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플라스틱, 환경을 지키면서 활용할 수는 없을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이 15~16일 온라인 주최한 ‘플라스틱 환경이슈 포럼’에서는 이 같은 질문에 답이 될 수 있는 신기술 개발 현황이 소개됐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매년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면서 바다 쓰레기의 80% 이상을 플라스틱이 차지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자연 분해에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이 소요되는 만큼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음식 배달, 온라인 쇼핑이 급격하게 늘고 마스크, 위생용 장갑 등의 생산이 대폭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량이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준우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플라스틱은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소재다. 가구, 옷부터 시작해 휴대폰, 자동차,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제품이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또한, 어떤 측면에서는 친환경 소재라고도 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하므로 제조과정에서 따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 오히려 플라스틱이 없다면 더 많은 벌목 등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알루미늄이나 유리도 100회 이상 재활용해 사용해야 플라스틱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진다.
6시간이면 분해되는 마스크 필터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단장은 바이오플라스틱 연구개발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매립 6개월 내 분해되는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가 퇴비화 시스템에서 28일 동안 생분해되는 과정 ⓒ황성연
또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15억 개 이상이 바다에 버려지는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마스크 필터도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개발했다. 마이크로 파이버와 나노 파이버를 겹쳐 숨쉬기가 편한 상태로 만들고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물질을 코팅해서 미세입자가 흡착되도록 했다. 이 마스크 필터는 퇴비화 시스템에서 약 28일 만에 분해되며 특정 효소를 사용하면 분해 시간을 6시간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
이어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유전자 바이오 센서를 도입해 페트(PET)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성능 향상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이 미생물을 활용하면 플라스틱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2016년 일본 연구진이 PET만 먹고 살 수 있는 미생물인 ‘이디오넬라 사카이엔시스’를 발견했지만 분해 속도가 느려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생물에 의한 플라스틱 완전 분해 ⓒ이대희
노선아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폐기물의 온도를 높여 물질 변환을 시키는 폐플라스틱의 열화학적 재활용 기술 동향에 관해 설명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크게 열분해, 소각, 가스화를 통해 열화학적 재활용이 추진된다. 노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폐플라스틱을 에너지로 활용하는데 많이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다시 플라스틱 원료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박준우 안전성평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바지락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방법을 연구한 결과 산도 pH5의 30% 소금물에 담가 어두운 환경에 놨을 때 가장 효과적이었다”라며 소금물에 식초를 더한 후 어두운 환경에서 30분 이상 해감할 것을 권장했다.
기술개발과 적극적인 재활용 정책 병행돼야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폐플라스틱 문제는 기술개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원활한 재활용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성연 단장은 “1회용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소재를 섞어 만들어 분리수거가 안 되기 때문”이라며 “소재 단일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해외에서는 유리병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리펀드(환불) 정책을 쓰고 있다”며 “우리도 이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희 책임연구원 역시 “플라스틱의 분해도 중요하지만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며 ” “1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고 재활용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환경 문제에 대해 경제성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선아 책임연구원은 “환경 보호는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경제성이 아니라 당위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것이 환경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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