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넓은 세상이 방정식 하나로 설명이 된다면 정말 멋지겠지만, 아쉽게도 자연과 우주는 그렇게 간단한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인류는 국소적인 현상들에 관해서, 때로는 넓은 우주 일부분을 방정식으로 설명하면서, 그 방정식들을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서 자연과 우주를 설명하고자 노력해왔다.
이러한 방정식들은 기초과학의 발전을 이끌었지만, 응용과학 및 공학에 적용되면서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방정식들이 적용된 세상은 더이상 예전에 우리가 알던 간단한 세상이 아니었다. 위 방정식들은 오랜 인류 역사를 이끌며 인류 역사를 변화시켜왔다. 이러한 변화들이 쌓여 가며 더 고도화된 방정식을 발견하고 창조해내며 더불어서 세상 역시 한층 더 고도화되고 있다.
영국의 수학자 이안 스튜어트 교수(Prof. Ian Stewart)가 소개한 ‘세상을 바꾼 17까지 방정식(17 Equations That Changed the World)’을 소개한 바 있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하며 세상을 바꾼 방정식들에 관해서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피타고라스 정리는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직각삼각형에서 가장 긴 변)의 길이의 제곱이 나머지 두 변의 길이 제곱의 합과 같다는 공식이다. 삼각형의 가장 긴 변은 가장 큰 각을 마주 보고 있으며, 가장 짧은 변은 가장 작은 각을 마주 보고 있게 된다. 이 공식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공식으로 현재 위 공식에 관한 증명만 해도 400여 가지에 이르고 있다.
피타고라스 정리 ⓒ 사이언스타임즈
두 변의 길이가 주어진다면, 나머지 한 변의 길이를 쉽게 구할 수 있기에 위 공식은 건축, 건설, 구조 탐색, 항해 및 측량 등에 두루두루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서, 경사진 지붕을 제작하고 있을 때 지붕의 높이와 가로 길이를 알고 있다면 지붕 경사면의 대각선 길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따라서 지붕의 면적을 쉽게 계산하고 제작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 정리는 항해등의 2차원 탐색에도 유용하게 이용된다. 두 길이를 이용하면 최단 거리(대각선)를 간단하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수월한 항해도를 제작할 수 있다. 비슷한 원리가 항공항법에도 적용될 수 있다. 비행기의 고도와 공항까지의 거리를 알게 되면 공항으로 강하 시작할 때의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피타고라스 정리는 지도 제작 및 측량에도 활발하게 쓰이는데 주로 지형이 고르지 않을 때 언덕이나 산의 경사면을 계산할 때 이용이 된다.
로그의 개념에 친숙해지려면 먼저 지수(exponent)를 알아야 한다. 지수는 어떤수 a 의 오른쪽 어깨 부분에 숫자 x를 붙힌 형태로 a를 x번 거듭제곱한 형태를 나타낸다. 로그는 지수함수의 역함수(정의역과 치역을 서로 뒤바꾸어 얻는 함수)로서 어떤 수를 나타내기 위해 고정된 밑을 몇 번 곱해야 하는지를 나타낸다. 즉, a를 x번 거듭제곱한 형태가 N이라면 로그함수의 밑은 a가 되고 진수는 N이 된다.
예를 들면, 8은 2의 3승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때 3을 8의 로그함수 8은 3의 진수가 된다. 16세기부터 지금과 같은 지수의 기호가 사용되었고 지수와 로그는 천문학을 비롯하여 항해술, 상업적인 계산을 포함한 공학의 모든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로그와 지수 ⓒ 사이언스타임즈
로그는 큰 물리량을 매우 간편하게 표현할 수 있기에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소음을 표현해주는 데시벨(dB)은 소리의 세기를 표준음의 세기와 비교해서 나타내는데 표준음의 세기를 Ⅰo라 하고 어떤 소리의 세기를 Ⅰ라고 할 때, 이 소리의 세기를 데시벨로 환산한 수치 L은 상용로그를 이용해서 구하게 된다 (L = 10 log Ⅰ/Ⅰo). 예를 들어서 전기톱이 내는 소리 100dB은 100 = 10 log(전기톱이 내는 소리/표준음의 세기)이므로 1백억 배를 의미한다.
이처럼 매우 큰 숫자를 간단하게 나타낼 수 있는 로그는 수소이온농도를 알려주는 pH에서도 쓰인다. 만약 수용액에서 수소 이온이 10의 -7승g 존재한다면, 이때의 pH는 7이 된다. 이외에도 감각과 자극의 세기를 나타내거나 지진의 규모와 진도 등에 자주 이용된다.
특히 단위가 매우 크거나 많은 계산을 해야 하는 천문학이나 데이터 분석 시 로그를 이용하면 매우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된다. 로그를 취함으로써 매우 큰 수가 작아지고 복잡한 계산이 로그의 성질에 의해서 매우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에서는 로그를 취함으로써 데이터 간 편차를 줄여서 정규성을 높이고 회귀분석 등에서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로그가 큰 수의 계산을 간단히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조밀한 등비급수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에 따라서 무리수 e를 밑으로 하는 자연로그(ln x)가 출현하게 되었다. 자연로그의 활용 역시 무궁무진하다. 특히, 자연로그의 밑을 지수의 밑으로 이용하는 지수함수의 미분 등에서 매우 쉽게 활용된다.
