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주춤하는 듯 보였던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이 메타버스의 부상으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암호화된 나만의 자산을 뜻한다. 몇 년 전 NFT로 만든 미술작품이 수십만 달러에 낙찰되고, 일부 유명인들의 NFT 거래와 수집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했다.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돼 올해 약 30억 달러에 달했던 NFT 시장 규모가 2027년 136억 달러로 연간 35%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효용성과 안전성, 실물 자산으로서의 가치 하락과 맞물려 기대가 예전만 하지 못한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메타버스가 디지털 경제 시대의 플랫폼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NFT가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의 진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암호화된 나만의 자산을 뜻한다. ⓒGettyImagesBank
NFT는 세상에 존재하는 암호화된 나만의 자산으로 불린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토큰마다 고유의 정보를 기록하여, 대체 불가능한 고유값으로 디지털 자산을 가치화하여 투자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구축한 것이 핵심 가치다. 때문에 NFT를 디지털 보증서, 또는 등기권리증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동안 디지털 세상에서 자산은 손쉽게 복제가 가능하고, 실물이 없는 ‘가상’의 아이템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NFT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자산 고유의 소유권과 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런 기술이 뒷받침하자 사진, 영상, 미술품, 부동산,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에 NFT를 부여하여 유일성을 확보함으로써 유통과 거래, 소유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실제로 NFT가 등장하면서 가장 환영한 사람들은 창작자들이었다. 그간 복제가 자유롭고 원본과 복제본의 차이를 식별하기 어려운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창작자들은 본인들의 권리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NFT가 디지털에서도 원본과 복제본을 입증하는 근거가 되자 단기간에 수조 원의 작품들이 거래되었고, 예술품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사진, 영상, 미술품, 부동산, 게임 아이템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에 NFT를 부여하여 유일성을 확보함으로써 유통과 거래, 소유가 가능하다. ⓒGettyImagesBank
하지만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에서 NFT에 활용도를 놓고 회의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메타버스와 웹3.0이 완벽한 현실세계를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NFT가 축포를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한 이유다. 또한, NFT와 저작권 및 소유권을 검증할 수 있는 법적 프레임워크와 규제가 없기 때문에 원본 저작자와 온라인 저작자가 동일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련 산업의 지분은 확보했지만, 효용성 차원에서 걸림돌이 많으니 역시 가상은 가상일 뿐, 현실과의 완벽한 온오프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하듯 NFT 시장은 지난해 정점 찍고, 2022년 올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2021년에는 NFT 시장 거래대금이 약 248억 달러, 우리 돈 31조 7,300억 원을 달성하면서 전년 기준 약 262배 성장했다. 특히 기성 예술가들이 NFT를 통해 미술과 음악 작품을 출시하고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일종의 마켓을 형성하면서 21년 3분기에는 거래대금이 약 107억 달러에 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NFT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소강상태를 나타냈다. 5월에는 거래대금이 8천4백만 달러 수준으로 집계되면서 21년 9월 거래량 대비 77% 감소했다. 이는 금융시장 악화로 인해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심리상태가 극대화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여전히 NFT를 보는 시선에는 의심이 가득하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는 별칭처럼 누군가에게는 환상이 비정상적인 가치를 만드는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NFT를 활용한 디지털 굿즈나 디지털 멤버십, 부동산같은 투자 증명처럼 실제 현실 경제와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 ‘2023 ICT 10대 이슈 전망 컨퍼런스’ 캡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트너는 2021년 NFT는 ‘기대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환멸 단계’에 접어든 상태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럼에도 NFT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산업 영역에서도 기술 분야에서도 NFT가 분명 크게 확장하게 될 모멘텀을 맞을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NFT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이 2.0을 넘어 3.0으로의 발전을 목전에 두고 있다. 블록체인 1.0은 금융거래를 위한 화폐로서의 디지털 경제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기술 초기의 낮은 확장성과 느린 거래로 한정적인 분야에서만 활용되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부분의 이슈들은 블록체인 2.0의 시작으로 상당 부분 해소됐다.
기존 블록체인 시스템에 ‘스마트 계약’ 기술을 추구한 2세대 버전은 사용자 간 계약을 프로그래밍을 통해 자동화하여 신뢰성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확장 가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NFT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이더리움은 대표적인 블록체인 2.0 모델이다.
그리고 블록체인 3.0은 아직 산업계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블록체인 성능을 개선하여 의사결정과 업무영역을 원활하게 해결하고, 정부정책, 의료, 스포츠, IoT 등 사회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기술이 점차 활용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NFT 거래 시장의 불균형도 차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래량의 55.1%는 게임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후 수집품(36.5%), 유틸리티(4.3%), 미술품(3.4%), 메타버스(0.7%) 순이다.
또한, 인프라 구축이 시작된 이상 이를 업그레이드하고,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산업과 사회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NFT를 활용해 기존의 산업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NFT 성장 속도를 점검할 필요는 있다.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걸맞은 생태계 구축, 과도한 기대로 개념만 남는 현상의 지양, 신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동력 점검 등 제반 환경이 뒷받침되면 기대처럼 NFT가 새로운 가치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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