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19일 제4호 태풍 '구촐(CUCHOL)'이 일본 남쪽 해상으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반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예측했다. 다른 때 같으면 안도의 한숨을 쉬었겠지만 지금 한반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가뭄에 목이 타는 상황에서 태풍 '구촐'이 뿌리고 간 비의 양이 워낙 초라하기 때문이다. 약하게나마 태풍 영향을 받은 지역이 제주도와 경상북도 정도인데, 18~19일 이틀 간 경북지역 강수량은 포항과 경주 부근에만 약 20밀리미터 정도의 비를 뿌렸을 뿐 나머지 지역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지금은 북상하고 있는 제5호 태풍 '탈림(TALIM)'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19일 기상청은 "태풍 탈림이 오는 22일 오전 3시 정도에 서귀포 남쪽 약 390킬로미터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한반도에 얼만큼의 비를 몰고 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충남·전남 지역 등 가뭄면적 3천600헥타르
그러는 동안 지금 나라 전체가 가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19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저수율이 30% 이하인 저수지 수가 191개에 달하고, 충남·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면적이 3천600헥타르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5천27대의 양수기를 동원, 부족한 농업용수를 퍼 나르고 있지만 비는 오지 않고, 저수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어 가뭄이 심한 지역 농민들은 애가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 윈난성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예년의 절반 수준인 109.2mm의 비가 내렸다. 1951년 이후 최저치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으며 용수난으로 많은 공장들이 잇따라 가동을 멈춘 상태다.
지난 3월 들어서는 서부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 가뭄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1천300만 여명의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외신들은 차드, 부르키나,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세네갈 북부 지역 주민들의 영양실조 비율이 10~15%에 이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보다 먼저 가뭄이 시작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6일부터 지금까지 양강도·자강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거의 비가 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5월 강수량은 예년 대비 36%에 불과했다. 6월 들어서도 전국적으로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전국 주요 댐의 저수량이 평년 39.2%보다 높은 40.9%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3~4월에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비가 계속 오지 않는다면 중국, 아프리카, 브라질 등이 겪고 있는 가뭄 피해가 발생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한반도는 쉬지 않고 크고 작은 가뭄 피해에 시달려 왔다. 지난 2005년 5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적어 산간지역에서 모내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3월에는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내려와 지난 10년 대비 2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6-6-7-7년 주기설 2-3년 주기설로 변화
2007년 4월에는 대륙성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난 10년 대비 38%의 강수량을 기록했는데, 이로 인해 댐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해 산불 등 화재가 잇따랐다. 2008년 5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계속되면서 내륙 일부지역에서 제한급수를 실시했고 밭작물 생육이 큰 타격을 받았다.
2009년 3월에는 전국적으로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당시 가뭄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전년도 남부지방에 가을장마가 실종된 데다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면서 충분한 저수량을 확보하지 못했고, 2009년 들어서도 강수량이 극히 부족해 심각한 가뭄사태를 겪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 6월에는 동서고압대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지속되면서 밭작물 피해가 매우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8월에는 한반도에 동서 고압대가 형성되면서 남쪽으로 북상하는 저기압을 막아 평년 대비 29.8%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2년 들어서도 어김없이 가뭄이 찾아와 농심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과거 학자들은 한반도 가뭄을 주기별로 예측해왔다. 보통 6-6-7-7년 주기로 심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된 견해였다. 그러나 이 주기설이 최근 무너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가뭄 중 2009년 가뭄이 가장 큰 가뭄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6-6-7-7년 주기가 아니라 2-3년 주기로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 1950년 이후 거의 50여 년간 한반도에는 큰 가뭄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변희룡 교수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 대가뭄 주기가 접근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그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가뭄 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기상청은 6월 하순 들어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 대륙의 저압부,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경계로 장마전선이 형성돼 장기간 정체하면서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오래 지속되고 이변이 없는 한 지금의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가뭄에 목이 타는 상황에서 태풍 '구촐'이 뿌리고 간 비의 양이 워낙 초라하기 때문이다. 약하게나마 태풍 영향을 받은 지역이 제주도와 경상북도 정도인데, 18~19일 이틀 간 경북지역 강수량은 포항과 경주 부근에만 약 20밀리미터 정도의 비를 뿌렸을 뿐 나머지 지역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지금은 북상하고 있는 제5호 태풍 '탈림(TALIM)'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19일 기상청은 "태풍 탈림이 오는 22일 오전 3시 정도에 서귀포 남쪽 약 390킬로미터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한반도에 얼만큼의 비를 몰고 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충남·전남 지역 등 가뭄면적 3천600헥타르
그러는 동안 지금 나라 전체가 가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19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저수율이 30% 이하인 저수지 수가 191개에 달하고, 충남·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면적이 3천600헥타르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5천27대의 양수기를 동원, 부족한 농업용수를 퍼 나르고 있지만 비는 오지 않고, 저수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어 가뭄이 심한 지역 농민들은 애가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 윈난성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예년의 절반 수준인 109.2mm의 비가 내렸다. 1951년 이후 최저치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으며 용수난으로 많은 공장들이 잇따라 가동을 멈춘 상태다.
지난 3월 들어서는 서부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 가뭄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1천300만 여명의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외신들은 차드, 부르키나,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세네갈 북부 지역 주민들의 영양실조 비율이 10~15%에 이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보다 먼저 가뭄이 시작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6일부터 지금까지 양강도·자강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거의 비가 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5월 강수량은 예년 대비 36%에 불과했다. 6월 들어서도 전국적으로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있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전국 주요 댐의 저수량이 평년 39.2%보다 높은 40.9%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3~4월에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비가 계속 오지 않는다면 중국, 아프리카, 브라질 등이 겪고 있는 가뭄 피해가 발생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한반도는 쉬지 않고 크고 작은 가뭄 피해에 시달려 왔다. 지난 2005년 5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적어 산간지역에서 모내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06년 3월에는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내려와 지난 10년 대비 2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6-6-7-7년 주기설 2-3년 주기설로 변화
2007년 4월에는 대륙성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난 10년 대비 38%의 강수량을 기록했는데, 이로 인해 댐에서 녹조현상이 발생해 산불 등 화재가 잇따랐다. 2008년 5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계속되면서 내륙 일부지역에서 제한급수를 실시했고 밭작물 생육이 큰 타격을 받았다.
2009년 3월에는 전국적으로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당시 가뭄 원인에 대해 학자들은 전년도 남부지방에 가을장마가 실종된 데다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가면서 충분한 저수량을 확보하지 못했고, 2009년 들어서도 강수량이 극히 부족해 심각한 가뭄사태를 겪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0년 6월에는 동서고압대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지속되면서 밭작물 피해가 매우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8월에는 한반도에 동서 고압대가 형성되면서 남쪽으로 북상하는 저기압을 막아 평년 대비 29.8%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2년 들어서도 어김없이 가뭄이 찾아와 농심을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과거 학자들은 한반도 가뭄을 주기별로 예측해왔다. 보통 6-6-7-7년 주기로 심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된 견해였다. 그러나 이 주기설이 최근 무너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가뭄 중 2009년 가뭄이 가장 큰 가뭄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6-6-7-7년 주기가 아니라 2-3년 주기로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 1950년 이후 거의 50여 년간 한반도에는 큰 가뭄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변희룡 교수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 대가뭄 주기가 접근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그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가뭄 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기상청은 6월 하순 들어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 대륙의 저압부,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경계로 장마전선이 형성돼 장기간 정체하면서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오래 지속되고 이변이 없는 한 지금의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예측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2-06-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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