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이내’ 백신 개발할 수 있다

새로운 병원체 대비 사전 임상시험 시행할 수 있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는데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후보물질을 발굴한 후 동물실험과 3차에 걸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기까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여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코로나19 백신들은 개발 기간을 최소한으로 축소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인류가 겪은 고통은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다음 팬데믹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코로나19와 같은 또 다른 팬데믹 사태를 막기 위해 새로운 병원체가 출현한 직후 ‘100일 이내’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게티 이미지

과학계, 팬데믹 발생 대비 시스템 구축 착수

과학자들이 또 다른 병원체 출현 시 ‘100일 이내’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고속 연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영국 정부의 최고위 과학자문그룹 SAGE의 한 고위 회원이면서 웰컴 트러스트 재단 이사인 제레미 파라(Jeremy Farrar) 경은 13일 ‘텔레그래프’지를 통해 “과학자들이 백신 개발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기 위한 적절한 계획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레미 파라 이사는 “RNA를 기반으로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이 11개월 만에 개발되면서 또 다른 백신을 빠른 시일 내에 개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 새로운 백신 플랫폼을 통해 ‘병원체에 구애받지 않는 상황에서’ 백신을 신속히 개발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파라 이사는 “이 플랫폼이 강력한 메커니즘에 의해 효율적으로 가동할 경우 병원체 출현 이후 한 달 이내에 백신을 개발해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예측이 가능한 것은 백신 개발자들이 향후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50~100개 동물 병원체를 대상으로 백신 개발의 원형이 되는 프로토타입(prototype)의 백신 후보물질을 만들어 미리 비축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첫 번째 백신 개발 대상으로 매년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고 있는 독감 바이러스를 지목하고 있다. 사전에 순조롭게 시험을 마친 안전한 독감 백신 플랫폼을 통해 새로 출현한 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옥스퍼드 대학의 사라 길버트(Sarah Gilbert) 교수는 “수의학이 다른 바이러스 군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일 내백신 개발 환상이 아니다

과학자들의 주장대로 새로운 병원체 출현 후 ‘100일 이내’ 백신 개발이 가능해지려면 어떤 병원체에 대해서도 백신 후보물질을 미리 보유한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백신학자인 플로리안 크래머(Florian Krammer) 교수는 이처럼 펜데믹 이전에 백신 후보물질을 미리 만들어놓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다.

크래머 교수는 최근 토론 논문을 통해 “많은 바이러스들이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지만 어떤 바이러스 군이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 과학자들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크래머 교수는 “그런 만큼 사전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각 바이러스 계열에서 전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소수의 대표적 균주를 선택한 후 50~100개의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통해 펜데믹을 유발할 수 있는 범위를 포괄해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머 교수는 개발 비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하는데 1500만~2000만 파운드(한화 약 216억~288억 원)가 들어가는데 F-35 전투기 한 대 가격인 1억 9000만 파운드(한화 약 2738억 원)의 10분의 1에 못 미치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2017년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출범한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리처드 해체트(Richart Hatchett) CEO는 “‘100일 이내’에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환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전에 후보물질 개발에 주력했다면 지금과 같은 천문학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다.

SAGE의 제레미 파라 경은 “대유행이 사라지면 세계가 지속적인 협력이 아니라 이전처럼 백신을 개발하기 힘든 상황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파라 경은 “그렇게 될 경우 인류가 또다시 알려지지 않은 더 높은 전염율과 치사율을 지닌 또 다른 전염병에 직면할 수 있다.”며,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해 병원체의 움직임을 빠르게 추적하고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팬데믹 사태로 인해 발생한 손실은 21조 5000만 파운드(한화 3경 900조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기회에 백신 개발을 위한 충분한 투자를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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