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과 타액 한 방울이 사람을 살린다. 손 끝 채열을 통해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바로 진단할 수 있는 의료용 키트와 타액 한 방울로 4,844종의 희귀성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낸 젊은 CEO들이 무대에 섰다.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노을(NOUL) 이동영 공동 대표와 쓰리빌리언(3Billion) 금창원 대표는 17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와 베스티안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바이오 의료기업 및 스타트업 세미나’에서 참석해 힘들었던 스타트업 창업기를 공유하며 예비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독려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창업지원공간 디캠프에서 열린 이 날 세미나에서는 바이오스타트업 기업 노을(NOUL) 이동영 공동대표와 쓰리빌리언(3Billion) 금창원 대표가 참석해 자신들의 창업기를 소개했다. ⓒ김은영/ ScienceTimes
전 세계 말라리아로 신음하는 사람들 구하고 싶어 창업
이동영 노을 공동대표가 만든 대표상품은 혈액 한 방울로 10여분 만에 말라리아 감염여부를 알 수 있는 진단키트 ‘AIT-MAT’. 기존의 진단 키트는 정확성이 60%로 떨어지는데 비해 이 제품은 정확성은 높이고 가격은 기존 상품과는 동일하거나 더 저렴한 진단키트이다.
이동영 노을 공동대표는 美일리노이대학교 바이오엔지니어링 박사과정을 마치고 서울대학교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창업을 결심했다.
편안한 직업을 버리고 험난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을 차리게 된 것은 아프리카에서의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아프리카 병원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그가 아프리카에서 지낸 1년 6개월 참담한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말라리아로 인해 최소한의 건강과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
“바이오 기술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선진화된 의료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현장 상황은 상상외로 열악하더라고요.”
이 대표는 서울로 돌아와 제대로 된 연구를 해봐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는 논문을 위한 연구가 아닌 실생활에 사용되는 연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실제 창업은 우연찮은 계기로 이루어졌다. 동창이 자신의 결심을 적은 SNS를 읽고 연락해왔던 것. 친구는 적극적으로 창업을 권했다.
그가 벌인 첫 번째 프로젝트는 말라리아를 빠른 시간에 진단해 감염률을 낮추는 것이다. 말라리아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2~3억명이 감염되어 그 중 250~300만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이 대표는 “아프리카에서 실제로 생활을 해보니 현장에서 말라리아 진단용으로 가격 때문에 정확도가 60% 이하인 진단 키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진단용 키트는 100년 전과 지금과 동일한 키트를 사용하고 있다”며 “선진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이들이 연구 개발한 키트는 차세대 인공지능 말라리아 키트이다. 혈액 한 방울 채열로 즉각적인 결과를 알 수 있다. 가격은 기존 키트와 비슷하거나 동일한 1달러 수준이다.
현재 노을은 말라위, 캄보디아 등지에서 1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 중이다. 이 대표는 “현장을 끊임없이 봐야 한다. 혁신은 현장에서 이뤄진다”며 스타트업의 생명력은 현장성에 있음을 강조했다.
인간 게놈의 정보를 분석해 희귀질환 알아내는 스타트업
최근 바이오 산업계 최고의 키워드는 인간 게놈이다. 인간 유전체의 비밀이 밝혀지면 인류의 수많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쓰리빌리언 금창원 대표는 인간 게놈 전체를 검사해 희귀질환을 분석하는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해 주목받고 있다. 쓰리빌리언은 자사가 개발한 유전자 분석 솔루션을 통하면 타액 한 방울로 4,844종 이상의 희귀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는 4억명이 희귀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희귀질환은 현재 7천여종이 존재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금 대표는 “희귀병을 치료하는 데 평균 5년의 시간이 걸리고 총 8개의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희귀질환의 80%는 유전적 문제로 나타난다. 금 대표는 “유전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희귀질환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 대표는 한국에서 바이오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정부의 바이오 규제정책이라고 말했다.
금 대표는 23andMe를 사례로 들었다. 2006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23andMe는 개인 유전정보 분석 시장을 혁신적으로 개척해 나간 생명공학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단돈 $99 만내면 유전정보를 분석해준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9년에 휴먼제네틱스와 2010년에 테라젠 헬로진이 유전자 검사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정부의 바이오 규제로 인해 시장에서 철수해야했다.
금 대표는 “우리는 2016년도에 이르러서야 제한적 조건하에서의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졌다”며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는데 규제로 인해 10년이나 뒤쳐져버리는 결과가 생겼다”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생각하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공의 비결은 기술이 아니었다. 기술은 성공의 30% 정도의 요소에 불과하다. 금창원 대표는 “오히려 기술은 ‘0’이지만 소비자들의 문제를 잘 풀어줄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는다면 그것이 더 성공의 길에 가까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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