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2013 R&E 페스티벌 현장 르포

지난해부터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DGIST R&E(Research &Education)’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 연구팀은 대구과학고등학교의 7개 팀, 대구일과학고의 5개 팀, 현풍고의 3개 팀, 포산고의 2개 팀, 한국 과학영재학교의 1개 팀 등 총 18개 팀이다.

학생들은 매주 수요일 DGIST를 방문해 연구원들과 함께 다양한 연구과제에 참여해왔다. 지난 여름방학 기간 중에는 2주 동안 DGIST 기숙사에 머물면서 보다 심화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 많은 학생들이 연구를 통한 교육과정인 R&E를 통해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14, 15일 울산과기대에서 열린 ‘2013 R&E 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ScienceTimes 김의제 사진기자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손잡고, 14일 ‘2013 R&E 페스티벌’을 개최한 울산과기대(UNIST)도 R&E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월 울산과학고와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는데, 그 중 R&E에 대한 지원이 들어 있다.

R&E 마니아들 대거 등장해…

R&E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구성한 팀과 함께 학기 초에 연구주제를 선정해 1년간 함께 연구하면서 논문 형태로 결과를 작성해 발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UNIST는 대학교수들의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연구하면서 배우는 R&E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접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연구 프로젝트가 성과를 강조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교육을 통한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한 체험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2013 R&E 페스티벌’에 전시된 연구성과들. 전국 74개 고교, 250개 팀의 성과들이 모두 전시돼 큰 주목을 받았다. ⓒScienceTimes 김의제 사진기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제 연구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지식과 연구방법, 과학적 논의 과정 등을 배우는 과정으로 돼 있는데 학생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많은 학교에서 R&E 마니아들이 등장해 그 인기도를 실감케 하고 있다.

서울의 S고교의 경우 지난 2012년 17개 R&E팀이 연구 활동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팀만으로 많은 학생들의 R&E 열망을 다 수용할 수 없어 추첨을 해야 할 정도였다. 어떤 R&E 프로그램의 경우 경쟁률이 5대 1을 넘었다.

R&E가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다른 수업과정과 달리 즐겁기 때문이다. S고교의 R군은 연구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다.

R&E가 진행되는 시간은 교과 외 시간이다. 방과 후, 혹은 주말을 활용해 연구 활동을 진행하기 마련인데 개인 시간을 희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간투자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이 학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E가 즐거운 것은 성취감 때문

이런 분위기는 다른 수업에서 볼 수 없는 성취감 때문이다. J과학고 2년생인 L양은 “스스로 직접 연구를 해보면서 매우 강한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무엇을 진짜 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앞으로 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함께 가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B과학고에서 온 B군은 R&E에 참여하면서 많은 선배 연구원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연구를 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으며, 자신 역시 그 ‘성실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B군 역시 바쁜 시간을 쪼개가면서 R&E에 참여하고 있지만 그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것.

R&E 프로그램은 선진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체험교육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학생들이 이 R&E 프로그램에 이처럼 열광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의 교육에서 채워주지 못한 무엇인가를 채워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식을 주입하는 식의 기존 교육 패턴에서 부족했던 ‘체험’을 학생들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일 울산과기대에서 열린 ‘2013 R&E 페스티벌’에 특별한 인물이 찾아왔다. 지난 2009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강석진 서울대 교수였다. 수학을 전공한 그는 뛰어난 수학자지만 축구광이며, 현 농구팀 감독인 전 허재 선수의 팬이기도 하다.

강 교수는 1천여 명의 후배들이 모인 가운데 수학을 어떻게 체험하는지 그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열렬한 키스신을 수학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마이클 조던의 슬램덩크 슛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해 학생들로부터 큰 웃음을 자아냈다.

강 교수의 주장은 수학을 체험으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 나아가 어떤 과정이든 수학을 적용할 수 있어야 훌륭한 연구결과가 나온다는 조언이다. 이 강연을 듣고 있던 많은 학생들이 강 교수 주장에 동감을 표명했다. 

15일은 ‘2013 R&E 페스티벌’이 끝나는 날이기도 했다. 이틀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참가 학생들 모두 R&E에 대한 강한 열정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연구 활동을 통한 체험교육이 학생들 사이에 확실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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