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백신과 mRNA 백신, 어느 쪽이 더 우수할까

[전승민의 백신 이야기] (13) 화이자-모더나가 ‘현존최강’ 백신인 이유

인류 역사상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백신’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많은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고, 잘못된 정보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백신 이야기’를 총 15회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대표적인 mRNA 백신으로 꼽힌다. ⓒ화이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장의 유일한 장점은 아마도 인류의 백신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등장 이전엔 DNA백신이나 mRNA(메신저RNA) 백신, 바이러스백터 백신과 같은, 이른바 유전자 백신에 대해 ‘차세대 백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많았을 뿐 실제로 상용화된 것을 찾기는 어려웠다. 일부 백신은 동물용으로 개발된 바 있지만 막상 인체에 적용한 것은 없었다. 깐깐한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기존 사례가 없다 보니 개발하는 측도, 승인 기관도 기준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몰라 서로 암담하긴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로 세계적 긴급상황에 이르자 화이자, 모더나 등 유명 제약회사들은 발 빠르게 mRNA 방식의 백신을 개발했는데, 이 방식을 택한 이유는 가장 진보된 방식이라는 점과 효과가 뛰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빠른 속도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mRNA 백신은 항원, 병원체(여기선 코로나19)의 유전자의 형태만 파악하면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전정보만 합성해 사용하면 되므로 발 빠르게 개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화이자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과정에서 1, 2위를 차지했으며, 현재도 대부분 국가에서 주력 백신으로 쓰이고 있다. 코로나19로 태어난 첨단 백신, mRNA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세포에 ‘항원 설계도’ 실어 보낸다

유전자의 본체는 DNA다. 우리 몸이 어떤 세포들을 만들어야 하는지, 몸속 장기부터 전체적인 모습까지 어떻게 구성할지, 그리고 각각의 세포가 어떤 일을 해야 할 지에 대한 정보가 모두 담겨 있다. 그리고 DNA가 지령한 정보를 ‘해석’한 뒤, 단백질을 만드는 곳에 ‘전달’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RNA다. RNA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여기서는 백신 제작에 쓰인 mRNA 역할만 살펴보자. mRNA를 흔히 메신저RNA, 혹은 전령RNA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DNA가 가진 유전정보를 다른 곳에 옮겨주는 일을 한다. 즉 DNA가 설계자라면, mRNA는 공장에 보내주는, 설계도면을 담은 명령서인 셈이다.

이 명령을 받아든 우리 몸속 세포, 정확히 말하면 ‘리보솜’이라는 세포 속 소기관은 첨부된 설계도대로 착실히 단백질을 생산한다. 우리 몸이 다양한 세포를 만들며 생명활동을 하는 기본적인 원리다.

화이자나 모더나에선 이 원리를 이용해 백신을 만들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똑같은 모습의 단백질을 만들라는 mRNA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사로 맞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mRNA신호를 받아들인 우리 몸 속 세포는 명령에 따라 착실하게 스파이크 단백질, 즉 항원을 생산하게 된다. 이 항원에 반응한 우리 몸속 선천성 면역은 즉시 공격을 시작하며, 동시에 일부 면역세포(B세포 등)가 기억세포로 바뀌어 우리 몸속에 장기간 살아남는 원리다. 이렇게 되면 다음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즉시 물리칠 수 있게 된다. 이 방법의 또 다른 장점은 백신의 개발 및 생산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는 점이다. 세포가 항원을 생산하고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항원을 생산하기 때문에, 다른 백신처럼 외부에서 항원, 또는 항체를 배양해가며 애써 모을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은 생산 전공정에 이틀이 걸린다.