미분은 함수의 순간 변화율로 국소적인 변화를 나타내는데, 주로 함수의 기울기를 나타낸다. 반면, 적분은 정의된 함수의 그래프와 그 구간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나타낸다. 미적분은 단연 현대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다. 이는 수학 및 물리학 등의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매우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계산 도구이기 때문이다. 미적분은 흔히 수학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활용도가 높다.
미적분 ⓒ 사이언스타임즈
미분 방정식은 열전도 현상, 바이러스의 증식 진동현상, 방사성 원소 붕괴 등에 지수/로그함수와 함께 자주 사용된다. 또한, 유체역학, 전자기학 등의 물리학 주요 과목과 공학 분야에서도 미적분은 빼놓을 수가 없다. 천문학에서는 천체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전자기 복사 등의 상황에서도 미분방정식이 아주 흔하게 쓰인다. 건축학에서도 미분이 쓰이는데 곡선의 접선을 이용하여 운전자가 안전하게 도로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로를 만드는데에도 이용이 되며, 심지어는 무인카메라에서도 미분이 사용된다. 예를 들면 카메라 앞의 감지선을 지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과 그 후의 속도를 계산하여 과속을 판단하게 된다.
적분은 주로 항공우주나 의학 쪽에서 자주 이용된다. 신체의 단층면을 나타내주는 CT는 인체의 여러 각도에서 투과한 엑스선을 측정한 후 단면에 대해 흡수치를 재구성해낸다. 이를 통해서 신체 부위를 2차원 혹은 3차원 영상으로 나타내게 되는데, 이때 구분구적법의 개념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사회과학 및 경제학에서도 수많은 모델을 설명할 때 미적분이 사용된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뉴턴의 프린키피아(Principia)에서 처음 소개된 법칙인데, 질량을 가진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나타낸다. 위 힘은 두 점 질량 사이 질량들의 곱에 비례하며 점질량 사이의 거리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위 법칙은 천문학이라는 학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유인력의 법칙 ⓒ 사이언스타임즈
만유인력의 법칙으로부터 여러 법칙이 파생되었고, 이를 통해서 작게는 달의 세차운동을 계산하는 데에 이용되며, 행성 및 혜성의 운동, 궤도 그리고 가속도 등을 구할 수 있다. 크게는 은하계의 운동 설명 등에도 이용되는 매우 일반적인 물리학 법칙이다. 위 법칙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법칙이 나오기 전까지 거의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법칙이었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일상생활에는 매우 유효하지만, 극한 상황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중력법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따라서 만유인력의 법칙이 틀렸다기보다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뉴턴의 이론을 포용하는 포괄적인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위 글은 이안 슈트어트 교수(Prof. Ian Stewart)의 저서 ‘17 equations that changed the world (세상을 바꾼 17가지 방정식)’의 도표를 기반으로 작성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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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 탈퇴를 선언한 러시아가 독자적으로 건설할 우주정거장의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한 군사 산업 전시회에서 새로운 우주정거장 모형을 선보였다. 러시아 국영매체는 이 모형을 '로스'(Ross)라고 불렀다. 새로운 우주정거장은 2단계로 발사될 예정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남극 앞바다의 기후 변화가 태평양 수온과 열대 지역 비구름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다. 16일 UNIST에 따르면 도시환경공학과 강사라 교수 연구팀은 기후 모델(Climate Mode) 실험으로 남극 앞바다의 냉각이 적도 태평양의 수온을 낮춘다는 내용을 입증했다. 특히 남극 앞바다의 온도와 열대강우(비구름) 사이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혔다. 남극 앞바다가 차가워지면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고, 그 영향으로 열대강우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으면 더 덥고 불쾌하게 느껴지는데, 상대습도를 반영해 산정하는 체감온도인 '열파 지수'(HI)가 최근 잦아진 극단적인 기온에서 실제 인체가 느끼는 온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열파 지수를 토대로 여름철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데 인체가 느끼는 온도와 많게는 2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제시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기후학자 데이비드 롬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NWS가 이용해온 기존 열파 지수의 한계를 보완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환경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음식물에 들어 있는 글루코스(포도당)는 우리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암세포도 자기 복제를 하는 데 엄청난 양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종양이 성장하려면 암세포의 복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합성 작용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암세포가 흡수한 포도당에서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뽑아내지 않고 대부분 폐기물로 반출한다고 여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배중면·이강택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이찬우 박사 공동 연구팀이 상용 디젤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개질(Reforming) 촉매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디젤은 수소 저장 밀도가 높고 운반·저장이 쉬워, 개질을 통한 수소 공급 장치를 트럭 보조전원장치 등 모바일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지속돼왔다. 연구팀은 촉매 입자 내부의 금속 나노입자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출 현상을 통해 합금 나노입자를 형성해 촉매 성능을 향상하도록 촉매를 설계했다.
광도(밝기)가 급격히 떨어졌던 오리온자리의 가장 밝은 α별인 적색초거성 '베텔게우스'가 별의 표면인 광구(光球)의 일부가 대형 폭발로 날아가는 '표면질량분출'(SME)을 겪고 서서히 회복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텔게우스의 SME는 태양의 바깥 대기에서 플라스마를 대량 방출하는 '코로나질량분출'(CME)의 약 4천억 배에 달하는 관측 사상 전례가 없는 것으로 제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김세윤 교수 연구팀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체료제인 '로미타피드'가 항암 효과까지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약물 가상 스크리닝 기술을 이용해 이런 성과를 냈다.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는 약물 재창출은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지만, 모든 약물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어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