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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공채영 객원기자
2005-01-17

플라스틱의 원조 당구공 극단 사다리, 내 친구 플라스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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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자는 작은 단위들이 반복해서 붙어 있는 커다란 분자로, 천연 고분자와 합성 고분자로 나뉜다. 특히 합성고분자 화학의 발달과 더불어 섬유, 플라스틱, 고무, 접착제 등의 많은 재료들이 등장하였으며, 이러한 재료들의 등장으로 우리 생활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합성 고분자 시대에 걸맞게 의복, 식기, 가구, 가전 제품 등에서 합성고분자로 만든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합성고분자 물질 중 플라스틱은 가소성(plasticity) 물질 또는 플라스티코스(plastikos)라고 불리는데, 이는 그리스어로 성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성형할 수 있다는 의미처럼 플라스틱은 가볍고 튼튼할 뿐만 아니라 열에 의해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색깔로 만들 수 있다. 그럼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 플라스틱은 어떻게 세상에 나왔을까.

플라스틱의 발명은 당구와 많은 연관이 있다. 당구하면 물리학과 연관짓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 플라스틱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19세기 초 당구공은 당연히 나무나 돌을 깎아서 만들었다. 특히 1863년 당구가 미국 상류사회에서 오락활동으로 대유행했다. 이 때의 당구공은 코끼리의 상아로 만들어졌으나, 동시대에 당구공, 피아노 건반, 빗 등 상아의 수요가 많아지자 아프리카 코끼리의 수가 점차로 줄어들었고, 당구공의 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다. 그 결과 당구공 제조업자들은 당구공의 주재료인 상아를 구하기가 너무나 어려워 다른 대체물질이 없을까 고심했다.

이에 미국 당구공 제조업자들은 상아당구공을 대신할 물질을 찾기 위해 1만 달러의 현상 광고를 냈다. 여러 도전자 중 독일 출신이고 재주가 많은 미국의 인쇄업자 J.W.하야트가 동생과 함께 새로운 재질의 당구공 개발에 나섰다. 그들은 나무를 말려 가루로 만든 것과 물에 불린 종이, 헝겊, 아교풀, 콜로디온, 셀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써서 반죽한 다음 단단하게 압축을 해서 당구공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상아 당구공처럼 단단하지도 묵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실험을 했고, 1869년 우연한 계기로 니트로 셀룰로오드와 장뇌(녹나무를 증류하면 나오는 고체 성분으로 화약과 방충제의 원료로 쓰이는 물질)를 혼합하면 매우 단단한 물질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천연수지로 만든 최초의 플라스틱이다.

하야트 형제는 1870년 자신들이 만든 플라스틱을 ‘셀룰로이드’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냈다. 이제 셀룰로이드는 당구공뿐만 아니라 주사위, 단추, 영화필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였고, 그들은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영화사 필름창고가 폭발하는 등 셀룰로이드가 가끔씩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당구공 제조업자들은 다른 대체 물질이 필요했다.

셀룰로이드의 단점을 고쳐 본격적인 플라스틱 시대를 연 사람은 벨기에 태생의 L.H. 베이클랜드(1863-1944)이다. 그는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신화를 입증했는데, 독일의 위대한 화학자 폰 바이어(1835-1917)가 1872년에 썼던 페놀과 알데히드를 반응시키면 합성수지가 발생한다는 논문을 찾았다. 그는 30여년 동안 이 논문에 매진했고, 그 결과 1909년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한 화합물, ‘페놀포르말린 수지(베이클라이트)’를 발명했다.

베이클라이트는 외관상 송진(resin)과 비슷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합성수지라고 했고, 이런 까닭에 그 후 인조재료를 합성수지라고 부르게 되었다. 플라스틱은 셀룰로이드의 단점을 보완했고, 열을 가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당구공의 품질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 벨기에 살뤽사가 제조하는 당구공이 세계당구공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살뤽사의 아라미스 당구공은 화학적인 합성수지에 다양한 물질을 혼합해서 만든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성분뿐만 아니라 생산공정도 철저히 보안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당구공과 함께 탄생한 플라스틱이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태어났다. 극단 사다리는 1998년에 초연했던 ‘내 친구 플라스틱’에 이어 주위에서 쉽게 버려지는 빈 병, 플라스틱 통, 단추 등을 재미있게 재활용하여 아이디어와 교육성이 돋보이는 작품, ‘내 친구 플라스틱2’를 공연하고 있다.

‘내 친구 플라스틱2’는 다 쓴 음료수 병을 악기로 만든 ‘병 플룻’ 연주로 시작하여 ‘상상의 동물’ ‘내 친구 통통이’ ‘사진’ 등 세 개의 코너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이다. 공연 중 어린이 두세 명이 공연에 참여하여 직접 병 플룻의 소리를 내는 등 관람객의 참여와 반응이 많아서 집중력이 낮은 아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공연은 코너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 하고, 극장 환경이 열악하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겨울 방학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아이들이 방학 내내 TV와 컴퓨터만을 오락거리로 삼는 것보다 부모님과 함께 다양한 전시와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이들의 재미뿐만 아니라 선행학습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공연을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충족시키고 부모님의 잃어버린 동심을 잠시나마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일 시 : 1.5~2.6 / 2.12~27 (화-목 14:00,16:00 / 금-일 12:30,14:00) 월쉼.

주 관 : 극단 사다리

공연일 : 2005/01/05~2005/02/27

공연장 : 대학로 컬트홀

사이트 : www.sadari.org (극단 사다리)

문 의 : 02-382-5477

공채영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5-01-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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