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의 던 탐사선, 베스타 궤도에 도착

태양계 역사 밝혀줄 소행성 탐사 본격 개시

18세기 말, 독일의 천문학자 티티우스는 태양계 행성들의 궤도를 설명하는 하나의 규칙을 발견했다. 오늘날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이라 불리는 이 식은 티티우스가 1766년에 발견했으며 1772년 베를린천문대의 보데가 세상에 알리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해당 식은 다음과 같다.





a=2n×0.3+0.4

a는 태양에서 n번 행성까지의 거리다. 지구의 경우 n값은 1이다. 지구보다 내부에 있는 행성인 수성과 금성은 각각 -∞(음의 무한대)와 0이며 화성은 2이다. 사실 이 법칙은 물리법칙으로부터 유도된 식이 아니다. 직접적인 관측을 통해 발견된 행성들의 거리를 토대로 얻어진 경험적인 것이다. 즉, 이 식이 완벽히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으며 태양계 외의 보편적인 항성계에 적용할 수는 없다.

계산으로 예측된 소행성대

▲ 태양계 최대의 소행성 세레스 ⓒNASA

이 법칙이 발표됐을 땐 수성, 금성, 목성만이 알려진 상태였다. 따라서 이 세 행성은 물론 실제 값과 법칙으로부터 유도되는 값이 거의 일치한다. 헌데 신기하게도 그 이후 발견된 행성들도 마찬가지로 법칙으로 유도되는 값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명왕성이 큰 차이를 보였지만 명왕성은 끝내 행성이 아닌 왜행성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제외할 수 있다. 이 법칙에서 목성의 n값은 4이다. 화성이 2인데 그렇다면 3의 값을 갖는 천체는 무엇일까?

보데를 포함한 6명의 독일 천문학자들은 이 3번 행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1801년, 팔레르모 천문대장인 피아치는 결국 그것을 발견해 ‘세레스(Cere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반인들에겐 매우 생소한 이름인데, 사실 이것은 행성이 아닌 소행성이다.

그렇다면 티티우스-보데 법칙은 틀린 것일까? 그렇다고 할 수만은 없다. 3번 행성이 있어야 할 자리엔 크고 작은 소행성들이 궤도를 이루고 있는 ‘소행성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발견한 세레스는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소행성으로, 소행성대 전체 질량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

세레스는 소행성 + 왜행성

세레스는 소행성임과 동시에 명왕성과 함께 왜행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소행성들은 그 형태가 불규칙하다. 일반적인 행성들처럼 둥근 구 형태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천체를 이루는 물질들을 균일하게 붙잡아둘 수 있는 충분한 중력이 필요하다. 왜행성은 그만한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 점에서 일반적인 소행성과 구분된다. 그렇다면 행성과는 무엇이 다를까?

행성은 자신의 궤도상에서 자신을 공전하는 위성을 제외한 다른 천체들을 배제시킬 수 있을 만한 규모를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지구의 궤도상에는 지구와 달 외의 다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명왕성이나 세레스의 경우 각각 카이퍼대, 소행성대에 속해 있기 때문에 행성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것이다. 즉, 구의 형태를 유지할 만한 질량을 가졌지만 궤도상의 다른 천체를 배제하지 못하며 다른 행성의 위성이 아닌 천체가 바로 왜행성이다. 왜행성은 비교적 최근인 2006년,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되면서 정의됐다.

소행성은 태양계 역사 밝혀줄 열쇠

▲ 던(Dawn)탐사선이 보내온 소행성 베스타의 사진 ⓒNASA

소행성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재앙이다. 직경이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는 물론 모든 생명을 멸종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실제 이를 주제로 한 영화들도 상당수이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소행성대의 소행성들은 행성의 궤도처럼 일정한 궤도만을 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소행성들은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 존재하지만 약 5% 정도는 이심률이 큰 타원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지구, 화성, 목성, 토성의 궤도를 가로질러 가기도 한다. 물론 희박한 확률이지만 얼마든지 지구와 충돌할 수 있다.

하지만 소행성은 공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좋은 연구대상에 더 가깝다. 암석질 행성들은 태양계 형성 초기에 존재했던 많은 운석과 소행성들이 서로 충돌을 거듭하면서 점차 크기가 증가해 결국 하나의 거대한 행성이 됐다고 생각된다. 즉, 소행성을 연구하는 것은 지구를 비롯한 암석형 행성들의 형성과 초기 환경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소행성들은 질량이 작아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는다. 궤도 또한 쉽게 변화한다. 그러나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행성인 목성이 소행성대 전체가 비교적 안정적인 궤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만약 목성이 없었다면 소행성들은 지금보다 더욱 불규칙한 운동을 했을 것이며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할 확률이 지금처럼 희박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잦은 충돌로 지금과 같은 문명은 물론 생명체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소행성들은 태양과 목성처럼 거대한 천체들에 의해 대부분 흡수되고 남은 것들은 목성의 중력에 의해 붙잡혀 소행성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태양계 형성 초기처럼 잦은 충돌을 하지는 않는다. 소행성들이 초기 태양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태양계의 역사 파악 및 우주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왜행성으로도 분류되는 소행성의 대장급인 세레스 같은 경우는 그 가치가 더욱 높다. 기존의 관측에 의하면 얼음 및 수산화물 이온의 흔적이 발견돼 수분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세레스에서의 생명체의 존재 및 생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세레스와 베스타 탐사할 NASA의 던(Dawn)호

이러한 소행성의 모습들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연구하기 위해 지난 2007년 9월 27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탐사선 던(Dawn)호를 발사한 바 있다. 던 탐사선은 세레스와 또 다른 소행성인 베스타의 탐사임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생성된 것으로 예상된다. 세레스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초로 발견된 소행성이자 가장 거대한 소행성으로, 지름이 무려 913km에 달하며 베스타는 지름이 501km로 세레스 뒤를 잇는 거대 소행성들 중 하나이다.

무려 4년에 가까운 쓸쓸한 비행 끝에 던 탐사선은 지난 17일, 소행성 베스타에 도착했다. 던 탐사선은 점차 베스타에 접근해 200km 떨어진 지점까지 다가가 지표구성 성분, 지형, 중력 등 많은 것을 조사할 예정이다. 던 탐사선은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리는 베스타의 선명한 사진을 보내왔다. 거의 완벽한 구형인 세레스와는 달리 울퉁불퉁한 모양이다.

▲ 소행성을 탐사하는 던 탐사선의 상상도 ⓒNASA



던 탐사선은 베스타 궤도에서 약 1년에 걸친 탐사를 끝내고 난 후, 세레스를 향해 출발해 2015년부터 세레스 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계획대로 임무가 진행된다면 던 탐사선은 최초로 두 개의 소행성을 탐사한 탐사선이 된다. 이와 같은 임무가 가능한 것은 던 탐사선이 추진력으로 ‘이온엔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온엔진은 전하를 띤 이온 입자를 전기장 안에서 가속시켜 분출함으로써 추진력을 얻는 엔진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우주를 가로지르는 장거리 비행용으로 매우 적합하기 때문에 기존의 화학엔진을 대신해 우주여행을 실현시키기 위한 로켓엔진으로 지목되고 있다.

던 탐사선은 이번 임무를 통해 이온엔진의 효율과 성능을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태양계 최대의 소행성들을 탐사해 우주 연구에 큰 진척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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