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의 혈압 유전학 연구에서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500개 이상의 새로운 유전자 영역이 발견됐다.
영국 런던의 퀸 메리대와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혈압 관련 유전자 수가 1000개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혈압을 유전시키는 것으로 추정된 요인의 3분의1이 밝혀졌다.
미국 국립심장연구원(NIHR)과 영국 의학연구심의위원회(MRC) 및 영국 심장재단(BHF)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는 의학저널 ‘네이처 유전학’(Nature Genetics) 최근호에 발표됐다. (관련 동영상)
이번 연구에서는 혈관뿐만 아니라 신장 위 부신과 체지방에서도 이들 유전자가 강력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보고됐다.
혈압 관련 세계 최대의 유전 연구에서 영국 연구팀은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500개 이상의 새로운 유전 영역을 발견했다. CREDIT: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
고혈압에 따른 질병으로 연간 780만명 사망
고혈압은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주 위험요소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780만 명이 이로 인해 사망했다.
고혈압 위험요소로는 생활습관에 따른 요인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비만, 흡연, 음주 및 다량의 염분 섭취가 포함되며, 유전을 통한 대물림 경향도 높다. 그러나 이번 연구 이전까지 이에 대한 유전적 요소는 잘 밝혀지지 않았다.
퀸 메리대 교수이자 NIHR 바츠 생의학 연구센터 원장인 마크 콜필드(Mark Caulfield)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의 혈압 유전학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으로, 우리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신호가 1000개 이상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우리 몸의 혈압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해 많은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하는 한편, 미래의 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기회들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콜필드 교수는 “이 정보를 통해 어떤 사람이 향후 고혈압을 앓게 될 유전적 위험점수를 계산할 수 있다”며 “정밀의학 접근법을 사용하면 의사가 유전적 고혈압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체중 감량, 절주, 운동량 증대와 같은 생활양식 변화를 조기에 권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 공저자인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의 폴 엘리엇(Paul Elliott) 교수는 “유전 신호를 식별하면 질병 위험을 토대로 환자를 그룹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엘리엇 교수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환자를 확인해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하고 의사가 조기에 정확한 치료를 제공하면, 보건서비스 부담도 줄이고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개인이 고혈압을 앓게 될 유전적 위험점수를 계산해 예방과 치료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REDIT: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
유전 특성 따라 고혈압 생길 위험 3.34배 차이
두 대학과 함께 NIHR 생의학 연구센터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많은 학자들이 참여했다. 이들 연구진은 100만명 이상(영국 바이오뱅크 50만명 포함)의 DNA를 분석한 다음 혈압 데이터로 유전 정보를 교차 참조했다.
연구팀은 고혈압의 유전적 위험이 가장 높은 그룹과 가장 낮은 그룹을 비교해 유전적 변이가 13 mm Hg 정도의 혈압 차이를 나타낸다고 계산했다. 또 고혈압 위험은 3.34배, 비교적 약한 심혈관질환 위험은 1.5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는 약물 개발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다른 질병에 처방되는 일부 약들이 고혈압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 발견된 유전자 영역 중 하나는 2형 당뇨병 약물인 카나글린플로진(canagliflozin) 적용이 가능하다.
이미 안전하다고 알려진 약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현재의 치료약에 저항성이나 과민성을 보이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빠르고 저렴하며 효과적인 방법이다.
연구팀은 또 새로운 혈압 유전자 일부가 이미 다른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APOE 유전자는 관상동맥질환 및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가 혈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고혈압 유전 위험군 관리하면 연간 수천 건의 심장병 중풍 예방”
영국 보건복지부 수석 과학자문위원인 크리스 위트니(Chris Whitty) 교수는 “이번 대규모 연구는 여러 유전 요소가 혈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환자의 예방과 치료에 직접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영국 심장재단의 의학 디렉터인 제레미 피어슨(Jeremy Pearson)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며 “충분히 운동을 하지 않고, 비만이거나 규칙적으로 과음하는 생활습관은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유전자 또한 고혈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안된 일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유전적 취약성을 타고 났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피어슨 교수는 “어떤 유전자가 고혈압을 일으키는지를 알면 고혈압에 따른 손상이 나타나기 전에 위험성 있는 환자를 찾아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이러 위험군이 약이나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연간 수천 건의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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