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지능이 인간을 곧 뛰어넘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공포와 서스펜스로 가득하다. 한 여름 납량특집 같이 들린다.
과연 인간은 무슨 가치가 있을까, 그렇게 공들여 암기한 ‘기억’들은 무슨 쓸모가 있을까. 그 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은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 하는 당혹감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해서 매우 명쾌한 답을 준다. 고마운 것은 그 답을 책의 첫 번째 챕터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챕터만 읽으면, 독자들은 정말 고마움과 안도감을 느낄 것이다. “그럼 그렇지, 내가 인간인데.”라고 말이다.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 (Das geniale Gedächtnis)는 책은 2015년에 나온 신간에 맞게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기억’을 다뤘다. 기억이란, 데이터의 집합이다.
빅데이터의 홍수와 이를 처리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인간의 기억이 인공지능의 대상이 돼 기계적으로 처리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온다.
그러나 이 책은 인간의 기억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최신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그리고 독자들을 안심시킨다. 기억은 빅데이터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모든 사람들은 기억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두뇌에 입력한다. 얼마 전만 해도 런던 택시운전사는 런던지도와 도로 25,000개와 관광명소 20,000개를 외워야 자격증을 따고 갱신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이런 단순기억력은 경쟁력이 없어졌다. 네비게이션이, 온라인 백과사전이 너무나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려고 기를 쓰고 외웠던 암기과목의 효능도 예전 같지 않다.
기억은 재창조 되면서 발전한다
그래서 ‘컴퓨터 인공지능이 곧 사람을 따라잡는다’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자기 입만 쳐다보라고 조종하려 드는 말에 현혹되기 쉽다.
물론,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안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인간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그리고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는 책은 첫 번째 챕터에서 너무나 자신 있게 인간의 기억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설명한다.
기억에 대한 오해는 기억이 냉장고나 서류함 같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나왔다. 기억이 저장되고, 다시 회상하고, 또 다시 회상하는 과정은 마술과 같다.
기억은 처음 꺼냈을 때와, 두 번째 꺼냈을 때가 다르고, 세 번째 네 번째로 넘어갈수록 또 달라진다. 마술사가 주머니에 사과를 넣었다가 두 번째로 꺼낼 때는 복숭아로 변하고 세 번째는 비둘기 네 번째는 참새를 꺼내는 식이다.
신경생물학자들은 기억내용의 회상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기억의 전 후 비교의 결과가 매우 차이가 났기 때문에 크게 경악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기억은 처음에 입력된 상태 그대로 다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기억이 두뇌안에서 재활성화(회상)하는 과정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억이라는 꾸러미는 뇌 안에서 다시 풀려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서는 다시 포장된다.
어떤 작용이 일어나든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내용은 많지만, 중요한 것은 기억의 원래 버전이 아니라 변화된 버전이 저장된다는 점이다. 사람이 기억 내용을 다시 살펴보는 동안, 기억은 다시 기록됐다. 회상을 통해 다시쓰기가 거듭되면 사본들은 원본에서 멀어질 수 있다.
이 책이 인공지능의 공포에 대한 하나의 처방이 될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두뇌 속에 저장된 기억은 재생되는 과정에서 아직은 잘 모르는 그 무엇에 의해서 재창조된다는 사실을 저자들은 강조한다.
그리고 이렇게 재창조되는 이유로 저자는 미래를 대비하는 인간의 정신적 활동이라고 논리를 몰고 간다. 기억이 과거의 일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여기에서 나온다.
신경생물학자와 철학자의 이중주
신경생물학자인 한나 모니어(Hannah Monyer)와 철학자인 마르틴 게스만(Martin Gessmann)이 함께 쓴 책답게, 아직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철학자들의 직관으로 풀어낸다.
기억이 두뇌안에서 단순하게 저장됐다가 원본 그대로 꺼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미 많은 철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핵심은 인간의 정신이며 의식이라고 하는, 아직도 알 수 없는 미지의 그 무엇이다.
인간의 기억이 냉장고에 식품을 넣었다가 똑같이 꺼내는 작용이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런던 택시 운전자들은 이제 20,000개의 관광명소를 외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관광명소를 외는 따위의 지식노동은 기계에게 맡긴다. 대신 그 지식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유럽의 신경생물학자와 철학자가 보기에, 미국 쪽에서 호들갑을 떠는 특이점은 값싼 패스트푸드 정도로만 보이는 것 같다. 특이점이든 싱귤래리티든 일어났다고 치자.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라고 그들은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특이점 이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기억의 업로드가 조만간 가능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 책은 ‘복사본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간정신과 의식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압도적인 정보의 업로드는, 단순복제일 뿐이다.
정신의 비밀이나 의식의 본질 등에 관한 인류사의 거대한 질문들이, 유럽과 미국에서 엄청난 규모로 진행되는 뇌과학 프로젝트의 도움으로 해결될 가망은 “전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왜냐하면 정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려면 정신이 무엇인지 이미 알아야 하는데, 아직 인간은 정신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기억의 업로드를 아주 가볍게 ‘복사본’ 만들기, 다시 말해 ‘짝퉁 만들기’로 평가절하하는 그 용기와 패기가 가상하다.
두저자는 이렇게 외치는 것 같다. 인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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