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년 만에 위기 맞이한 상어

해양 산성화로 수영 및 사냥 능력 감소 우려

상어는 4억 년 이상 바다를 지배해 왔다. 4억 년 전이라면 육지에 나무가 처음 등장하기 전이며, 척추동물이 육지로 올라오기도 전인 까마득한 세월이다. 그동안 다섯 차례의 대멸종 위기가 있었지만 상어는 모두 무사히 넘겼다.

그런데 머지않은 미래에 상어의 수영 및 사냥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바다에서 가장 무서운 포식자로 4억 년 이상 군림하고 있는 상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해양 산성화다.

해양 산성화란 해수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용해됨에 따라 수소 이온 농도가 높아져 해수의 pH 값이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의 바다는 지난 수억 년 동안 평균 pH 8.2의 약알칼리 상태를 유지해 왔다.

남아공 연구진은 해양 산성화가 상어의 수영 및 사냥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실험대상으로 삼은 펍에드 샤이샤크. ⓒ Graeme Kruger(flickr.com)

남아공 연구진은 해양 산성화가 상어의 수영 및 사냥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연구진이 실험 대상으로 삼은 펍에드 샤이샤크. ⓒ Graeme Kruger(flickr.com)

그러나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200년에 걸쳐 바다의 평균 pH는 8.1로 떨어졌으며, 2100년까지 0.3~0.4 정도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양 산성화의 주요 원인은 석탄 및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다.

거대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망한 약 6600만 년 전에도 급속한 해양 산성화 현상이 발생했다. 수십억 톤의 황이 대기 중으로 발산됐으며, 지진 및 용암으로 인해 산성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이때 100~1000년에 걸쳐 pH가 0.25 가량 낮아졌다.

지금 속도대로 해양 산성화가 진행된다면 공룡이 멸종한 그때처럼 수많은 해양 생명체들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해양 산성화는 산호 및 조개류처럼 미네랄을 이용해 껍질 및 외골격을 형성하는 무척추동물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해양 산성화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그 같은 동물종들에게 집중되어 왔다.

비늘의 인산칼슘 농도 현저히 감소돼

그런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쉬대학의 해양생물학자인 루츠 아우어스왈드 박사팀은 맥주나 탄산음료의 높은 산도가 인간의 치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중 산성으로 변한 바닷물이 상어의 치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했다.

연구진은 케이프타운의 한 항구에서 ‘펍에더 샤이샤크(Puffadder shyshark)’라는 상어종 13마리를 포획해 통제그룹과 실험그룹으로 분류한 후 수족관에서 길렀다. 통제그룹은 지금의 해양 수준과 거의 비슷한 pH 8.1의 수족관에 계속 머물렀으며, 실험그룹의 수족관은 연구진에 의해 pH 농도가 7.3까지 점차 낮아졌다.

연구진은 2개월 후 상어의 비늘을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했다. 상어의 이빨과 비늘은 상아질이라 불리는 인산칼슘 물질로 형성되므로 해양 산성화가 비늘에 미치는 영향과 치아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실험그룹 상어들의 비늘에서 인산칼슘 농도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제그룹의 경우 9% 감소한 데 비해 실험그룹은 약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어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펍에드 샤이샤크는 매우 소심한 성격에다 바닥에 붙어서 먹이가 올 때까지 매복하는 종이이서 비늘의 부식이 사냥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거대한 백상아리처럼 넓은 공간에서 빠른 속도로 헤엄치며 사냥을 하는 종에게 비늘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어는 산성 해수에서 후각 능력 상실

한 연구에 의하면 상어의 비늘은 수영 속도를 최대 12%까지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비늘의 손상은 상어들의 사냥 능력을 심각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비늘은 일부 상어 종들을 다른 포식자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치아의 부식도 상어의 생존 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해양 산성화는 상어 같은 포식자뿐만 아니라 상어의 먹이가 되는 물고기들에게도 치명적이다. 특히 연어의 경우 뛰어난 후각 능력으로 포식자를 탐지하거나 먹이를 찾으며, 알을 낳기 위해 고향으로 회귀할 때도 냄새에 의존해 길을 찾는다.

하지만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의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해수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 경우 연어들은 포식자를 의미하는 냄새가 나도 숨거나 피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낮아진 pH 값이 연어의 후각 능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한편, 해양 산성화가 상어의 비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아우어스왈드 박스는 앞으로 해양 산성화가 진행될수록 적응하는 종과 멸종하는 종이 나눠질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바닷가재의 경우 산성화에 직면했을 때 회복력이 상당히 강한 반면 전복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고대에도 많은 해양 동물들이 훨씬 더 산성적인 환경에서 살아남았지만, 또한 많은 종들이 멸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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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심영섭 2020년 1월 4일5:16 오후

    기독교에 대한 소회가 있네…기독교를 믿는 신자들은 지구의나이가 6000년이라고 배우는데…주일학교에서 초등생들에게 그렇게 가르친다…나도 그렇게 배웠고…이 얼마나 어리석은 주장인가..지구의 나이는 45억년 6000만년이다..알려면 제대로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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