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재활용 해결할 분자 사슬 발견

올리고사이클로부탄, 결합‧분해 쉬워 재활용 열쇠 기대

화학자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문제를 해결할 분자를 발견했다.

미국 프린스턴대 체이릭 연구소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특정 조건에서 중합체가 형성되거나 다시 원래 단량체 상태로 돌아가는 분자를 확인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상용화되면 플라스틱 재활용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을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부타디엔은 철촉매를 통한 반응으로 올리고사이클로부탄이라는 중합체를 생성한다. ⓒJONATHAN DARMON

이 연구는 국제 화학 전문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온라인에 게재됐다.

올리고사이클로부탄, 순환형 재활용 가능한 중합체

발견된 분자화합물은 ‘올리고사이클로부탄’. 탄소 원자 4개와 수소 원자 6개로 이뤄진 선형의 부타디엔이 사각형의 사이클로부탄이 되어 사슬처럼 연결된 중합체이다.

연구진은 부타디엔에 촉매제인 철 복합체와 함께 50도, 72시간 조건에 반응시켰다. 실험 결과 꺾인 사각형 고리 모양의 사이클로부탄들이 결합해 사슬을 이어가며 흰색 결정을 만들었다. 분해도 어렵지 않다. 철 촉매제를 첨가하고 진공상태에서 역반응 시키니 원래 부타디엔 단량체로 되돌아갔다.

연구진은 역반응 시 원래 순수한 에틸렌과 부타디엔이 각각 57%와 99%로 부타디엔은 거의 완벽하게 추출된다고 밝혔다. 상용화될 시 여러 번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과거 다른 고분자 화합물의 중합과 분해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부타디엔을 통한 결정 반응. 부타디엔을 철 촉매 아래 열을 가하면 사이클로부탄 양쪽에 또 다른 사이클로부탄이 무수히 결합한 올리고사이클로부탄 사슬 결정을 만들어낸다. 진공상태에서 역반응 하면 다시 단량체인 부타디엔으로 되돌아간다. ⓒ Nature Chemistry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이면서 체이릭 연구소 소장인 폴 체이릭 교수는 “우리가 입증한 것은 단량체에서 단단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중합체와 단량체 사이 에너지 차이가 낮아 변환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순환형 재활용(Closed-loop recycling)의 핵심은 고분자 화합물 구조를 분해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다. 중합체의 화학적 재활용 사례는 알려졌지만, 플라스틱수지 구성 요소에서 파생된 재료에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올리고사이클로부탄은 순환형 재활용의 드문 예이다.

철촉매 통해 결합‧분해 가능…높은 결정성 확인

이 연구는 지난 2017년 체이릭 연구소에서 시작됐다. 당시 체이릭 연구소의 로즈 케네디 박사는 반응 실험에서 플라스크 바닥에 축적되는 밝은 색의 점성 액체를 발견했다. 중합이 일어나면서 저분자량, 비휘발성의 생성물 분포를 나타냈다.

고온 조건에서 순수한 부타디엔의 사용 가능성을 예상한 사람은 모하드저 베로미 박사였다. 그는 4개 탄소로 구성된 부타디엔에 철 촉매를 가하니 정사각형의 사이클로부탄 중합체가 생성됐다고 설명했다. 베로미 박사는 “철 촉매가 흥미로운 것은 부타디엔의 이중결합 사이에 고리를 첨가하고, 사각형의 사이클로부탄 분자를 반복해서 연결한다”고 말했다.

사이클로부탄의 사슬 양쪽 끝은 사이클로부탄이 결합하도록 기능화되고, 사슬이 계속 이어지면서 구조화된다. 사슬은 열에 안정하고, 산과 염기 처리에도 견디는 우수한 화학적 안전성을 가졌다.

결정성도 높다. 분자량 단위인 몰의 경우, 1몰당 1000g의 저분자량에서도 사이클로부탄은 높은 결정성을 나타냈다. 일반 포장 봉지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분자량은 몰당 50만g이다. 또한 부타디엔은 부탄이나 화석 연료 개발의 주요 부산물에서 얻을 수 있어 확보가 어렵지 않다.

2050년까지 폐플라스틱 120억 톤…재활용 개념 제시

늘어나는 폐플라스틱 제어를 위해 과학자들은 재활용 연구에 집중하지만, 쉽지 않다. 1950년과 2015년 사이에 폐플라스틱 누적 발생량은 83억 톤. 이 중 9%만이 재활용됐다. 재활용된 것 중에서도 한 번 이상 재활용된 비율은 10% 정도다.

캘리포니아대 환경경영학과 롤랑 가이어 박사는 “이런 추세로 계속 플라스틱이 생산되면 2050년 말까지 120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립되거나 산과 바다로 유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높지 않다. 2050년까지 약 120억 톤의 폐플라스틱이 배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럼에도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은 다양한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활용 기술 중 기계적 처리가 가능한 플라스틱은 PVC, HDPE, PP, PS, LDPE 등 폴리에틸렌(PE) 계열과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로 두가지 유형뿐이다. 다른 폐플라스틱은 회수되지 않고 버려진다.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에서 단량체로의 중합과 분해는 선택적이고 효율적이지만 공정에 드는 비용이 많이 든다. 연구진은 “지금의 플라스틱은 가격이 저렴하고 편리하지만,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과학자들은 특수한 단량체가 필요 없는 화학적으로 재활용 가능한 중합체 개발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결합과 분해가 쉽고 기존 플라스틱 분자만큼 물리력을 구사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재활용 가능한 반결정성의 분자 사슬은 드물었다. 연구진은 폐플라스틱을 제어할 수 있는 개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 의미를 두고 잇다.

하지만 올리고사이클로부탄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체이릭 소장은 “아직 사이클로부탄의 결합은 평균 17단위까지만 달성했고, 결정질이 불용성이라 반응하는 혼합물에서 분리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결합에 초점을 맞추고, 화학적으로 재활용 가능한 물질에 대해 지속적 협력을 통한 연구 계획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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