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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별 지도를 발견하다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가 남긴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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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천문학자 히파르코스

히파르코스는 기원전 190년 고대 그리스에서 태어난 헬레니즘 시대의 천문학자, 지리학자, 그리고 수학자이다. 수학자로서의 히파르코스는 삼각법(Trigonometry: 삼각형의 변, 각 사이의 관계로부터 유도되는 여러 기하학적 도형을 연구하는 분야)을 창시함으로써 현재 수학의 기초를 다진 인물로 여겨진다.

히파르코스 ⓒ mathshistory.st-andrews.ac.uk

천문학자로서의 히파르코스의 업적은 더 훌륭하다. 그는 17세기에 들어서야 아이작 뉴턴 경에 의해서 설명된 지구의 세차운동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이다.

히파르코스는 세차운동(회전하는 물체의 회전축이 움직이지 않는 한 축의 둘레를 도는 현상)으로 인해서 춘분점이 황도대를 통해 이동됨을 발견했으며, 세차운동은 매우 느린 주기로(실제로는 약 26,000년을 주기로, 히파르코스의 계산에 따르면 36,000년보다 길지 않은 시간) 작은 원을 그리며 회전함을 밝혀냈다. 또한 그는 현재의 태양과 달의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정확하게 추정한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되고 있다.

 

히파르코스의 가장 큰 업적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별의 등급은 밝을수록 낮은 숫자를 가지고 있으며 어두울수록 높은 숫자로 표현되는데, 이러한 표현법이 바로 히파르코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기원전 약 135년경 히파르코스는 하늘에서 관찰할 수 있는 별들을 밝기에 따라서 1등급에서 6등급까지 총 6단계로 나누었다. 하늘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밝은 별들을 1등급으로 구분했으며 맨눈으로 겨우 관찰할 수 있는 별들은 6등급에 배치되었다.

물론 위 표기법은 한 번에 이해하기 불편하며 현재 여러 가지로 변형된 상태이다. 즉, 등급 시스템이 더 체계화되며 현재는 1등급의 별이 6등급으로 구분되는 별보다 100배의 밝기를 가지도록 정의되어 있다. 또한 1등급 별보다 밝은 별은 0등급이나 혹은 마이너스(-) 등급까지도 가질 수 있으며 6등급보다 어두운 별은 6보다 더 높은 숫자의 등급을 가지게 된다. 중요한 점은 히파르코스가 이러한 분류법을 통해서 그의 가장 큰 천문학적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매우 포괄적인 초기의 성단 표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시운전 중인 Hipparchus 탐사선의 모습 ⓒ ESA

히파르코스는 그의 스승이 남긴 별의 위치 목록을 기반으로 약 800여 개의 별과 그들의 위치들에 관한 목록(Catalog)을 작성했다. 그의 업적을 기반으로 히파르코스의 제자인 프톨레마이오스는 다시 1,000개가 넘는 별에 관한 목록과 세부 정보들에 관해서 작성하며 위치 천문학의 근간을 만들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 1989년 최초의 위치 천문학 임무를 진행할 때 임무의 이름을 위치 천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히파르코스의 이름을 따서 Hipparchus(High Precision Parallax Collecting Satellite, 고정밀 위치 및 시차 수집 위성)라고 명명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보기 - “유럽의 첫 번째 위치 천문학 미션”) 다만 그의 목록은 아쉽게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뒤, 그의 제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작성한 기록으로만 존재가 전해져왔다.

사라진 그의 목록이 발견되었다

2022년 10월, 학자들은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의 오랫동안 잃어버린 별 지도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중세 기독교 문서의 아래에 ​​숨겨져 있었다.

중세 양피지에 쓰여진 기독교 문서들 사이에 히파르코스의 목록 일부가 발견되었다고 여겨진다. ⓒ 자료 제공: 워싱턴 DC의 성경 박물관 (CC BY-SA 4.0), 사진: 로체스터 대학의 초기 원고 도서관/라자루스 프로젝트

중세 양피지에 쓰여진 기독교 문서들 사이에 히파르코스의 목록 일부가 발견되었다고 여겨진다. ⓒ 자료 제공: 워싱턴 DC의 성경 박물관 (CC BY-SA 4.0), 사진: 로체스터 대학의 초기 원고 도서관/라자루스 프로젝트, 다중 스펙트럼 처리: Keith T. Knox

중세 양피지에 쓰여진 기독교 문서들 사이에 히파르코스의 목록 일부가 발견되었다고 여겨진다. ⓒ 자료 제공: 워싱턴 DC의 성경 박물관 (CC BY-SA 4.0), 사진: 로체스터 대학의 초기 원고 도서관/라자루스 프로젝트, 다중 스펙트럼 처리: Keith T. Knox, 노란 글씨 작성: Emanuel Zingg

최근 국제 학술지 천문학 역사 저널(Journal for the History of Astronom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00년 히파르코스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항성 지도(Hipparchus Star Catalog)이자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중세 시대에는 동물의 가죽으로 만드는 양피지(parchment)가 얇게 재가공된 후 종이처럼 사용되어왔는데, 양피지는 보관이 용이하기 때문에 종이의 생산이 본격화 되기 이전까지 자주 이용되던 필기 재료였다.

양피지는 재활용하기 위하여 긁어낸 후 다른 내용으로 자주 채워놓았는데 한 양피지에는 기독교 관련 필사본이 적혀있었다. 연구진들은 바로 이 중세 양피지에서 히파르코스의 항성 지도의 증거를 찾아냈다.

 

천체의 정확한 위치와 정보를 작성하려 노력했던 히파르코스

천체 목록이 숨겨져 있던 양피지는 이집트의 성 캐서린 수도원(Saint Catherine's Monastery)에 보관되고 있었으며, 이후 현재까지 워싱턴 DC에 있는 성경 박물관에 소장되고 있었다. 연구를 이끈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피터 윌리엄스 박사(Dr. Peter Williams)에 따르면 수년 전 그의 학생이 한 양피지에서 그리스어로 쓰여있던 한 문구를 발견했고 이를 통해서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양피지에서 긁어낸 문구들과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다중 스펙트럼 이미징 기술을 사용했다. 각 페이지를 다른 파장의 카메라를 통해서 여러 번 촬영한 후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양피지에서 숨겨진 문구를 찾아낼 수 있는 주파수 조합을 찾아냈다. 이를 통해서 연구진들은 양피지를 분석했고, 그 결과 천체의 정확한 위치와 정보를 작성하려 노력했던 히파르코스의 노력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 센터의 과학 역사가인 빅터 지정버그(Victor Gizemberg)는 위 기술을 통하여 분석한 결과 북쪽 하늘의 북쪽왕관자리(Corona Borealis)의 길이와 너비를 도(degree) 단위로 나타내는 숫자와 별자리의 가장 먼 모서리별 좌표를 확인했다고 한다. 기셈버그는 위 결과를 확인하기에 앞서 매우 흥분되었다고 밝히며, 결과 분석 결과 별 좌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이번 새로운 증거를 통해서 현재까지 가장 믿을만한 히파르코스의 별 목록을 재구성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2-10-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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