DNA 백신이 좋을까, mRNA 백신이 좋을까

mRNA는 DNA로부터 유전 정보를 복사한 뒤 세포핵 밖으로 가져 나와 단백질을 생산하는 리보솜에 전달한다. ⓒ위키미디어

mRNA 백신의 원리 자체는 DNA 백신이나, 바이러스벡터 백신과 비슷한 점이 많아 DNA 백신과 mRNA 백신 중 어느 쪽이 더 우수하냐는 질문을 자주 듣고는 한다. 현재 DNA 백신은 아직 FDA(미국식품의약국)나 WHO(세계보건기구)의 승인을 받은 것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다만 원리만을 놓고 비교할 땐 다음과 같은 특징을 예상할 수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의 백신은 mRNA를 그대로 사용하므로 빠르게 강한 면역을 얻는다. 이미 예방률 95%에 달하는 높은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DNA 백신은 우리 몸에 주입한 DNA가 세포핵에 자리를 잡는 과정, 즉 ‘형질주입’과정을 거쳐, 세포핵이 필요한 mRNA를 생산하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두 가지 방법 모두 mRNA가 필요한데, DNA 방식은 mRNA 조차 세포핵에서 생산되도록 만드는 반면, 화이자나 모더나 등은 mRNA를 직접 몸 속으로 넣는다는 차이가 있다. DNA 방식은 이 단계에서 효율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DNA 백신은 지속적으로 mRNA를 보낼 수 있으므로, 항원 단백질(코로나19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도 비교적 꾸준히 생산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항체 농도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DNA 백신의 경우 면역 유지기간 기간이 더 길 수 있어 부스터샷(면역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추가접종)의 필요성이 낮을 공산이 크다.

다만 실제로는 이 역시 큰 차이가 없을 거라는 지적도 있다. DNA 백신의 변형이라 볼 수 있는 바이러스벡터 백신(아스트라제네 개발방식)도 현실적으로 면역 유지 기간이 두드러지게 길다는 보고는 찾기 어렵다.

부작용 면에서는 서로 장단이 있다. DNA 백신은 우리 몸속 세포핵에 다른 유전자 형질을 주입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부작용 우려가 생긴다. 이는 감기만 걸려도 바이러스에 의해 쉽게 일어나는 현상으로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문제가 되는 일은 거의 없으나, 이 과정에서 선천성 면역반응이 나타나며 발열, 오한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mRNA는 이와 달리 우리 몸속 DNA를 일절 손대지 않는다. 백신으로 주입된 mRNA가 세포핵 밖의 명령을 전달할 뿐이다. 스파이크 단백질 생성이 끝난 다음에는 세포가 mRNA를 제거해 버리기 때문에, mR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는 없으며,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약물에 의해 알레르기 반응이 일으날 가능성은 mRNA 백신이 더 불리해 보인다. RNA는 구조가 매우 취약 주위 환경에 따라 가지고 있는 정보가 흐트러질 우려가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생산하라고 보낸 mRNA 중 일부는 망가진 설계도를 담고 있을 우려가 있다는 뜻이다. mRNA는 중간에 유전정보가 일부 헝클어져도 이를 자체적으로 복구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만일 이렇게 세포 속에서 잘못 생산된 단백질이 문제를 일으키면 부작용을 겪게 된다. 이 문제를 막기 위해 mRNA를 우리 몸 속에 넣기 전에 ‘지질나노입자(LNP)’로 감싸야 하는데, 도리어 이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는 LNP 중에서도 PEG(폴리에틸렌글라이콜)이라는 성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가 보고된 바 있다.

반대로 DNA 백신은 RNA에 비해 비교적 구조가 튼튼한 DNA 본체를 그대로 사용하며, 이 역시 핵산 물질의 일종인 ‘플라스미드’로 감싸 전달하기 때문에 mRNA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 위험이 낮다. 물론 이런 알레르기 작용은 기존 백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mRNA 백신의 안전성은 원리 면에서 기존의 약독화 및 불활성화 백신 등과 비교하면 도리어 높은 편이다.

따라서 mRNA 백신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더욱 효과적인 약물전달체 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질나노입자의 형태나 성분, 구조, 취급방법 등을 개선해 효율을 높일수록 RNA가 전달 과정에 파괴될 우려도 줄어들며, 알레르기 반응 역시 피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mRNA 백신은 현재까지 인류가 실용화한 백신 기술 중 가장 진보된 것이라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미미한 일부 단점만 극복한다면 앞으로도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줄 강력한 무기가 되는 건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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