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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강봉 객원기자
2020-10-20

코밑에서 새로운 ‘침샘’ 발견했다 코와 목구멍 사이 부위에서 대형 침샘 4쌍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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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백 년간 과학자들은 인체 내부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리고 인체 내에 수십 개의 장기, 수백 개의 골격, 그리고 이들을 지탱하는 결합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도 새로운 장기 등이 발견돼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과학자들이 코와 목구멍이 만나는 곳에 숨어 있던 침샘(salivary glands)을 발견했다는 소식이다.

기존의 침샘 구조도. 그러나 과학자들이 코와 목구멍 사이 부위에서 4쌍의 대형 침샘을 발견함으로써 침샘에 대한 해부학적 정의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Wikipedia

침샘 발견 이후 300년 동안 처음 있는 일

침샘은 타액(침)을 분비하는 샘으로 입술 안쪽이나 뺨, 입 천장 등에 산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네덜란드암연구소(Netherlands Cancer Institute) 과학자들이 비강(nasal cavity)과 목구멍 사이에 위치한 4쌍의 대형 침샘을 발견함으로써 침샘에 대한 해부학적 정의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논문은 최근 유럽 방사선 종약학회지인 ‘방사선 종양학(Radiotherapy and Oncology)’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The tubarial salivary glands: A potential new organ at risk for radiotherapy’이다.

20일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인체 내 장기인 침샘을 확인하기 시작한 것은 약 300년 전이다.

그리고 귀밑의 이하선, 턱 밑의 악하선, 혀 밑의 설하선을 비롯 입안에 산재해 있는 작은 침샘을 통해 타액(침)이 분출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비강(코안)과 목구멍 사이에 침샘이 있다고 보고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지켜본 럿거스 대학의 병리학자 발레리 피트추구(Valerie Fitzhugh) 교수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침샘이 발견된 만큼 침샘 기능에 대한 정의를 비롯 침샘과 관련된 질병 치료방식 등에 대해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일부 과학자들이 양전자 방출 컴퓨터 단층 촬영(PET/CT)을 통해 나타나고 있는 영상을 통해 코 뒤쪽에 있는 비인두(nasopharynx) 안에 침샘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비인두는 코 등 쪽에 있는 비강(nasal cavity)이 끝나고 구강과 연결되는 부위를, 구강(oral cavity)은 입에서 목구멍에 이르는 빈 곳을 말한다. 이 독립된 영역에 침샘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관련 질병에 대해 방사선치료를 실시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침샘 암 원인 규명할 수 있어

연구팀은 특히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침샘 암(salivary gland tumor)에 주목했다.

침샘에서 발생하는 양성 및 악성종양으로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지만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음주‧흡연 외에 명확히 알려진 것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네덜란드암연구소 연구팀은 얼굴과 목 사이 입·코·목·혀 등 30여 곳에서 발생하는 두경부암(Head & Neck Cancer) 환자들의 임상자료를 면밀히 검토했다. 그리고 코에서 목구멍으로 이어지는 부위에 4쌍의 대형 침샘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마타이스 팔스타(Matthijs Valstar) 박사에 따르면 침샘에서는 매일 약 1쿼트(1.1365225 리터)의 침을 배출하고 있다.

배출된 침은 입안을 유연하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한다. 또 음식에서 맛을 내는 화학성분을 미각세포에 전달해 음식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로운 미생물을 공격하고, 손상된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등 강력한 치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문제는 방사선치료를 하면서 침샘이 손상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또 다른 침샘 암을 유발할 수 있었다. 종양학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침샘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그 구조를 확보해야 했다.

네덜란드암연구소 연구팀은 환자들의 임상기록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실시된 이번 연구를 통해 대형 4쌍의 침샘에 대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영상 자료에 의하면 이 침샘들은 코 안쪽에서 피부 표면에 가깝게 분포돼 있었다.

연구에 참여한 부터 포겔(Wouter Fogel)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방사선 암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입안이 건조해지는 부작용을 해소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종양학을 연구하는 데 있어 장기 구조는 필수적인 사항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세계 종양학회에서는 새로 발견한 침샘을 새로운 장기(new organs)로 채택해야 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일부 학자들은 네덜란드암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특정 환자들에 국한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침샘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10-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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