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국가 경쟁력

‘미래 위험과 사회적 복원력’ 국제심포지엄

복원력(Resilience)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회복 능력을 말한다. 충격・부상 등의 상태에서 벗어나 원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이 용어가 미래예측에 사용되고 있다.

스코틀랜드 정부에서 미래예측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롭슨(David Robson) 박사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STEPI 주최)에서 이 복원력이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측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위험과 사회적 복원력(Future Risk and Social Resilience)’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롭슨 박사는 21세기 국가운영에 있어 미래 상황이 극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예측하지 못할 급작스러운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것.

긴급사태 대비, 의사결정 구조 단일화 시급

이런 상황에서 각국은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지식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 능력이 곧 ‘복원력’이라고 말했다. 정치・경제・환경・안보 등 각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위험을 막기 위해 한국은 이 복원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STEPI 주최)에서 국가 위험사태에 대비한 복원력(Resilience)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이 이루어졌다. ⓒSTEPI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의 레나 일몰라(Leena Illmola) 선임연구원은 복원력을 설명하면서 오스트리아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동안 연구를 통해 경제 분야에 있어 오스트리아의 복원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최근 유럽에 실업난이 몰아치고 있지만 오스트리아의 실업율은 4%대에 불과하다는 것. 지난 수년간 유럽 전체가 불황에 허덕였지만 오스트리아 경제상황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일몰라 박사는 그 원인을 오스트리아적인 경제구조에서 찾았다. 오스트리아 기업들은 99.9%가 중소기업이다. 대기업이라고 한다면 국영 석유기업이 유일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가족 중심의 중소기업들이 독일과 협력해 탄탄한 경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경제적으로 어떤 위급상황이 닥치더라도 가족 중심의 중소기업들이 임금 등을 낮춰가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강한 복원력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이 복원력이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국 사회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긴급사태에 대비해 항상 준비돼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빨리빨리’로 상징되는 스피드 문화는 한국 사회의 복원력을 높이는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한국이 더 강한 복원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긴급사태에 대비한 의사결정 구조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부처들이 칸막이를 중시하는 폐쇄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세부 주제들을 놓고 협력적인 논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 역시 특정 분야 인재들만 육성하기보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차원의 인재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들 인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 산업을 발전시키고, 결과적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복원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 중대한 위험요소

STEPI의 박병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연구결과를 통해 한국이 직면한 40가지의 위험요소를 추출해냈다고 밝히고, 이 중 시급한 과제로 대두하고 있는 6가지 위험요소를 ‘충격’이란 용어를 사용해 소개했다.

급박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가장 심각한 위협(risk)은 급속한 고령화와 출생률 저하라고 밝혔다. 지금의 상태가 진행된다면 오는 2030년 65세 인구가 전체의 24.6%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같은 시기 ‘인구 대체 출산율’(Replacement Fertility Rate)은 통상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2.1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적으로 노령화와 출생율 저하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령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빈곤층 수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노인인구 중의 45%가 빈곤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전체 빈부 격차를 높이고 사회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빈부 격차 등으로 인한 사회불안은 자살률이 올라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다른 국가들은 자살률이 내려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반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노년층 자살이 늘어나고 있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밖에 전력공급이 중단된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점과 함께 에너지 자급과 식량 문제, 전염병 등 해결해야 할 위험요소들을 열거했다. 위험 요소들 중에는 인터넷 중단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사안들이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이날 롭슨 박사는 “미국, 영국, 네덜란드, 멕시코, 싱가포르 등에서 정부 차원의 미래예측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곧 중국이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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