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 프린팅으로 인공 혈관이 포함된 뼈 조직 재생한다

“신경조직, 심근, 골격근과 인대 등에도 적용 가능“

SF영화 로보캅에서는 살해된 유능한 경찰의 몸을 티타늄으로 보강한 사이보그로 탄생시켜 강력한 힘으로 범죄자를 소탕한다. 또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는 몸을 액체금속으로 만들어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유령 같은 인조인간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간과 똑같이 만든, 인공지능이 탑재된 유기적인 진화형 로봇 병기 같은 사이보그는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아직 상상 속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계-전자공학과 생명공학 • 의료공학 융합 연구가 수행되는 속도에 비춰볼 때 수십 년 안에는 SF영화에서만 봐 왔던 일부 사이보그 제작도 멀지 않았다는 게 이 분야 과학기술자의 전망이다.

최근 성균관대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김근형 교수팀이 바이오 프린팅 시스템에 기반해, 손상된 조직의 재생과 복구에 필요한 세포지지체 제작을 위한 4D 프린팅 기술을 선보여 이런 ‘상상의 현실화’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이 연구는 미국 물리과학원(AIP)이 발행하는 저명 물리학 저널 ‘응용 물리학 리뷰’(Applied Physics Reviews) 4일 자에 발표됐다.

조립된 콜라겐 지지대 받침 안에 있는 단축으로 정렬된 표면 패턴과 마이크로 채널이 광학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에 나타난 모습. 광물화된 마이크로 채널 콜라겐 스캐폴드 제작에서 골 형성과 혈관 형성을 개략적으로 보여준다. © Hanjun Hwangbo, Hyeongjin Lee

마이크로 미세채널이 혈관조직을 재생조직으로 유도

현재 골 • 조직재생공학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빠르고 효율적인 혈관화 및 뼈 재생을 유도하는 효율적인 세포담체를 구조적 • 물질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에 집중돼 있다. 세포담체란 세포의 원활한 증식과 분화를 돕는 ‘세포의 집’과 같은 지지체를 말한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김근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빠른 혈관화 및 골 유도가 최적화된 공학적 세포담체 구조를 4D 프린팅을 이용해 뼈의 주된 성분인 콜라겐과 수산화인회석(Hydroxyapatite)으로 제작했다”라며, “특히 이번에 디자인된 마이크로 크기의 미세채널이 주변 혈관조직을 효과적으로 재생조직으로 유도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한 예로 척추질환 분야에도 이 같은 조직공학적 도움이 매우 필요하다. 척추협착증이나 척추 골절, 진행성 척추 기형 및 불안정과 같은 척추 질환 환자의 척추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자주 척추 유합 수술이 진행된다.

지난 20년 동안 고령화가 가속하면서 이런 척추 유합술이 필요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척추 유합술에서는 자가 골 이식이 오랫동안 참고 표준으로 간주돼 왔으나 고통스러운 가성 관절증(pseudoarthrosis)으로 인해 임상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 이에 따라 많은 연구자는 혈관화를 유도해 뼈 조직을 재생하고 척추 유합을 가능케 하는 생체 모방 지지체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이식 6 주 후 생체 내 척추 유합 및 뼈 재생 결과를 나타낸 자료. © Hanjun Hwangbo, Hyeongjin Lee

손상된 조직 효과적으로 재생

김 교수팀이 이번에 발표한 내용도 이런 생체 모방 세포지지체 제작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연구팀은 인체의 복잡한 뼈 구조를 모사하기 위해 4D 프린팅(one-way shape morphing) 메커니즘을 활용해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채널이 포함된 콜라겐• 바이오세라믹 복합 골 이식재를 제작했다.

기존의 3D 프린팅은 공간을 나타내는 x, y, z 축, 즉 3차원의 공간에서 원하는 형상을 제작한다. 이에 비해 4D 프린팅은 3가지 공간 축에 시간 개념을 더해 처음 구현한 구조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형상으로 변형되게 된다.

이런 4D 프린팅 개념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스카일라 티비츠(Skylar Tibbits) 교수가 형상 모핑(shape morphing) 원리를 사용해 처음으로 제안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미세 마이크로 채널이 디자인된 세포담체는 기존에 개발된 단순 형상 구조체보다 이식된 부위의 주변 조직에서 혈관이 쉽게 유도될 수 있다”라며, “손상된 뼈 조직을 더욱 효과적으로 재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성을 갖는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원들과 함께. 앞줄 가운데가 김근형 교수. © 김근형 교수실 / 성균관대

골격근 재생에서도 효과 확인

이번 연구에서는 물질의 변형과 흐름 등이 서로 다른 유변학적 특성을 갖는 두 가지 합성고분자를 프린팅 공정에 적용해 제작했다.

연구팀은 두 합성고분자의 혼합 비율과 가공 조건 및 두 물질의 압출시 마이크로 배열성을 미세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최적의 배열구조를 갖는 프린팅 제작공정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뼈 조직 재생에 집중해 연구 개발이 진행됐으나, 현재 개발된 세포담체의 물리적 특성을 조금 더 제어하면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이 세포담체는 골조직 이외에도 우리 인체의 배열화된 다른 조직들, 예를 들면 신경조직, 심근 혹은 골격근과 인대 등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현재 골격근육의 재생에서는 그 효과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3086)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