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9월 어느 날, 북미 로키산맥에서 일하던 광부들은 아침 식사 준비를 하기 위해 일어났다가 깜짝 놀랐다. 주위가 너무 밝아서 아침인 줄 알았는데, 시계를 보니 한밤중이었던 것.
그뿐만이 아니었다. 평소 오로라가 나타나지 않던 이탈리아 로마와 미국 하와이 등지에서도 오로라가 관측되었으며, 고위도 지역에서는 밝은 오로라 덕분에 밤에도 신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또한 당시 유럽과 북미에서는 약 22만 5000㎞에 달하는 전산망이 마비되고 전신국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피해가 잇달았다. 이를 ‘캐링턴 사건’이라 하는데, 이처럼 이상한 일이 벌어진 까닭은 지구를 강타한 태양 폭풍 때문이었다.
2012년 8월 태양으로부터 대규모의 코로나 질량 방출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 ©NASA Goddard
태양은 평소에도 태양풍으로 불리는 전자나 양성자 등의 하전 입자와 방사선을 내뿜는다. 하지만 태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평온하지 않다. 태양에서 흑점이 폭발하면 많은 양의 에너지가 태양 플레어나 코로나 질량 방출(CME)의 형태로 분출되는 태양 폭풍이 발생하게 된다.
평소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에 잡히면 극지에서 아름다운 오로라를 만들지만, 강력한 태양 폭풍이 불게 되면 캐링턴 사건 때처럼 오로라가 전 세계적으로 목격되고 전신 시스템이 정지될 수 있다.
몇 개월 동안 전 세계 인터넷 마비될 수 있어
1921년 5월에도 3일 동안 태양 폭풍이 일어나 전 세계적으로 화재가 일어나고 손상된 퓨즈로 인해 미국의 전신 시스템이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1989년 3월에는 태양 폭풍으로 캐나다 퀘벡 지방에서 변압기가 타버려 9시간 동안 정전이 되고 수많은 인공위성이 오작동을 일으켰다.
그린란드 등지에서 채취한 얼음 샘플을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이 같은 거대한 태양 폭풍은 기원전 660년경과 서기 774년경, 서기 993년경에도 일어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 이 같은 일이 지금 일어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최근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지난달 말에 개최된 컴퓨터 네트워킹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시크컴 2021(SIGCOMM 2021)’에서 발표돼 시선을 끌었다.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의 상기타 압두 조티(Sangeetha Abdu Jyothi) 박사는 태양 폭풍 때문에 정전되는 전기는 몇 시간 안에 복구될 수 있지만, 전 세계의 인터넷은 몇 주 혹은 몇 개월 동안 마비되는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극단적인 태양 폭풍이 지구에 직접 영향을 미칠 확률은 10년에 1.6~12% 사이인 것으로 추정한다. 인류 문명은 캐링턴 사건 때보다 훨씬 더 전기와 통신에 의존하고 있지만, 거대한 태양 폭풍이 새로운 인프라에 미칠 잠재적 영향들은 아직 많이 연구되고 있지 않다고 조티 박사는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보도한 미국 과학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의하면, 거대한 태양 폭풍이 닥쳐도 지역을 연결하는 인터넷은 손상될 위험이 낮다. 광섬유 케이블 자체가 지자기 유도 전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다.
고위도 국가들이 태양 날씨에 더 민감해
그런데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이 문제다. 이 케이블에는 50~150㎞의 간격을 두고 광학 신호를 증폭시키기 위한 리피터라는 장치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 장치는 지자기 전류에 취약하다. 만약 리피터가 1개라도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 해저 케이블 전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으며, 대량의 데이터를 전달하는 해저 케이블이 고장 나면 지역 네트워크가 손상되지 않더라도 인터넷 연결이 광범위하게 중단될 수 있다는 것.
텔레지오그래피에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해저 케이블 지도. ©TeleGeography
게다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처럼 고위도에 있는 국가들은 저위도 국가들보다 태양 날씨에 훨씬 더 민감하다. 따라서 고위도 국가들은 극단적인 태양 폭풍이 닥치면 네트워크로부터 단절될 가능성이 더욱 높다.
조티 박사는 해저 케이블을 수리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대규모 인터넷 불통이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수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생계를 잃을 수도 있는데, 미국은 하루 동안의 인터넷 장애로 인한 경제적 영향이 7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태양 폭풍의 영향력이 덜한 저위도 지역에 더 많은 해저 케이블을 설치할 필요가 있으며, 극단적인 태양 날씨에 대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대규모 네트워크 장애에 초점을 맞춘 인터넷 복원력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848)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전이를 막고 약물 저항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를 전이시킬 능력이 없는 상피세포가 전이 가능한 중간엽세포로 변하는 '천이 과정'(EMT)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를 수학모델로 만들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해 초강력 폭발을 일으키며 금을 생성하는 '킬로노바'(Kilonova)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이를 준비 중인 쌍성계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런 쌍성계는 1천억개가 넘는 우리 은하 별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문 것으로 제시됐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모량과 맞먹고,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학습 서버 한 대의 전력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초저전력·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 방향을 제어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자) 기술 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멸종한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이 아시아 코끼리의 2∼3배에 달하는 '일직선상아 코끼리'를 사냥해 먹을 만큼 큰 집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은 기껏해야 20명이 넘지 않은 작은 집단을 이뤄 생활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대 13t에 달하는 고대 코끼리를 잡고 그 고기를 모두 소모한 걸로 볼 때 훨씬 더 큰 집단 생활을 한 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드론은 저렴한 가격과 기동성으로 소방·정찰·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운용 주체·의도를 숨길 수 있어 군뿐만 아니라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들도 쓰는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는 공항·국가 중요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안티드론 기술 평가장이 되고 있다.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도 10대 때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내심은 오히려 10대 청소년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경고가 뜨고 가스 밸브가 자동으로 잠긴다면 훨씬 안전할 수 있다. 기상청은 '지능형 사물인터넷'(사물지능융합기술·AIoT) 기술을 활용한 지진정보 전달체계를 마련하는 '차세대 지진재난문자 서비스 연동방안 연구'를 올해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