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최대 위성에서 수증기 발견

[금요 포커스] 가니메데 적도는 물 분자 방출될 만큼 따뜻해

고대 중국의 감덕은 기원전 4세기경 5개 행성의 움직임을 거의 정확하게 기록한 천문학자다. 그런데 그는 목성을 자세히 관측한 저서 ‘세성경’에서 목성 옆에 붉고 작은 별이 있다고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를 최초로 발견한 기록이라고 주장한다. 목성을 나뭇가지 등으로 시야에서 가리면 육안으로도 가니메데를 관측할 수도 있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실체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가니메데가 태양계의 위성 중 가장 거대하기 때문이다. 가니메데는 지름이 5,268㎞로서 행성인 수성보다 8% 더 크며, 질량은 전직 행성인 명왕성의 10배 이상이다.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는 태양계의 위성 중 가장 거대하다. ©NASA/JPL/DLR

만약 목성이 아닌 태양을 돌았다면 행성으로 분류됐음직한 행성급 위성인 셈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발견한 목성의 위성 4개에는 모두 제우스(주피터) 신의 연인 이름이 명명되었는데, 그중 가니메데만 남성인 것도 이처럼 큰 덩치 덕분이다.
또한 가니메데는 태양계 위성 중 유일하게 자기장이 관측되며 지구처럼 오로라도 생긴다. 수년 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그 오로라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소금물이 존재할 때 나타나는 보조자기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이유는 얼음층으로 된 가니메데 표면 160㎞ 아래에는 지구보다 더 거대한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수심이 약 97㎞로서 지구보다 10배가량 깊은 이 바다에는 1ℓ당 5g의 소금이 녹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보다 거대한 바다 지녀

그런데 가니메데의 대기에서 수증기의 증거를 처음으로 발견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가니메데의 바다는 표면으로부터 160㎞ 아래에 있으며, 또한 표면도 영하 185℃의 낮은 기온에서 모두 얼어붙어 있어 수증기가 발생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때문에 이 수증기는 표면의 얼음이 승화될 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화란 고체가 액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지난 199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허블 우주망원경에 탑재된 영상분광기(STIS)로 가니메데의 첫 자외선(UV) 영상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 두 개의 영상에는 가니메데의 오로라 현상이 찍혔는데, 두 영상에는 명백한 차이점이 존재했다.
당시 연구진은 그것이 산소 분자(O2)의 존재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관측 조사에 의해 예상된 O2의 배출량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따라서 연구진은 그 같은 불일치가 더 짙은 농도의 산소 원자(O)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 후 스웨덴 왕립공대(KTH)의 로렌츠 로스 교수팀은 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의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1998년부터 2010년까지의 STIS 영상과 2018년 허블 우주기원 분광기(COS) 관측자료를 결합해 가니메데에 존재하는 산소 원자의 양을 측정했다.

가니메데의 대기에서 수증기의 증거를 처음으로 발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NASA/ESA/Hubble/J. daSilva.

그런데 놀랍게도 가니메데의 대기에는 산소 원자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 이는 1998년에 촬영된 가니메데 두 UV 영상 속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산소 원자가 아닌, 다른 새로운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국제 공동 연구진은 그것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UV 영상에서 오로라의 상대적인 분포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가니메데의 표면 온도는 하루 종일 크게 변화하며, 정오 무렵 적도 부근의 얼음 표면에서는 승화로 인해 수증기, 즉 소량의 물 분자가 방출될 만큼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잠재적 거주 가능성 지닌 천체

실제로 두 UV 영상의 차이는 가니메데의 대기에서 물 분자의 방출이 예상되는 위치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발견은 유럽우주국(ESA)이 목성의 얼음 위성들을 탐사하기 위해 내년에 발사할 ‘주스(JUICE)’ 호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에 발사돼 2029년 목성에 도착하는 주스 호는 목성과 가장 큰 위성 3개를 최소 3년간 정밀 관측할 예정인데, 특히 가니메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니메데는 얼음 천체의 일반적인 특성과 잠재적인 거주 가능성, 목성과의 독특한 자기 및 플라스마 상호 작용 등을 분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로렌츠 로스 교수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주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과학자들에게 우주선 사용을 최적화하고 관측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은 수많은 위성을 거느려 ‘작은 태양계’로 불리기도 하는 목성계의 기원과 환경을 알게 되면 거대한 가스 행성과 그 위성들의 형성 및 진화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목성과 비슷한 외계 행성의 거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새로운 통찰력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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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

  • 최준혁 2021년 7월 31일10:27 오전

    가니메데도 인류가 살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신기하네요.
    빨리 가니메데에서도 사람이 거주할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정유민 2021년 7월 31일7:12 오후

    오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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