않아 시간이 지나도 수영복 무게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상어의 피부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 수영복에 대해 알게 된 다른 나라 수영팀 관계자들은 선수들에게 이 수영복을 입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내용의 이야기들이 코치들을 통해 기자들에게 전해지면서 '레이저 레이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펠프스가 이 수영복을 안 입었다면 그처럼 많은 금메달을 딸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이어 레이저 레이서는 기술적 도핑(doping)이라는 국제적(?) 원성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국제수영연맹(FINA)은 룰을 바꿔 이번 런던올림픽부터 ‘레이저 레이서’와 같은 수영복을 입는 것을 금지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는 펠프스가 입었던 그 괴력(?) 수영복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 사례는 스포츠에 있어 과학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그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수영복 ‘레이저 레이서’ 스토리는 스포츠과학 전체 이야기 속에서 일부분에 불과하다. 네이처의 대표적 자매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지는 최근 런던올림픽 관련 기사를 게재하면서 세 명의 스포츠과학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올림픽 스포츠를 움직이는 두 가지 축에 대해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메달을 따기 위해 필요한 끈질긴 훈련과 체력을 한 축으로, 또 다른 한 축은 과학으로 봤다. 과학이 스포츠에 적용되면서 1896년 첫번째 올림픽 이후 지금까지 올림픽 기록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

과학과 무관한 올릭픽 경기 찾기 힘들어

구기 종목에 있어 스포츠과학의 영향은 지대하다. 그러나 모든 팀이 같은 룰에 의해 경기를 하고 있는 만큼 스포츠과학이 지나치게 한 팀에 집중되면 곧 항의를 받게 되고 평준화가 이뤄지게 된다.

문제는 기록경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펠프스 선수처럼 아주 특별한 수영복을 입고 출전해 세계기록을 경신했을 경우 불평등이 존재할 수도 있지않냐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그 기록은 이전 수영선수들의 기록들, 또 이번 런던 올림픽의 기록들과 비교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1896년 첫 번째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 장대높이뛰기 육상선수인 빌 호이트(Bill Hoyt)는 나무 장대를 이용해 3m30cm를 뛰어넘었다. 그런데 1950년 금속장대가 등장하자 기록은 갑자기 뛰었다.

그 후, 유리섬유 장대가 등장고, 5m96cm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 장대높이뛰기의 기록은 장대를 잡는 높이와 떼는 높이에 달려 있다. 장대를 잡는 높이는 선수의 신장, 장대의 재질, 도움닫기 스피드에 영향을 받는다.

이 중에서 도움닫기 스피드는 기록 결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즉, 도움닫기 스피드가 빠르면 빠를수록 장대를 구부리는 에너지가 크고 그 반발력에 의해 신체는 높이 뛰어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기록을 내는데 있어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하는데 반해, 선수가 어떤 재질의 장대를 사용해야하는지에 대 특별한 규제는 없다. 장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첨단 과학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많은 부분이다.

올림픽에서 진행되는 경기 중에 스포츠 과학과 무관한 종목을 찾기는 거의 힘들 정도다. 그만큼 현대 올림픽은 스포츠과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스포츠과학을 이해하면서 런던올림픽을 보았을 때 그만큼 더 흥미진진한 내용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7-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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